한 인물의 움직임이 고속 연속사진 속 형체처럼 여러 겹 겹쳐서 그려져 있다. 마르셀 뒤샹의 1911년 작 ‘기차를 탄 슬픈 청년’이다. 제목을 참조하지 않고서는 관객들은 이 인물이 남자인지 여자인지조차 알아볼 수 없다. 불 꺼진 공간에 촛불이라도 놓여 있는지 형체는 출렁이며 노랗게 빛나고 있다. 그리고 형체는 은밀한 내면에서 존재하고 있는 환영인 양 신비롭기만 하다. ‘기차를 탄 슬픈 청년’이라는 제목이 많은 것을 떠올리게 한다. 기차를 탔다는 건 무슨 의미인가. 기차를 탔는데 왜 슬프단 말인가. 게다가 인물은 전혀 기차를 타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 걷는 자세를 하고 있으며 시선을 아래로 떨구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의 육체가 기계와 같다는 주장은 일면 맞는 이야기이다. 한 번 욕망의 지배를 받기 시작하면 그것은 고속으로 달리는 기차와도 같이 내달린다. 존재는 그 속에 몸을 싣고 슬퍼하고 있다. 기차의 강한 흔들림이 존재의 내면을 강타하곤 한다. 그 흔들림은 성적인 욕구와 성적인 행위로부터 발산되는 진동을 의미하기도 한다. 화가가 되고자 파리의 몽마르트 언덕에서 이런저런 습작을 하고 있었던 마르셀 뒤샹에게 이
성경말씀 사도행전 9장 15절 말씀을 주제로…. “주께서 가라사대 가라 이 사람은 내 이름을 이방인과 임금들과 이스라엘 자손들 앞에 전하기 위하여 택한 나의 그릇이라.” 사무엘이 사울 왕을 대신할 자를 찾기 위해 이새의 집을 방문했습니다. 이새의 큰아들 엘리압의 용모를 보면서 여호와가 기름 부으실 자라고 생각했지만 하나님의 뜻은 달랐습니다. 하나님은 사무엘에게 ‘여호와는 외모보다 그 중심을 보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눈에 보이는 것이 중요한 시대입니다. 많은 사람이 아름다운 내면보다 화려한 겉모습, 그럴듯한 요건 등에 열광합니다. 심지어 교회를 사회적 지위로 생각하는 성도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크고 유명한 교회를 다니면 자신의 신앙 수준도 덩달아 수준이 있다고 여기는 것입니다. 물론 종교적 차원에서 뿐만 아니라 지금 현 시대의 흐름을 보면 사회적인 차원에서 바라보면 명예를 중요시 여기는 사람, 아니면 돈을 많이 벌어 잘 살기를 원하는 사람, 또한 어떠한 욕심도 없이 물흐르듯이 세월따라 살아가는 다양한 삶의 모습을 바라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자신만의 삶을 추구하며 나아 간다는 것입니다. 눈
대한민국 대표음식 김치가 수출 고공행진을 하고 있어 뿌듯하다. 올해, 사상 처음으로 수출량 3만t 돌파와 수출액 1억 달러라는 기록을 세울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김치 수출액 1억 달러는 2011년과 2012년 달성했지만 수출량 3만t은 이번이 처음으로 알려졌다. 관세청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통계와 분석이다. 이같은 대기록이 가능할 수 있는 배경에는 해외 시장 유통망의 다양성 때문이라고 aT는 분석했다. ‘2019 가공식품 세분시장 현황-배추김치 시장’ 보고서에서다. ‘그동안은 해외 한인 마트를 중심으로 김치가 유통됐지만 최근들어 현지인을 대상으로 하는 로컬 마트 등으로 유통이 다양화됐다’는 것이다. 결국 매출은 유통망이 좌우한다는 불변의 진리가 해외에서도 검증됐다. 그동안 김치는 분기별로 특별한 등락이 없이 수출됐던 식품이다. 단지 겨울시기인 1분기와 4분기에 수출규모가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실제로 지난해 4분기 수출량이 7천886t으로 다른 분기별 수출량에 비해 가장 많아 이 같은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겨울 김치가 매년 김치수출에 효자(녀) 역할을 했기 때문에 올해도 그럴 것이라는 전망이 가능한 대목이다. 그러나 걱정의 목소리도 있었다
아프리카 돼지열병(ASF) 발생 여파로 돼지고기 가격이 계속 추락세를 보이면서 양돈농가와 양돈관련 산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양돈농가들은 ASF 확산 우려와 돼지고기 가격 하락 등으로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돼지고기 가격은 지난 8월 23일 ㎏당 4천859원이었지만 10월 25일 ㎏당 3천70원으로 최저점을 기록했다. 최근 다소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고는 하나 아직도 예전 가격에는 한참 못 미친다. 원래 공급이 줄면 가격이 올라야 하는 것이 정상이다. 그러나 국민들이 느끼는 막연한 불안감이 문제다. 정부는 ASF가 인체에 무해하며 시중에 유통되는 돼지고기는 철저한 검사를 통해 안전하게 공급되고 있으니 안심해도 된다고 밝혔지만 소비자들이 꺼리는 것이다. 특히 방송을 통해 살처분 현장이나 죽은 돼지 매몰지에서 붉은 침출수가 새어나와 강으로 흘러드는 장면을 본 사람들이 돼지고기 구입을 주저하고 있는 것이다. 생존문제를 걱정하는 양돈 농가를 돕기 위한 우리돼지 소비촉진 운동이 전국에서 펼쳐지고 있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등이 연이어 우리돼지 안심 캠페인을 실시하고 소비자 단체도 힘을 합치고 있다. 양돈업계 역시 양돈 산업의 붕괴를 막기 위해 가격 할인을 내
최근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 가보면 우리가 탄 배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불안과 자성의 목소리가 들린다. 스스로를 반성적으로 돌아보는 자성은 회의와 질문을 전제한다. 의심하고 질문을 던진다는 점에서 자성은 긍정적인 자세이며 문제의 해법에 접근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성적 존재로서 이성의 시대를 살고 있다고 자처하는 이 시대에 우리는 왜 이다지도 불안감을 느끼는가? 이 혼란의 시대에 이성은 우리에게 무엇을 가르쳐줄 수 있을까? 흔히 이성을 이야기할 때 데카르트(Ren? Descartes)를 떠올린다. 서양의 근대는 데카르트로부터 출범했는데 근대와 더불어 이성의 시대가 시작되었다고 보기 때문이다. ‘인간은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cogito, ergo sum)라는 그의 코기토 이론은 이성과 이성적 인간에 대한 성찰을 담고 있다. 이성의 원론적 텍스트라고 할 수 있는 데카르트의 『방법서설』은 흥미롭게도 방법적 ‘회의’에서 출발한다. “…그 의심스러운 점, 우리를 오류에 빠뜨리기 쉬운 점을 반성하면서 전부터 나의 정신에 숨어들어 있었던 모든 오류를 뿌리째 뽑아버렸던 것이다. 나의 계획은 전혀
▲최원식(전 울산지검 국장·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정인숙씨 장남 준석(한국스포츠경제 취재2부 차장)군과 민정기(미8군 KSC)·전미옥씨 장녀 지원(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 연구원)양=23일(토) 오후 6시. 대검찰청예식장 별관 4층, 예그리나홀(서울시 서초구 반포대로 157 대검찰청사). (02)3480-2052
㈔경기언론인클럽(이사장 신선철 경기일보 회장)은 오는 11월 21일(목) 오전 7시 라마다 프라자 수원호텔 2층 프라자홀에서 제93회 초청강연회를 개최합니다. 이날 강연회에서는 정유성 한국은행 경기본부장이 ‘한국경제의 현황과 과제’를 주제로 2020년 우리경제를 전망해 봅니다. 경기도내 오피니언 리더 200여 명이 함께 하는 이번 강연회에 많은 성원과 관심 바랍니다. 회비 2만원. ■ 일시 : 2019년 11월 21일(목) 오전 7시 ■ 장소 : 라마다 프라자 수원호텔 2층 프라자홀 ■ 강사 : 정유성 한국은행 경기본부장 ■ 주제 : 한국경제의 현황과 과제 ■ 문의 : ☎(031)231-8850 ㈔경기언론인클럽
자녀교육에 있어서 훈육과 체벌의 경계는 항상 논란의 대상이었다. 우리의 양육문화에서 훈육을 빙자한 체벌이 드물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화가 정당화 되던 시절, 성장기를 거친 일부 성인들은 지금도 부모에게 나쁜 기억이 많이 남아있다. 이런 저런 이유로 ‘사랑의 매’를 맞은 기억이 ‘트라우마’로 남아 있어서다. 세월이 변해 사라지는 추세지만 아직도 우리사회에선 아동에 대한 과도한 체벌로 인한 사건사고가 자주 일어나고 있다. 또 가정 밖에서 벌어지는 아동학대와 그에 대한 처벌도 문제지만, 가정 안에서 일어나는 아동학대도 위험수위를 넘은 지 오래다. 지난해 발생한 2만 4,604건의 아동학대 중 77%가 부모에 의한 것이었다. 그 대상도 영·유아로 점차 낮아지고 있다. 신생아 및 영·유아가 아동학대의 최대 취약집단으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엊그제 인천에서도 발생했다. 3살 딸을 빗자루 등으로 마구 때려 숨지게 한 20대 미혼모가 경찰에 붙잡힌 것이다. “말을 듣지 않는 다”가 이유였다. 끔찍함 넘어 비안간적 모성애가 사회를 분노케 했다. 그런가 하면 지난 5월 인천에서 생후 7개월 딸을 5일간 집에 방치해 숨지게 한 젊은 부부가 구속되기도 했다. 당시 이들은
정문촌(旌門村) /백석 주홍철이 날은 정문이 하나 마을 어구에 있었다. ‘효자노적지지정문’ 몬지가 겹겹이 앉은 목각의 액에 나는 열 살이 넘도록 갈지자 둘을 웃었다 아카시아꽃의 향기가 가득하니 꿀벌들이 많이 날어드는 아츰구신은 없고 부헝이가 담벽을 띠 고 죽었다 기왓골에 배암이 푸르스름히 빛난 달밤이 있었다 아이들은 쪽재피같이 먼길을 돌았다 정문집 가난이는 열다섯에 늙은 말꾼한테 시집을 갔겄다. 정신문화유산의 아름다움을 그리고 있는 정문촌 시다. 백석이 늘 가슴앓이 선상에서 탐색한 정신과 문화의 사유들은 시어마다 빛이 난다. 유년시절과 성장후의 관계적인 시절을 넘어서 보는 정문집의 시안은 결코 화려하지 않다. 여기서 등장하는 주홍칠은 세월의 풍화작용들을 읽게 해준다. 효자를 기리는 목각의 액을 보면서, 생소한 모양을 보고 웃음 짓는 천진 스러움들이 정문집의 쇠락을 들춰내고 있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잘나갈 때와 그렇지 못할 때 사람들의 시선이 바뀌고 보는 대로 판단하고 예우를 한다. 세월의 겹을 지나는 자연도 생명력으로 되살아나는데 정문촌 만큼은 퇴락함을 시간과 공간의 아쉬움과 갈망으로 자아낸다. 늙고 가난한 사람들의 현장을 펼쳐보는 듯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