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꽃 진자리 초록이 자리를 채운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잎을 넓혀간다. 헐렁하던 가지사이가 푸른 것들로 빼곡하다. 허공에도 지분이 있다면 여름에는 나무에게 평수를 많이 주어야겠다는 생각에 헛웃음 친다. 매일 매일이 다르게 자라는 푸른 잎들처럼 우리 집에도 꽃보다 아름다운 꽃이 자라고 있다. 새 생명이 태어난 지 2년이 되어간다. 아기의 성장과정을 지켜보는 일이 날로 새롭다. 탯줄을 자르고 엄마 젖을 빨고 그리고 배냇짓을 하고 울고 웃으며 자라는 모습을 보면 생명의 신비감이 느껴진다. 아이가 첫돌이 되면서 지인들 초대하고 이렇게 예쁜 아이 낳고 가정을 이루며 잘 살고 있다고 뽐내던 아들 내외가 대견하고 자랑스러워 보였다. 아기가 태어나던 순간부터 365일을 기록하고 그것을 편집한 영상을 볼 때는 철부지인 줄 알았는데 부모가 되어 저렇게 역할을 해내고 있구나 싶어 콧잔등이 시큰했다. 생후 10개월 정도부터 걸음마를 시작했고 잔병치레 없이 잘 자랐다. 낯가림도 별로 없고 그저 먹고 자고 놀고 하는 순둥이였는데 첫돌이 지나면서 고집도 생기고 내 것에 대한 욕심을 내기도 하면서 살아가는 법을 터득해가고 있는 것이 신기하다. 자아가 형성되고 좋고 싫음을 분명히 표현하
유흥가 밀집 지역에 문이 잠기지 않은 채 주차된 차 안에서 상습적으로 금품을 훔친 3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수원남부경찰서는 상습절도 혐의로 A(36)씨를 구속했다고 9일 밝혔다. A씨는 지난달 15일 오전 4시15분쯤 수원시 인계동의 한 도로에 주차돼 있는 B(31·여)씨의 벤츠 차량 안 가방에 들어 있는 현금 100만 원을 훔치는 등 지난해 9월부터 최근까지 수원 지역에서 8차례에 걸쳐 2천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신고를 받고 수사에 나선 경찰은 주변 폐쇄회로(CC)TV 분석 등을 통해 3일 오후 2시30분쯤 A씨를 체포했다. A씨는 주로 수원의 유흥가 밀집지역인 인계동과 매탄동에서 문이 잠겨 있지 않은 차량을 물색해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동종 전과가 있고 일정한 직업도 없는 상태라 구속해 여죄를 수사 중”이라며 “귀중품을 차에 두지 말고, 차에서 내릴 때는 문을 꼭 잠가야 한다”고 당부했다./김현수기자 khs93@
선글라스는 누구나 하나쯤은 가지고 있는 생필품이다. 강렬한 햇빛으로부터 눈을 보호하는 것이 용도지만 패션 아이템, 또는 위·변장의 수단 등으로 활용 폭이 넓어 그렇다. 사용기원은 11세기 송나라 때부터라는 설이 있다. 중국의 판관들이 송사 때 피고에게 표정을 감추기 위해 사용한 연수정(煙水晶) 안경이 시초라고 알려져서다. 공정한 판결을 돕기 위한 도구였던 선글라스는 현대에 와서 기능이 변했다. 1937년 미 공군이 조종사들의 시력 보호를 위한 선글라스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선글라스는 그 후에도 진화를 거듭, 본모습을 감추는 데 더 많이 사용되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정치인들의 ‘소품’으로도 많이 활용된다. 대표적인 것이 1950년 9월15일 인천상륙작전을 지휘한 함상의 더글러스 맥아더 유엔군 최고사령관이다. 또 1961년 5월18일 육사 생도들의 5·16 지지 시위를 지켜보는 박정희전 대통령, 특히 그해 11월 미국을 방문해 케네디 대통령과 만날 때도 선글라스를 써 그를 상징하는 아이콘이 됐다. 해서 시사만화 속에 단골로 등장하는 검정 선글라스는 독재와 기관원을 상징한다. 요인 경호원들과 판문점에 근무하는 헌병들도 상대에게 눈동자를 들키지 않기 위해 선글라스
해바라기 /김세홍 너를 향해 서 있는 것만으로도 나는 행복하다 네가 동쪽에서 서쪽으로 기우는 동안 너를 향한 내 가슴은 새까맣게 타들어 간다 한사람만 바라보고 한사람만 사랑하는데도 나의 하루해가 짧다 무엇을 바라겠는가 너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행복한데 - 2019 시집 ‘고래와 달’ 중에서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참 행복한 일이다. 그러나 사랑하는 사람은 둘이 될 수도 없고 하나의 이기심과 같은 존재와 희생이 따른다. 시적진술이 거칠지 않으면서도 부드러움이 있는 데는 진솔한 울림의 미학들이 전달되기 때문이다. 시인은 늘 낮은 자세로 응시하며 살았다. 그 낮은 마음으로 진실을 담아 다가오는데 거리를 둘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우리는 언어를 통해 사유하고 사색을 한다. 그 언어를 통해 세상을 읽어낸다. 사랑을 통해 서로를 알아가고 느끼는 것, 시인이여 삶의 모순과 현실의 모순을 아직 부딪친 오늘이 아닌데 내일의 연장선까지 걱정하지 마시길, 사랑하는 시간은 영원하고 가장 아름다운 날 사랑이 있었음을 더 주저 말고 용기를 내어 끝까지 동행해 보자. 시집 ‘고래와 달’ 출간을 축하드린다. /박병두 문학평론가
유엔주재 북한대표부가 지난 3일 미국을 비난하는 성명을 공식 발표했다. 트럼프와 김정은의 판문점 회동이 있기 직전, 미국이 유엔 회원국들에게 대북제재 결의 규정 이행을 촉구하는 서한을 발송했기 때문이다. 판문점 회동에서의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불과 사흘 만에 바뀐 것이다. 이런 북한의 반응을 보면,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이 생각난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일 국무회의에서 “(판문점 회동)을 통해 남북에 이어 북-미 간에도 문서상의 서명은 아니지만 사실상의 행동으로 적대관계의 종식과 새로운 평화시대의 본격적인 시작을 선언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정말로 지난 판문점 회동이 “일종의 종전 선언”이라고 생각했다면, 과연 그 근거가 무엇인지가 궁금하다. 또, 우리를 사정권에 두고 있는 단거리 미사일을 시험 발사한 바 있는 북한을 두고, “남북”간의 평화가 시작됐다고 평가할 수 있을 지도 의문이다. 종전 선언이나 평화를 말하기 위해서는 비핵화가 전제돼야 한다. 비핵화 없는 평화는 평화가 아니기 때문이다. 핵이 있는 상태에서는 평화라는 단어 대신 “균형”이라
요즘 젊은이들이 결혼 할 때 집 마련하는 일이 보통 일이 아니다. 괜찮은 직장에 취업해서 5년 이상 연봉을 꼬박 모으더라도 서울이나 수도권 아파트를 구입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고, 전세 얻는 것마저도 힘에 겹다. 부모 입장에서는 자녀들 주택 마련을 지원해 주고 싶지만, 증여세가 걱정되고, 과세당국의 자금출처조사가 걱정되어 선뜻 나서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과세관청은 일정규모 이상 주택 등 자산을 취득하면 취득자금의 출처에 대한 소명을 요구하게 된다. 최근에는 고액의 전세자금도 소명을 요구한다. 이를 해명하지 못하면 해당금액을 타인으로부터 증여 받은 것으로 보아 증여세를 과세 한다. 과세관청은 세무행정 상의 편의를 위해 일정 취득자금에 대해서는 증여로 추정하지 않고 있다. 주택을 취득 하는 경우 30세 미만이면 세대주 여부에 상관없이 5천만 원, 세대주인 경우 30세 이상이면 1억5천만 원, 40세 이상이면 3억원 까지, 비세대주인 경우는 30세 이상 7천만 원, 40세 이상 1척5천만 원까지 자금출처 조사를 면제하는 기준을 두고 있다. 이를 초과하는 경우 자금출처를 입증해야 하나, 전액 다 소명할 필요는 없고, 취득 재산가액의 20%와 2억원 중 작은
우리 군의 우수한 초급장교 양성을 위해서는 학군사관(ROTC)의 ‘정예화 및 장기활용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와함께 적정한 복무기간과 단기복무 장교 인센티브 확대, 전역 후 진로지원 등 종합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됐다. 더불어민주당 김민기 국회의원(용인 을)이 9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신경민·성일종 국회의원과 공동주최한 ‘우수초급장교 확보를 위한 제도개선 토론회’에서다. 이날 목진휴 국민대학교 명예교수를 좌장으로 박효선 청주대학교 군사학과 교수가 ‘사회환경 변화에 따른 우수 단기복무장교 선발 및 충원방안’, 임춘택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장이 ‘미국식 균형적 국방개혁방안-포용국방’에 대해 각각 발제했다. 이어 이철우 서울대 학군단장과 이인구 국방부 인력정책과장, 김대곤 국방부 복지정책과장, 전규열 서경대 교수 등이 토론을 펼쳤다. 참가자들은 “현재의 ROTC 대량 양성 및 단기 활용 체계에서 벗어나 전문성을 갖춘 우수인력 모집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점”이라고 입을 모았다. 또 ROTC가 한 해 우리나라 소위 임관의 60%, 비무장지대(DMZ) 경계를 담당하는 소대장의 70%로 자주국방의 간성(干城)이라는데 뜻을 같이 했다. 그런데 문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