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사립유치원의 국가관리 회계시스템(에듀파인) 의무 적용을 며칠 앞두고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가 이를 거부하며 25일 국회 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유아교육 사망선고 교육부 시행령 반대 총궐기대회’라는 이름으로 열린 이날 집회에는 유치원장과 교사 등 주최 측 추산 3만명(경찰추산 1만1천명)이 참가 했다. 이에 대해 정부는 이러한 집단행동을 유아교육법상 불법행위로 규정하고 엄단하겠다고 경고했다. 또 에듀파인 도입을 거부할 경우 행정처분, 감사, 형사고발 등 3단계로 강경하게 조처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아울러 집단 휴·폐원 시에는 유아들의 학습권을 위협하는 행동으로 보고 경찰청, 국세청, 공정거래위원회와 공조해 엄정 대응할 계획임도 천명했다. 다음 달 1일부터 원아 200명 이상의 사립유치원 581곳은 반드시 에듀파인을 사용해야 한다. 그러나 사립유치원 상당수가 소속된 한유총은 에듀파인이 사립유치원의 회계 실정에 맞지 않는다며 도입을 거부하고 있다. 정부가 에듀파인이나 온라인입학관리시스템 ‘처음 학교로’를 사용하지 않는 유치원에 교사기본급보조금 등 재정지원을 끊겠다고 하자 이에 거세게 반발한 데 이어, 폐업하려는 유치원을 정부가 매입해야 한다고
“한반도 운명의 주인은 우리”라는 말에 트집을 잡을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는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이틀 앞둔 25일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문재인대통령이 한 말이다. 문대통령을 좋아하던지 싫어하던지 막론하고 정신이 올바른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이 말에 수긍할 수 밖에 없다. 비록 일제에 강점을 당하고 이어 외세에 의해 남북이 분단되고 민족상잔의 전쟁을 겪은 뒤 오랜 세월 휴전선을 사이에 두고 총을 마주 대고 지내왔어도 언젠가는 하나가 되어야 할 같은 민족이라는 생각은 변하지 않았다. 그리고 냉전과 대치의 장벽 사이로 이제 훈풍이 불기 시작했다. 지난해 평창동계올림픽 이후 남북 정상이 만나 어느 때보다 훈훈한 분위기를 연출한 데 이어 북·미 정상 간의 싱가포르 회담도 열렸다. 오늘(27일)은 베트남 하노이에서 다시 한 번 북·미 정상이 만난다. 이에 문 대통령은 “이번 회담이 성과를 거둔다면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다. 저는 지난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하면서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을 지원하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지금 한·미동맹, 남북관계, 북·미관계는 모두 과거 어느 때보다 좋다고 말했다. 이는 “
한글의 대중화는 서당에서 한문을 배우던 한 소년의 깨달음과 결단에서 비롯됐다. 1892년, 17세의 주시경은 훈장이 글 뜻을 해석할 때마다 반드시 우리말로 풀이하는 것을 보며 고개를 갸웃했다. “우리나라에는 우리나라의 말이 있고 그 말을 적을 수 있는 훈민정음이란 것이 있지 않는가? 그런데도 선비들은 한문만을 글이라 하고 훈민정음은 돌아보지 않았으니 이것은 절대로 옳지 못한 일이다. 그 어렵고 힘든 한자에 비한다면 훈민정음은 얼마나 알기 쉽고 아름다운가? 그렇다, 아무도 돌보지 않는 훈민정음을 내가 빛내어 보리라.” 한글을 빛내리라 뜻을 세운 주시경(1876~1914)은 당장 서당을 나와 스스로 머리를 깎고 배재학당에 들어갔다. 배재학당에서 신학문을 배우던 주시경은 이곳에서 교사로 있던 서재필을 만나는 행운을 얻었다. 서재필의 후원으로 인쇄소에서 일하며 공부하던 주시경은 항해술, 측량술, 의학은 물론 영어, 일어, 중국어에 이르기까지 배움의 폭을 넓혔다. 1896년 4월 7일 순 한글의 ‘독립신문’이 창간됐다. 한글 연구에 몰두하는 주시경을 주목하던 서재필은 ‘독립신문’을 창간할 때 그를 회계
은퇴한 중년이나 백수로 늙어가는 중년은 젊음의 호르몬은 줄어든다. 어쩌면 은퇴자는 여전한 비교 때문에 좌절감이 더 클 것이다. 생각하고 만들던 호모사피엔스와 호모파베르들에게는 이제 호모루덴스만 남아서 함께 놀 친구들이 중요해진다. ‘루이스 터먼’과 하버드대학의 종적연구는 75~100년쯤 누적되었다. 건강하게 잘 늙어가는 사람들에게 발견되는 건강의 가장 강력한 동인은 자존감과 좋은 인간관계다. 사회적 지위와 역할이 없는 중년을 위한 명언은 ‘나는 함께 즐긴다! 고로 존재한다!’이거나 ‘나는 봉사한다! 고로 건강하다!’일 것이다. 건강한 존재감을 누리는 중년들은 어린 아이들의 호기심과 신앙인들의 감사함을 유지하고 있다. 타인에 대한 배려로 공감하는 아픔을 지닌 중년들은 여전히 아프니까 청춘이다. 나이 문제가 아니라 사랑의 문제이다. ‘청바지’는 며칠 전 중년의 인문학 강의 뒤풀이 건배사였다. ‘청춘은 바로 지금!’ 강의에서 나이와 무관한 청춘의 건강과 자존감을 지니는 방법으로 ‘소울공업사’와 ‘용감한 나비돌’을
고양국제꽃박람회와 파주장단콩축제, 오산 독산성문화제가 지난 22일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2019 대한민국축제콘텐츠대상’ 시상식에서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25일 고양시, 파주시, 오산시에 따르면 한국축제콘텐츠협회가 주관하는 ‘대한민국축제콘텐츠대상’은 지역경제에 기여하고 축제콘텐츠 발전에 기여한 지역축제를 경제, 예술/전통, 콘텐츠, 관광 부문 등으로 나눠 수여하는 상이다. 여기에서 고양국제꽃박람회와 파주장단콩축제는 경제부문에서, 오산 독산성문화제는 예술/전통부문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고양국제꽃박람회는 대한민국 최초의 화훼전문박람회로, 매년 50만명 이상의 국내외 관람객들을 끌어들이고 있으며, 개최할 때마다 1천500억원이 넘는 경제적 효과를 창출하고 있다. 재단법인 고양국제꽃박람회 측은 “이번 수상으로 꽃박람회가 지역경제 활성화에 앞장서는 대한민국 대표 꽃 축제임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면서 “화훼 및 관광산업 발전에 견인차 역할을 하며, 세계적인 꽃 축제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새로운 시도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파주장단콩축제는 지역명품 파주장단콩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소비자가 믿고 구매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함으로써 지역경제 활성화
3·1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경기도 내 곳곳에서 다양한 기념행사가 펼쳐진다. 먼저 고양시에서는 항일항쟁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영화를 모아 상영하는 ‘3·1운동 100주년 기념 영화 특별전’을 마련한다. 3월2일부터 한달 동안 고양영상미디어센터에서 열리는 이번 특별전에서는 ▲1940년대 일제의 감시를 피해 우리말 사전을 만드는 사람들이라는 독특한 소재로 많은 관객들의 호응을 받은 ‘말모이’ ▲일제 강점기를 배경으로 펼쳐졌던 다양한 독립운동의 모습을 담아낸 ‘암살’, ‘밀정’, ‘박열’ ▲위안부 피해 여성들의 아픈 역사를 그린 ‘아이 캔 스피크’, ‘귀향’, 다큐멘터리 ‘그리고 싶은 것’ 등 10여 편이 선보여진다. 특히 3월2일에는 오후 2시부터 고양영상미디어센터에서 ‘미디어제작단’으로 활동중인 장남진·최아경 감독이 만든 단편영화 ‘고양독립운동가- 고양을 기립니다’를 특별상영하고, 감독과의 대화를 통해 고양시와 독립운동의 역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시간도 준비된다. 안양시에서는 ‘기억, 미래, 희망’을 주제로 다음달 1일 안양시청 강당과 시청사 별관 홍보홀에서 기념행사가 열린다. 이날 안양시청 강당에서는 시립소년소녀합창단과
철심 /고영민 유골을 받으러 식구들은 수골실로 모였다. 철심이 있는데 어떻게 할까요? 분쇄사가 물었다 오빠 어릴 때 경운기에서 떨어져 다리 수술했잖아, 엄마 엄마 또 운다 영영 타지 않고 남는 게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 분쇄사는 천천히 철심을 골라냈다 -현대시학 / 2018, 7·8월호 철심이라는 기표에 내포된 기의가 사뭇 엄숙하고 진지하게 다가온다. 슬픔이 한껏 절제된 이 시의 스산함이 누구나 한 번쯤 겪어보았을 육친의 죽음을 환기시킨다. 한 줌 재가 된 유골은 남은 가족에게는 먹먹한 슬픔의 최대치이리라. 더구나 딸려 나온 철심 앞에서랴. 죽음 앞에서 삶의 세목들을 되짚게 되는 구체적 매개체이기도 할 것이다. 담담한 진술 속에 시적 서사가 두루마리처럼 펼쳐진다. 형제이리라 짐작되는 이의 죽음을 나의 관점에서라기보다 어머니의 관점에서 읽게 되는 것이 이 시의 힘이다. 자식은 평생을 가슴에 묻는다 하지 않던가. 그러므로 영영 타지 않는 것은 철심만은 아닐 것이다. 나 자신을 비롯해 어머니란 이름의 형틀을 지고서 크고 작은 걱정 끊일 날 없는 이 땅의 모든 어머니가 생각난다./이정원 시인
얼마전 JTBC에서 방영한 드라마 20부작 ‘SKY 캐슬’이 화제가 되어 아직도 회자되고 있다. 1회 시청률 1.727% 종합 26위였던 드라마는 20회 최종회에서는 23.779%로 종합 1위로 막을 내렸다. 대한민국 상위 0.1%가 모여 사는 SKY 캐슬 안에 남편은 왕으로, 자식들은 천하의 왕자와 공주로 키우고 싶은 명문가 출신 사모님들의 처절한 욕망을 샅샅이 들여다보는 리얼한 코믹 풍자극이다. “학종때문에 공교육이 무너진다”, “SKY캐슬은 학벌세습현장”, “내신비리 전수조사하라” 등의 구호는 최근 드라마 ‘스카이캐슬’ 종영일에 맞춰 정시확대 기자회견을 진행한 한 시민단체의 푯말에 쓰여진 구호들이다. 드라마에서 보여주는 내용은 신분세습의 도구로 전락한 대입제도의 불투명과 불공정이 학벌 세습을 만들었다고 주장한다. 부모의 능력이 자녀의 대학과 당락을 결정하는 것으로 수시와 학종은 서민의 자식은 서민이 되는 제도라는 것이다. 현재처럼, 대학서열이 존재하고 입시경쟁이 불가한 상황에서는 경쟁자체도 공정해야 된다는 논리다. 이를 위해 수시와 학종을 폐지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