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투고 [기고]정(情) 이 아닌 청(淸)을 꿈꾸며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한 국가의 쇠락은 부정부패에서 시작된다. 글래드스톤의 “부패는 국가를 몰락으로 이끄는 가장 확실한 지름길이다” 라는 말처럼 수많은 국가들이 사회 각계 각층의 부정부패로 인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사는 되풀이된다는 경구를 증명이라도 하려는 듯이 부정부패는 지금 이 시간에도 사회 전반의 불신의 씨앗이 되어 성장 동력을 저해하는 주요인이 되고 있다. 더욱이 우려스러운 점은 부정부패의 양상이 특정 지도층의 정치·권력형 부패뿐 아니라 사회 전반에 걸친 다양한 형태의 부패로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하여 이 광범위하고 뿌리 깊은 부정부패의 그늘에서 누가 피해자이고 누가 가해자인지도 구분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른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한국 사회를 정의함에 있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연고주의” 이다. 어느 사회에서나 연고주의의 모습은 나타나고 있으나 한국 사회에서 만큼 다양하고 광범위한 형태로 그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곳은 드물 것이다. 이러한 연고주의를 비단 무조건적으로 청산하여야 할 전근대적 유물로 치부하는 것도 문제이긴 하나, 우리나라 부정부패 문화의 큰 뿌리 중 하나가 연고주의라는 점은 부정할 수 없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