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서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했다는 발표가 있었다. 그런데도 모두는 여전히 백신 개발을 고대하고 있다, 그다지 신뢰하지 않고 있어서다. 심지어 러시아 국민도 백신의 효능을 믿지 않는다. 뉴스에 따르면 러시아 국민 52%가 백신 접종을 꺼린다고 한다. 과학적 검증을 거치지 않았기에 백신으로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올해 초였다. 코로나19의 창궐이 시작되자 전문가들이 전망했다. 이르면 연말쯤에나 백신이 나올 수 있다고 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반신반의했다. 또 그 심각성에 대해 애써 무시하기도 했다. 일본은 올림픽 개최를 위해 진단검사를 회피하고 미국은 재선을 위해 대통령이 나서서 감기 정도의 질병으로 취급했다. 그러다가 큰 난관에 봉착해 있다. 하지만 그들의 계산은 따로 있었을 것이다. 요즈음 돈이면 안 되는 일이 없다. 특히 과학기술의 발달로 만들어 내지 못할 것이 없다. 백신을 만들어 내기만 하면 단번에 돈방석에 앉는다. 미국이나 일본이 그런 논리를 대입하여 대응했을 것이다. 전문가들의 예측과 달리 금세 백신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전문가의 전망은 빗나가지 않았다. 이처럼 전문가들은 일반인이 보지 못하는 것들을 보기에 그들의 의견과 혜
조선 시대의 당파 당쟁을 두고 상반된 주장을 한다. 조선이 당쟁의 폐해로 멸망했다는 설과 오늘날의 정당 같은 정치행태로서 기능을 훌륭히 수행했다는 설이 있다. 물론 역사를 보는 시각에 따라 얼마든지 해석을 달리할 수가 있다. 그런데 그 누가 생각하더라도 눈살이 찌푸려지는 당쟁이 있었다. 현종(조선 18대) 때의 일이다. 효종의 장례를 1년 상으로 하느냐 3년 상으로 하느냐로 싸웠다. 또 효종비 인선왕후의 서거로 시어머니인 조대비가 상복을 1년을 입어야 하느냐, 9개월을 입어야 하느냐로 싸웠다. 이를테면 장례의식을 빌미 삼아 권력다툼을 벌인 것이다. 요즈음이 딱 그 꼴이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 모친 장례식장에 대통령 명의의 조화를 보낸 것이 옳으니 마니로 시작했다. 그리고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이 세상을 떠나자 조문을 하니 마니로 시끄럽더니 백선엽 장군 장례 문제로 국론이 분열되고 있다. 고(故) 백선엽 장군은 보는 시각에 따라 평가가 극명하게 엇갈린다. 친일명부에 기록된 간도특설대 장교 출신으로 독립군 토벌의 전력이 있다. 또 해방 이후에는 6·25 전쟁에 참여하여 다부동 전투를 승리로 이끌어 전쟁영웅으로 칭송받고 있다. 그런 까닭으로 친일파는 국립묘지에
엄마를 일찍이 여윈 콩쥐에게 계모가 생긴다. 온갖 학대에 시달린다. 급기야 계모의 지시로 밑 빠진 독에 물을 채우다가 울음을 터트리고 만다. 누구나 아는 우리의 전래동화의 내용이다. 예로부터 의붓자식은 학대에 시달렸던 모양이다. 콩쥐 팥쥐 얘기가 실감 나는 요즈음이다. 연일 아동학대 문제로 세상이 떠들썩하다. 계모가 의붓아들을 여행용 가방 속에 가둬 체벌하다가 질식하여 사망했다. 또 9살 의붓딸을 굶기고 후라이팬으로 지져 지문을 없애고 그것도 모자라 목을 목줄로 묶어 다락방에 가둬놓았다. 그래놓고 아동 양육수당을 신청하기까지 했다. 만약 그 여자아이가 목숨을 걸어 탈출하지 않았다면 묻히고 말았을 것이다. 그야말로 엽기적인 학대다.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이런 아동학대가 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키는 것은 비단, 이번뿐만이 아니었다. 그때마다, 상상하기 어려운 방식으로 아동학대가 저질러졌었다. 그때마다, 사람들은 큰 충격에 휩싸였었다. 그때마다, 전문가들이 나서서 원인을 진단하고 대책을 세우고 금세 아동학대 문제를 해결하기라도 할 것처럼 호들갑이었다. 어쩌면 지금도 유사한 사건이 저질러지고 있을지도 모른다. 보통 사람의 상상을 초월하는 방식의 학대가 저질러지는지
아무것도 아닌 ’그 하찮은 것‘에 흔들리는 인류/ 그리고 무너지는 사회/ 코로나 바이러스라 불리 우는 작은 미생물이/ 지구를 뒤집고 있다./ 보이지 않는 어떤 것인가가 나타나서는/ 자신의 법칙을 고집한다./ 이미 안착된 규칙들을 다시 재배치한다./ (중략)/ 최고급 차들이 잠자고 있으며/ 그런 식으로/ 단 며칠만으로/ 세상에는 사회적 평등(이전에는 실현 불가능해 보였던)이 이루어졌다./ (중략)/ 이 세계가 하나같이 직면한 코로나바이러스 상황에서/ 우리의 휴머니티가/ 무엇인지 질문해보자 아프리카 문인 ’무스타파 달렙‘이 쓴 문구를 발췌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위력을 얘기하고 있다. ’무스타파 달렙‘의 지적처럼 바이러스는 세상을 바꾸어 놓고 있다. 비행기 날개를 동여매 계류장에 주저앉혔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돌아가던 공장문을 닫아걸었다. 사회적 거리 두기니, 비대면(untact)이니 하는 낱말을 들이대며 사람들에게 마스크를 씌우고 함부로 접촉하지 못하게 하고 모이지도 못하게 한다. 예전처럼 반가운 마음으로 인사를 나눌 수도 없고 사람을 만날 때면 혹시나 하는 마음이 들게 하고 있다. 세상의 통념과 법칙을 무너뜨리고 있다. 새로운 질서와 방식을 강요하고 있
지난 2003년, 영국해군 잠수함 퇴역장교 개빈 멘지스(Gavin Menzies)가 영국 왕립 지리학회에서 ‘신대륙 발견자는 콜럼버스가 아닌 정화함대’라고 주장했다. 지금까지의 통념을 완전히 뒤집어 놓았다. 물론 주장에 불과하다. 하지만 나름의 근거를 제시하고 있기에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정화함대’는 명나라 환관이었던 정화(鄭和)의 이름을 딴 선단이다.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보다 70여 년이나 앞선 원정 선단으로 1405년 해외 대원정을 시작한 이래 아프리카 동해안까지 무려 일곱 차례나 왕래했다. 뛰어난 항해술을 지녔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선단의 규모도 선박 약 200여 척, 선원 연인원 약 3만여 명이 승선했었다. 콜럼버스가 아메리카를 발견했을 때 꾸렸던 선박 3척 선원 90여 명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 규모였다. 함대 본선은 길이 150m, 폭 50m, 높이 9m나 되었다. 19세기 영국함대 출현 전까지 세계최대 함선이었다. 전투는 물론 의료, 교역, 외교, 심지어 가무단 등이 구성된 다양한 임무가 주어진 대규모 함대였다. ‘정화함대’의 해외 원정은 중세 대항해의 서막이었다. 해상 실크로드의 선구자적 역할이었다. 또 함대의 항해 기록인
우생학 창시자인 영국인 골턴은 여행 중 시골에서 벌어지는 가축 품평회를 목격한다. 소의 무게를 알아맞히는 행사였다. 참가자들은 소의 상태를 살핀 후 짐작으로 무게를 적어 낸다. 가장 근접한 무게를 써넣은 사람이 우승하는 행사였다. 골턴의 시선으로는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행사였다. 그는 그 어리석음을 확인하기로 했다, 물론 정확하게 알아맞힌 사람이 없었다. 그런데 전혀 예상하지 못한 사실을 목격한다. 답안 800개 중 유효한 787개의 평균은 1천197 파운드였다. 실제 중량 1천198 파운드와 단 1파운드의 차이였다. 우생학은 우수한 유전인자를 보존, 증가시키고 열등한 유전인자를 제거해야 한다는 논리였다. 이후 각종 차별을 합리화하는 근거가 되었다. 이를테면 능력 있는 자들에 의해 사회가 다스려져야 한다는 엘리트주의가 그 핵심이다. 어떻게 보면 일당독재를 당연시하는 공산주의의 논리와 맞닿은 측면이 있다. 민주주의는 그런 논리와 전혀 다르다. 민주주의에서는 사람의 우열을 가리지 않는다. 사회의 발전을 위해서는 보다 많은 사람의 지혜를 모은 것이다. 그렇기에 다소 느리더라도, 다소 불편하더라도, 혼란하더라도 많은 사람의 의견을 모으는 작업이 필요하다. 그 대표적인
중국인 의사 리원량 씨가 코로나19에 감염되어 치료 받다가 엿새 만에 세상을 떠났다. 그는 후베이성 우한 화난 수산물도매시장에서 발생한 7명의 환자 병증을 공개해 코로나19의 존재를 최초로 세상에 알렸다. 그러나 중국 공안은 그의 입을 틀어막았다. 유언비어를 퍼트렸다며 탄압을 가했다. 그뿐 만이 아니다. 우한지역의 감염병 실태를 보도해 오던 시민기자 ‘천수스’ 등 많은 지식인의 행방도 묘연해진 상태이다. 중국당국은 실상의 공개를 통해 지혜를 모아 해결하기보다 되도록 축소하고 은폐하여 어물쩍 넘어가려고 하는 것 같다. 그 얼토당토않은 태도가 어떤 결과는 초래하고 있는가. 참으로 한심하다. 중국당국의 통계에 따르더라도 매일 수천 명의 확진자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사망자 수도 수백 명씩이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액면 그대로 믿는 사람은 별로 없는 것 같다. 여전히 언론에 비공식 통계가 보도되고 있다. 온갖 확인되지 않는 말들이 떠돈다. 어제는 영화감독 ‘창카이’의 일가족 4명이 감염된 지 20여 일 만에 차례로 세상을 떠났다는 보도다. 치료를 받지 못했다고 한다. 그러니 알려지지 않은 비극이 얼마나 많을지 모른다. 이러한 불신으로 중국인은 기피와 혐오의 대상이
1969년 7월 20일이었다.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발사된 유인 우주선 아폴로 11호가 달 착륙에 성공했다. 우주선에서 내린 루이 암스트롱이 달 표면으로 발을 내딛었다. 그리고 마치 로봇처럼 걸어갔다. 그 장면이 세계로 중계되었다. 전 세계가 흥분했다. 세계인 모두가 미국을 칭송하며 부러워했다. 중국인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러나 모택동만은 달랐다. 중국인이 목말을 타고 달에 오르면 충분히 도달할 수가 있다며 호언장담했다. 그 얘기를 듣고서 웃지 않은 사람이 없었다. 비웃음거리였다. 겨우 60여 년이 흘렀다. 지금 중국은 어떤 나라인가. 미국과 세계 1위 자리를 놓고 경쟁하고 있다. 미국을 상대로 경제전쟁을 벌이기도 했다. 초강대국 미국도 어쩌지 못하는 나라로 성장했다. 모택동의 호언장담을 비웃을 사람은 없다. 바로 그 당시였다. 우리나라에는 ‘둘만 낳아 잘 기르자’라는 표어가 곳곳에 붙어 있었다. 정부는 말할 것이 없었다. 온 사회가 발 벗고 나섰다. 그 결과로 국민의 출산 의식이 바뀌었으나 정책은 더 강화되었다. ‘둘도 많다. 하나만 낳아 잘 기르자’며 산아제한 정책은 전방위에 걸쳐 펼쳐졌다. 정관수술을 유도하기 위해 예비군 훈련을 면제해 주기까지 했다. 물
‘법대로’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주로 의견이나 이해가 엇갈릴 때 쓰는 말이다. 갈등이 많은 요즘에 더 자주 듣게 되는 것 같다. 물론 누가 들어도 명약관화하고 옳은 말이다. 별도로 덧붙일 말이 없다. 법과 원칙을 강조하는 말이라서 그렇다. 그러나 꼭 그렇지만은 않다. 어떤 때는 힘센 자의 유용한 무기를 의미하고, 어떤 때는 약자의 막막한 두려움을 의미하기도 한다. 심지어 그 경직성을 비꼬는 유머를 의미하기도 한다. 대부분 사람은 법을 공평무사하다고 생각한다. 별다른 결점이 없을 것으로 여긴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가 허다하다. 특정한 이익이 개입되어 있기도 하고 불순한 목적이 의도되어 있기도 하다. 또 의도되지 않은 허점도 많다. 그렇기에 국회가 법을 만들 때마다 각 이해당사자는 신경을 곤두세우고 싸운다. 문구 하나를 놓고도 사생결단식으로 아귀다툼을 벌인다. 요즘 눈만 뜨면 필리버스터와 패스트트랙 얘기다. 온 나라가 시끄럽다. 서로 상대를 향해 ‘법대로’가 아니라며 삿대질이다. 자식 잃은 부모들이 그들 앞에 무릎을 꿇었다. 법 통과를 오열로 호소했다. 그런데도 여전히 정치적 계산만이 작동되고 있었다. 이를테면 법을 만드는 그들 스스로가 법의 정당성과 권
‘바라코차’는 안데스 지역에 살고 있었던 잉카인의 창조신이다. 폭풍과 태양의 신이기도 하다. 이를테면 잉카인들의 구세주로 여겨지던 신이었다. 전설에 따르면, 하늘과 땅을 지은 다음, 돌아올 것을 약속하고 태평양을 건너 서쪽으로 갔다. 그는 큰 키에 하얀 수염을 기르고 긴 외투를 걸쳐 입고서 말을 타고 다시 나타날 것이라고 했다. 16세기였다. 침략자 ‘피사로’는 황금의 나라인 엘도라도를 찾느라 평화로운 잉카인 앞에 나타났다. 그러자 잉카제국 아타우알파 왕은 ‘피사로’를 구세주 ‘비라코차’로의 오인이 비극의 서막이었다. ‘피사로’를 영접하려던 왕은 인질이 되고 결국, 160명의 군사에게 약 800여만 명의 대제국은 멸망했다. 우리에게도 비슷한 역사가 있다. 일본의 강요로 체결된 1876년의 강화도 조약이 그렇다. 독자들도 잘 알다시피 일본군은 강화도 조약을 빌미로 우리 땅을 침범했다. 철군 요구를 거부하고 경복궁을 무력으로 점령했다. 인질이 된 고종을 겁박하여 친일 정권을 세우고 자주적 개혁을 도모하던 동학농민혁명군을 궤멸시켰다. 그리고 조정을 쥐락펴락하다가 총 한 방 쏘지 않고 나라를 통째로 집어삼켰다. 오로지 무지와 무능이 불러들인 참사였다. 필자는 위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