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투고 [기고]비상구는 생명의 문
2017년 12월 21일 제천 스포츠센터에서 발생한 화재는 소중한 29명의 생명을 앗아갔고 총 69명의 사상자와 약 20억 3500만원 상당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아수라장이 된 참혹한 현장은 대중사우나, 헬스클럽, 음식점 등 우리가 수시로 이용하는 일상생활 공간이라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제천 화재현장 사망자 중 20명이 여자사우나에서 발생했고 이들은 비상구가 선반에 막혀있어 비상구를 찾지 못한 채 출입구 부근에서 다수가 사망했다. 이에 반해 3층 남자사우나에서는 이발사가 비상구로 안내해 모두 대피했다. 결국 화재발생 당시 현장에서 이들의 생사를 가른 것은 바로 비상구였다. 모든 사물은 무관심하면 차츰차츰 사라지거나 존재감이 없어져 사물 본연의 가치와 기능을 상실하게 된다. 비상구 역시 사용자들의 무관심과 소홀함으로 인해 점점 우리의 시야에서 사라지고 있는건 아닌지 우리 주변을 돌아보자. 비상구에 설치된 도어클로저 제거 또는 고임목 설치, 비상구 주변 선반 및 장애물 방치 등 우리가 평상 시 눈으로 보고도 무심코 지나버린 피난시설 안전관리의 소홀함이 제2, 제3의 제천 스포츠센터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절대 잊어서는 안 된다. 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