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기의 방’ 저자 문희경은 애완견에 대한 소고(小考)를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18세기 유럽 여성들의 초상화를 보면 온통 애완동물 천지다. 특히 개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 그리고 대부분 소형견이다. 이들 소형견은 무릎 위에서 노는 개라는 의미에서 ‘랩도그(lapdog)’라고 불렸다. 또 주인의 품에 안겨 있는, 즉 오락용 애완견이었으며 따라서 ‘쓸모없는’ 장난감으로 인식되었다. 그래서 오늘날에도 많은 소형견들은 ‘토이 도그(toy dogs)’로 분류된다. 그림 속에는 숨겨져 있는 다른 뜻도 있다. 여성과 애완견을 하나로 묶은, 부정적인 이미지다.” 요즘은 장난감 차원을 넘어선지 이미 오래됐다. 개 뿐만이 아니라 많은 동물들이 인간과 특수한 관계를 맺고 있어서다. 아울러 서로 소통하고 감정적으로 교류하여 친구가 될 수 있는 ‘반려동물’이라는 새로운 개념도 형성되었다. 그리고 동물도 지능과 감정이 있고, 또 고통을 겪는다는 인식이 생겨났다. 그래서 동물에 대한 사랑도 유별나게 진행된다. 수많은 개와 고양이의 죽음을 슬퍼하는 글과 애완동물의 묘비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 이런 인식은 사회가 고도로 발달되고 물질이 풍요로워지면서 더욱 높아지고 있다. 항상
‘공격경영으로 정면승부하라’ 고(故) 담연(湛然) 최종건 SK그룹 창업주의 평전이다. 책 내용 중에는 담연의 기업철학이 잘 담겨 있는 이야기가 자주 나온다. “‘사람 부자’가 ‘돈 부자’보다 낫다”라는 내용도 그중 하나다. 담연은 평소 사람을 좋아했다. 특히 고향친구들에겐 더욱 각별 했다. 평소 가지고 있던 ‘이 세상에서 사람의 손을 거치지 않고 이룰 수 있는 일이란 거의 없다’라는 지론 때문이었다. 그래서 담연이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 친구들과 수원사람들이 그의 주변으로 몰려들었다. 또한 사람을 첫째 재산으로 삼은 담연을 믿었기 때문에 무조건 따랐고, 적극적으로 나서서 일을 했다. 그것이 선경직물을 일으키는 원동력이 되었음은 물론이다. 선경직물의 수원 평동 시대는 그렇게 호황기를 맞게된다. 6·25전쟁 중 폐허가 되다시피한 공장을 1953년 정부로부터 인수, 낡은 직기 4대를 조립, 선경직물을 재건한지 5년 만에 보유직기 1천대의 대기업으로 발전했다. 50년대 후반에는 한국 최초로 합성직물인 나일론, 데드론을 생산한 데 이어 60년대엔 듣는 것 마저 정겨운 앙고라·깔깔이 등 각종 직물을 개발, 국민의류생활 개선에 기여했다. 특히 1962년에는 한국 최초로
성 소수자를 총칭하는 용어로 ‘LGBT’가 자주 쓰인다. 레즈비언(Lesbian), 게이(Gay), 양성애자(Bisexual), 트랜스젠더(Transgender)의 앞 글자를 딴 것이다. 우리에게 익숙한 퀴어(queer)와 같은 뜻이다 성소수자는 신화와 성서에도 기록될 만큼 뿌리가 깊다. 하지만 그들이 자신의 성 정체성을 드러내는 것은 수 천년동안 금기였다. 아울러 동성연애도 인류의 역사만큼이나 긴 역사를 갖고 있지만 역시 마찬가지였다. 동성결혼은 더더욱 그랬다. 더불어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는 성(性) 심리적 행동 임에도 불구하고 정신이상자취급을 받아야 했다. 금기는 20세기 후반 들어 깨지기 시작했다. 1955년 샌프란시스코에서 최초 레즈비언 단체 ‘빌리티스의 딸들’이 조직되면서 부터다. 이후 1973년 미국 정신의학협회가 동성애를 정신질환 목록에서 삭제하면서 성소수자 인권에도 눈을 돌리게 됐다. 지금은 자유로운 인권이 강화되면서 인식은 많이 바뀌었다 물론 일부 이슬람국가들처럼 여전히 사형으로 다스리지는 나라도 있다. 하지만 인식이 변하면서 많은 나라가 성적 소수자들을 포용하고 있다. 덕분에 동성애자가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다른 사람들에게 공개적으로 밝히는
어머니날 유래는 서양에서 찾을 수 있다. 사순절의 첫날부터 넷째 주 일요일에 어버이의 영혼에 감사하기 위해 교회를 찾는 영국·그리스의 풍습에서 비롯됐다는 것이 정설이어서다. 미국의 경우 1872년 보스턴 지역 교회를 중심으로 어머니날이 제안되었다는 기록도 있다. 이후 1910년경 범국가적인 어머니날 제정 움직임이 일어났다. 필라델피아 한 여성이 어머니를 추모하기 위해 교회에서 흰 카네이션을 교인들에게 나누어 주고, 기념일 제정을 촉구했기 때문이다. 4년후인 1914년 제28대 윌슨대통령이 5월의 둘째 주 일요일을 어머니의 날로 정하면서부터 정식 기념일이 됐다. 보통 어머니가 생존한 사람은 빨간 카네이션을, 어머니가 죽은 사람은 흰 카네이션을 가슴에 다는 풍습도 이때부터 시작됐다. 한편, 어버이날을 상징하는 카네이션은 그 색상에 따라 다른 꽃말을 가지고 있다. 예컨대 가장 흔하게 사용되는 빨간 카네이션은 ‘어버이에 대한 사랑’, ‘건강을 기원하는 사랑’을 뜻한다. 또 분홍 카네이션은 ‘당신을 열렬히 사랑 합니다’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반면 흰색 카네이션은 ‘아직 당신을 기억 합니다’의 뜻을 담고 있다 우리나라 어머니날도 기독교 단체에서 시작했다. 1930년대
미국이 대공황을 극복 할 수 있었던 것은 뉴딜(New Deal)이라는 경제정책이 있어 가능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대통령이 있었다. 프랭클린 루스벨트가 32대 미국대통령에 취임하던 1933년 3월의 미국 경제는 그야말로 최악이었다. 1929년부터 시작된 대공황으로 시장경제는 거의 무너졌고 실업률은 25%까지 치솟았다. 국민총생산도 반토막이 났다. 이처럼 국민의 고통이 극에 달한 상황 속에서 루스벨트 대통령이 꺼낸 희망의 카드가 바로 뉴딜정책이었다. 당시 추진한 혁신적 정책만 보더라도, 도산위기의 은행정상화를 위한 ‘긴급은행법’ 주요 농산물의 생산제한과 가격의 하락 방지를 위한 ‘농업조정법’ 노동자에 대한 안정된 고용과 임금을 확보를 위한 ‘국가산업회생법’ 등이 있다. 이들 정책은 오늘날에도 영향을 미쳐 사회안전망 확대, 독점 방지, 금융규제 등을 이루는데 기여하고 있다. 여기에 테네시강유역 개발사업을 통해 지역개발과 노동시장의 확충을 도모 했고 아울러 ‘연방긴급구호대책’ 과 ‘시민보호기구’를 이용 실업자 지원책을 썼다. 그러면서 루스벨트 대통령은 라디오방송을 통해 국민과 대화했다. 그 유명한 노변담화(爐邊談話)를 시작한 것이다. 담화 때마다 경제위기 극복을
‘위기’는 곧 ‘기회’라고 했나? 한자 표현만 봐도 그렇다. 하나는 위험(危)이고 다른 하나는 기회(機)여서다. 하지만 막상 닥치면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게 결코 쉽지 않다. ‘포비아’가 이성적 판단을 흐리게 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펜데믹의 확산으로 한달반전 국내 주식 시장은 폭락장세로 이어졌다. 그 와중에서 ‘위기’를 ‘기회‘로 삼으려는 개인 투자자들이 대거 몰려 외국인 투자자들의 묻지마 매도세를 받아내는 현상이 일어났다. 시중에선 이를 ’동학개미운동‘이라 불렀다. 국내 개인투자자들(속칭 개미)이 기관과 외국인에 맞서 국내 주식을 대거 사들인 상황을 1894년 반외세 운동인 ‘동학농민운동’에비유한 것이다. 당시 개미들의 배팅 규모와 배짱은 놀라웠다. 주식 활동 계좌수만 3월에만 80만개 이상이 급증했을 정도다. 전년 동기 대비 25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낙폭 과대주를 대상으로 한 매수금은 10조원을 넘었다. 그리고 지금까지 이러한 개인 매수세는 좀처럼 멈추지 않고 있다. 금액도 26조원으로 늘었다. 지난 4일 하루만 보더라도 놀라움 그 자체다. 이날 개미들의 순매수는 1조7천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1999년 한국거래소가 데이터를 수집한 이
코로나19 확산 속에 맞이한 5월. 이런저런 기념일은 변함없이 우리 곁에 다가오고 있다. 이것저것 챙길 일도 역시 달라진 것이 없다. 당장 내일 어린이날을 시작으로, 어버이날, 입양의 날, 스승의 날, 가정의 날, 성년의 날, 부부의 날…. 여기에 직장이나 학교 동료들의 결혼까지 신경 쓰다 보면 기념일 아닌 날이 없을 정도다. 그렇지만 ‘가물’한 정신으로 지낼수만 없는 노릇이 우리네 살림살이다. 해서 많은 사람들이 “올핸 작년보다 더 줄여야 할 것 같다”며 각오를 다지지만 그마저 가능하지 않은 서민들은 마음만 탄다. 최근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직장인 1천여명을 대상으로 ‘5월 개인 휴가 계획과 예상 경비’에 대해 설문조사를 했다. 그 결과, 예상 추가 지출액은 ‘평균 46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조사 때(54만원)보다 8만원이 줄었다. 기혼과 미혼을 나눠서 살펴보면 기혼 직장인은 평균 66만원, 미혼 직장인은 평균 38만원으로 기혼 직장인의 예상 지출이 미혼에 비해 약 1.7배 높게 나타났다. 그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기념일은 어버이날이다. 예상 경비가 평균 28만원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총 예상 경비의 약 60%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그 외에 어린이날은
연탄가스에 전 국민이 떨었던 시절이 있었다. 서민 난방의 주원료인 연탄이 탈 때 배출되는 유독성 가스에 생명을 잃는 경우가 자주 발생했기 때문이다. 멀지도 않은 1960∼70년대 일 이다. 연탄가스는 주로 일산화탄소로 이루어져 있다. 불완전 연소로 생기는 가스다. 헤모글로빈에 대한 결합력이 산소보다 엄청나게 높아 흡입하면 사람은 산소부족으로 죽게 된다. 밀페된 공간의 공기 중에 극히 소량만 존재해도 문제가 된다. 나치 독일의 수용소 가스실에서 자주 사용된 것 중 하나도 이 가스다. 전차 또는 트럭 엔진을 공회전 시켜 거기서 나온 일산화탄소 가스로 사람들을 학살했다. 산업이 발전하면서 우리가 접하는 유독가스는 종류와 독성에 있어서 상상을 초월한다. 넓게는 대기를 오염시켜 지구와 인류를 위협하는 온실가스를 비롯, 화재 등 사고로 인해 유출되는 유독가스까지 주위에 널려 있으면서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 그 중 화재시 각종 자재에서 발생하는 유독가스는 예측을 불허해 더욱 위험하다. 화재 현장에서 10명 중 6명이 가스에 질식사하는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다. 특히 자재 중 플라스틱은 치명적이다. 플라스틱 유독가스의 피해를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는 192명이 사망하고 14
여전히 코로나 19 감염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국민이 많다.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 됐으나 대외 활동도 기피 하면서 무기력증과 우울감을 호소하는 ‘코로나 블루’증상 환자들도 줄어들지 않고 있다. 잘 알려져 있듯 ‘코로나 블루’는 코로나19와 우울감(blue)이 합쳐진 신조어다.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일상에 큰 변화가 닥치면서 생겼다. 그러면서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일상생활 제약이 커지면서 확산됐다. 증상도 여러 가지다. 외부 활동을 자제하고 실내에 머무르면서 생기는 답답함, 감염될 수 있다는 불안감, 작은 증상에도 코로나가 아닐까 걱정하는 두려움, 활동 제약이 계속되면서 느끼는 무기력증, 감염병 관련 정보와 뉴스에 대한 과도한 집착, 주변 사람들에 대한 경계심 증가,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은 민간요법에 대한 맹신 등등. 전국적으로 보건소, 심지어 자살예방센터에 이르기까지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몰려 최근 한 달 새 상담이 5만 건에 이른다는 통계도 있다. 때문에 감염병 전문가들은 앞으로 ‘물리적 방역 못지않게 심리적 방역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아울러 의료계에서는 ‘코로나 블루’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규칙적인 수면과 기상시간 등 일상생활 리듬을
유대인 부모들은 일찍부터 자녀에게 ‘기부’를 가르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리고 익명성을 중시했다. 도움 받는 사람의 자존심을 훼손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기부에도 격조가 있다는 뜻이 숨어있다. 우리도 이에 못지않은 선조들이 많다. 조선후기 성리학자 윤증(尹拯) 가문도 그 중 하나다. 그의 거처인 충남 금산에선 추석 무렵 매해 추수한 벼의 일부를 바로 곳간으로 옮기지 않고 일부러 대문 밖에 쌓아 놓았다고 한다. 양식이 부족한 사람들이 벼를 가져가도 눈감아 주기 위한 조치였다. 가난한 이들의 자존심과 체면까지 배려한 마음이 돋보이는 사례라 아니 할 수 없다. 그런가 하면 전남 구례 운조루에는 기부를 위한 유명한 쌀뒤주도 있다. 조선 영조 때 낙안군수가 세웠다고 하는데, 쌀 두가마 반 정도가 들어가는 크기다. 그 뒤주의 잠금 장치엔 이런 글씨가 써있다. ‘타인능해’(他人能解). 다른 사람도 마음대로 열 수 있다는 뜻이다. 주인과 상관없이 필요한 사람이 알아서 쌀을 가져가도록 한 것이다. 이처럼 단서와 조건 없는 기부가 진정한 기부며 상대에겐 큰 힘이 된다. ‘방황하는 자들을 위한 안내서’라는 책이 있다. 유대교 연구 권위자 모세스 마이모니데스가 쓴 이 책에는 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