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작지만 확실한 행복’이라는 뜻으로 쓰이고 있는 ‘소확행 (小確幸)’.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수필집 ‘랑겔한스섬의 오후’에 등장하는 말이다. 갓 구운 빵을 손으로 찢어 먹는 것, 서랍 안에 반듯하게 접어 돌돌 만 속옷이 잔뜩 쌓여 있는 것, 새로 산 정결한 면 냄새가 풍기는 하얀 셔츠를 머리에서부터 뒤집어쓸 때의 기분'이라고 했다. 소소한 일상 속에서의 ‘작은 행복’ 뜻도 포함된다. 코로나 펜데믹(대유행) 시대를 맞이하면서 모든 이들이 대면 생활을 절제하고 있다. 이러다 보니까 마음의 치유에 출구를 찾고자 이들이 늘어나는 것 같다. 제주 올레길을 걷다가 어느 탐방객 배낭에 이렇게 적혀있는 글귀가 눈에 들어온다. ‘코로나, 길을 걸으면서 치유한다’라고 인쇄되어 있다. 눈에 들어오면서 공감을 했다. 지금 우리는 소소한 일상 속에 작은 행복을 찾고 있는지 모르겠다. 최근 제주도 천연의 숲길인 ‘사려니숲’을 다녀왔다. 아침부터 바람이 세차게 불어 가는 길 걱정했지만 역시 ‘사려니숲’을 거닐면 일상 속 ‘작은 행복’을 느낀다. 초여름 가랑비나 이슬비가 내리는 날 ‘사려니숲’을 찾으면 최고다. 그리고 이렇게 늦은 겨울 무렵 ‘사려니숲’을 찾는 것도 갔다 오
오래전 ‘추억’이 ‘안동’에 있다. 안동대학교 민속학과 졸업생인 후배들과 함께 안동을 방문했다. 청량리역에서 무궁화호를 타고 안동역까지의 기차였다. 안동 ‘하회마을’에서 개최된 ‘하회마을 탈축제’(현재의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가 보기 위한 전통의 도시 '안동'의 문화탐방이었다. '지역의 문화원형을 잘 살린 축제'의 시작이었다. 안동역에 도착해서 숙소인 호텔로 들어선 순간, 청결하고 단아한 숙소에 기분도 상쾌해졌던 기억이 있다. ‘안동댐’ 근처의 은어회집에서 뒤늦게 합류한 민속학과 교수 분들과 같이 ‘안동의 지역문화’에 대한 이야기들을 나눌 수 있었다. 그 후 올해 코로나 사태로 인한 여행 자제로 방문을 하지 못했지만 매년 안동은 주요 문화 콘텐츠의 탐방지였다. 헛재사밥과 안동 간고등어의 유래, 안동 낙동강 하류에서 잡은 은어회가 '왜' 더 맛있는가 하는 것 등등 그들의 안동의 문화 대한 얘기들은 지금도 기억될 만큼이나 각별했다. 안동은 문화 콘텐츠 관계자들이라면 누구나 이곳을 가보면 여러 체험을 해보고 싶은 곳이다. 다시 말해서 ‘문화의 원형’과 ‘이야기 풀어가기’가 가장 전범(典範)이 되는 민속마을인 것이다. 이 하회마을은 2010년에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으
재일동포 한영용씨가 개발한 ‘뿅뿅사’ 모리오카 냉면은 부산 밀면가 가장 유사하다. 그 냉면 하나 가지고, 한적한 지방인 모리오카(盛岡)역 주변을 비롯해 시내 여러 곳에 음식점들이 들어서면서 지역의 대표적인 음식으로 자리를 잡았다. 모리오카하면 '냉면'이라는 이미지를 떠오른다는 일본인들도 상당히 많다. 그가 이렇게 냉면을 개발, 보급하게 된 것도 유년 시절 맛본 냉면의 기억 때문에 비롯되었다. 부산에서 태어난 일본인 故 가와하라 도시오(川原俊夫)사장은 어린 시절 부산 초량시장에서 먹었던 매운 '명란젓' 맛을 잊지 못해 일본인들의 입맛에 맞는 식품으로 만들어 일본 최대 명란 식품 회사 '후쿠야'(ふくや)을 만들었다. 이 명란젓 이야기는 연극, 소설, TV 드라마를 통해 알려졌다. 그는 부산 초량시장 유년 시절의 맛을 평생 잊지 못했다. 일본인들도 명란젓이 한국 그것도 부산에서 전래가 되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문화 콘텐츠에 있어서 글로컬’(global+local), 다시 말해서 ‘지역성’, ‘현지화’의 조율을 통해 음식을 통해 지역의 ‘문화 코드’로 만들어낸 것이다. 오랜 기억, 집안 행사가 있어 아버지와 고향 큰집을 갈 때면 용산역에서 김천역까지 갔다가 꼭
제주도에 해장국집이 많은 것에 대해서는 다소 생소했다. 과거 제주도 출장을 가거나 방문했을 때 아침 해장은 주로 '보말국'이나 '보말칼국수', 숙소에서 조식으로 제공하는 '황태해장국' , '콩나물해장국' 아니면 근처 횟집에서 '매운탕'으로 해장을 주로 했다. 그리고 제주도 향토 음식인 '몸국'도 해장국 역할을 했다. 최근에 제주도에 소고기나 소머리, 그리고 소내장을 음식의 재료로 한 제주식 해장국집이 많이 있으며 애호가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네이버 검색창에 '제주 해장국' 이렇게 쳐보면 406건의 음식점이 나오고 거기에다 방문객의 평점도 매겨져 있다. 여기에 등록되지 않은 해장국집도 상당히 많이 있다. 왜 이렇게 제주도에는 '해장국집'이 많은 것일까 생각해 보았다. 첫째는 아침 일찍부터 배를 타고 나가는 어부나 중산간 농부 그리고 일용 잡부로 건축 현장에서 일하는 해장국을 주된 고객이라는 것이다. 두 번째로는 외지에서 온 관광객들이 전날 숙취로 인해 아침 일찍 해장국집을 찾으면서 시내 중심가에 해장국집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중독성으로 단골손님들이 많아지면서 해장국집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제주 시내 외부 관광객들이 주로 찾는
충북 영동군, 충남 금산군, 전북 무주군 등 3개 지역이 협력하여 지역의 관광활성화사업을 도모하기 위해 3도 3군 문화관광 프로그램인 ‘금강 따라 걷는 삼도(道), 삼미(味), 삼락(樂)’을 연계하고 있다. 그리고 3개 지역의 대표적인 농·특산물을 재료로 음식 메뉴, 디저트, 도시락 메뉴를 개발하였다. 특색을 갖춘 지역 음식들을 보급, 관광 상품화할 계획이다. 일부 시행착오를 겪겠지만 일단은 훌륭한 발상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고장 먹거리와 지역 활성화 파급의 효과는 기대할 만 하다. 지역문화 콘텐츠의 브랜드가 될 수 있는 조건을 갖춘 것이다. 여기에 지역 문화 콘텐츠와 로컬 푸드와의 연계는 앞으로 3군의 과제가 될 것이다. 문화 콘텐츠란 ‘문화적 요소를 지닌 내용물이 미디어에 담긴 것’을 의미한다. 미디어에 담긴 것이라는 정의를 제외하면 지역의 음식도 어떻게 보면 문화 콘텐츠의 한 부분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지역의 문화자본을 활용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것 중에 지역과 연계된 이미지로서 대표되는 음식(食)도 문화 콘텐츠의 하나가 된다. 의(衣), 식(食), 주(住)는 문화 콘텐츠의 하나의 주제가 될 수 있다. 제주도하면 먼저 떠오르는 것 중 하나가
지금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지만 문화예술계는 코르나19 사태로 인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프리랜서 활동하고 있는 문화예술인의 고충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여기에는 문화예술이 본래 가지고 있는 원초적인 한계 때문이기도 하다. 그것은 문화경제의 문제점이기도 하다. 문화예술과 경제의 관계에 대해서는 경제학의 아버지 아담 스미스도 관심을 보였다. 그러나 그는, 문화예술은 시장 가치의 논리로는 정의 내릴 수 없다고 판단했다. 경제학에 있어서 문화와 예술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로 1966년 미국의 경제학자 보몰과 보웬이 ‘공연예술, 경제적 딜레마’라는 보고서가 발간된 이후이다. 그들의 분석에 의하면 경제적 곤란을 일어나는 사유는 ‘보물의 병(病)’이라고 하는 ‘비용질환’이다. 공연예술은 예술가가 직접 참여하는 노동집약적인 작업이고, 신기술개발로 노동력을 절감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그래서 만성적인 적자에 빠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문화예술 단체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없으면 입장료를 인상해야 하고 그렇게 되면 소수에 부자들 외에는 문화 예술을 접하는 것은 어렵다고 보았다. 예를 들어 오페라는 과학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출연 배우의 숫자가 줄
‘후즈유어시티(WHO'S YOUR CITY)’의 저자인 런던대학교 리처드 플로리다 교수는 이 책에서 2만 8000명을 대상으로 한 갤럽 조사 ‘장소와 행복에 대한 조사 survey'에서 입증된 결과에 따르면 자신이 거주하고 있는 장소는 개인의 행복은 물론 직업, 경제력, 인간관계의 향상 등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조사되었다. 우선 치안과 경제적인 안정, 공공 서비스가 원활함, 그 도시 지도자의 자질과 실행력, 도시의 유연성과 개방성, 경관, 쾌적성, 문화적인 환경과 같은 도시의 미적 감각 등이 도시 행복지수로 제시되고 있다. 이러한 것은 전통 경제학에서 토지, 노동, 경제적 자본에서 지식, 교양, 취미, 감성 등 경제력으로 살 수 없는 ’문화적 능력‘인 문화 자본의 개념을 도입한 프랑스 사회학자 피에르 브루디외의 창조계급의 생산력과도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이것을 지역 문화 자본으로 발전시키고자 하는 방안으로 지역문화재단이 설립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지자체에서 재단법인 설립을 추진하고자 하는 취지는, 지역 예술을 활성화시키고 지역 소통을 문화를 통해 확대, 발전을 시키겠다는 것이다. 거기에 공공의 영역에서 경영성과 동시에 공공성을 담보한 재단법인은 대안이
무릇 ‘시장이란 팔 물건이 있으면 사람이 몰리고 그 물건이 다 팔리면 사람들이 떠나서 파장이 되는 것이다’라고 했다. 이러한 시장의 이치는 세상만사의 진리라고할 수 있다. 그래서 시장이라는 것은 ‘가치의 교환’이라는 경제적 논리와 함께 묘한 매력을 느끼게 하는 삶의 현장이기도 하다. 그동안 많은 재래시장도 다니면서 시장이야말로 문화 콘텐츠의 요소가 가득한 장소라는 것은 느꼈다. 강화도 교동면 대륭시장은 6.24 때 연백군에서 교동도로 잠시 피난 온 주민들이 한강 하구가 분단선이 되어 고향에 돌아갈 수 없게 되자 실향인 그들은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고향에 있는 ‘연백시장’을 참고해서 만든 것이 이 골목시장이다. 이 재래시장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시장 골목마다 ‘제비거리’, ‘둥지거리’, ‘와글와글거리’, ‘조롱박거리’, ‘극장거리’ 그리고, ‘벽화거리’등 뒷골목 거리를 구분해서 표시하였다. 2014년 7월 교동대교의 개통과 함께 1970년 경의 분위기가 풍겨서 영화 세트장과 같은 대륭시장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찾아오면서 이 시장이 알려지면서 강화도의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영덕 강구항은 항상 시끌벅적한 수산시장으로 활기가 차 있다. 아침마다 붉은 대게 경
군산 첫 방문은 고군산군도 탐방이었다. 아침에 새만금방조제 근처를 산책하다 보니까 방조제 규모에 놀랐다. 군산시 시내로 들어가는 택시를 타고 가는 도로에서 본 군산산업단지를 보고는 다시 놀랐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택시운전 기사가 가는 길목에 펼쳐지는 군산의 산하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들려줄 때, 그리고 과거 일제강점기 때 군산에 대한 상세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군산의 근·현대사에 대해 짧게 이해하게 되었다. 군산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생활 터전이 이곳임을 감안하더라도 그의 군산에 대한 자부심이 인상이 깊었다. 그리고 향후 군산이 타 항구도시보다 근대의 모습들이 잘 간직되어 있는 만큼 많은 외지 관광객들이 꾸준히 올 것이고, 최근 들어 더 꾸준히 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군산 구도심 재생은 그 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다. 군산이 일제 강점기를 겪으면서 남아있던 일본 적산가옥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원형에 가까운 형태로 보존, 유지하고 현존하는 군산시의 근대 건축들을 지역 정체성으로 부여하면서 차별화된 대표성을 부각시켰다. 이러한 문화관광 정책을 통해 군산 구도심의 문화자산으로 발전시켰다. 그리고 군산 월명동을 중심으로 한 구도심에는 지속적으로 관광객들이 늘어나고 있다
근대 ‘개항장 인천’은 상당히 매력적인 지역 고유의 문화관광 콘텐츠 자본들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 최초 서양식 호텔인 대불호텔의 ‘커피’와 설탕을 발효시킨 6% 알코올 음료에서 발전된 청량음료 ‘사이다’, 신포시장의 ‘신포만두’·‘쫄면’·‘닭강정’, 차이나타운에서 비롯된 ‘자장면’, ‘공갈빵’, ‘월병’, ‘옹기병’ 등이 우리나라에서 처음 도입되거나 시작된 그것이다. 또한 동북아의 허브 공항이라고 할 수 있는 ‘인천국제공항’, 인천시 중구를 중심으로 원도심 속에 펼쳐진 근대 개항장의 유서가 깊은 건축물들도 상당시 남아 있다. 또한 동북아시아의 경제 중심이 될 신도시 ‘인천경제자유구역’ 등도 향후 인천의 미래 전략적 발전의 기초가 될 문화자본의 요소들이다. 인천 중구 일대에는 1883년 개항 당시의 역사적 건물들이 많이 보존돼 있다. 개항 당시 각국의 건축 양식에 따라 지어진 건축물들은 그 이국적인 풍모로 매우 흥미로운 경관을 연출하고 있다, 이를 활용하기 위해 시작된 원도심 재생사업인 ‘인천 중구미술문화공간 조성사업’은 과거 물류창고였던 유서깊은 건축물을 리모델링하여 인천아트플랫폼이라는 복합문화공간을 탄생시켰다. 또 이곳에는 또 근대문학관이 개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