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하버드 대학교 교수이자 정치철학자로 유명한 마이클 샌델 교수는 ‘능력의 횡포(The tyranny of merit)’이라는 제목의 책 출판을 기념한 테드(TED) 강연에서 세계화는 깊은 불평등과 임금 정체를 야기했음에도 불구하고 높은 소득 등 세계 경제에서 살아남으려면 대학을 나와야 한다는 세계화 옹호자들은 비판했다. 여기서 능력(merit)은 실력이나 성과, 지능 등을 뜻하는 용어지만 능력주의(meritocracy)에는 많은 함축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교육받거나 능력 있는 계층의 지배층'이 운영하는 어떤 정부를 가리키기도 하고, 원칙 외의 뭔가에 차이를 두는 체제를 의미하기도 한다. 또 마이클 샌델 교수는 지금의 코로나 확산은 교육을 많이 받지는 않았지만 그동안 수선공, 식료품 가게 점원 등과 같이 급여가 낮다고 무시하고, 존경하지 않던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얼마나 많이 의존해 왔었는지를 자각하게 해준다고 했다. 그동안 공부라는 기준으로 누구는 사무직으로, 누구는 청소부가 되는 능력주의는 공공의 선을 손상시키고, 직업에 열등의식을 심어주는 오류에 빠지게 했다며 이제는 그들이 하는 일의 중요성을 참작하여 급여나 사회적 인정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2019년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여름휴가가 한창인 8월 1일 오전 의정부시 00아파트 10층에서 화재가 발생하였다. 평일이라 많은 주민들이 출근을 하여 인명피해가 없을 것이라는 생각과 달리 경상자 2명, 연기 흡입자 수가 28명이나 되었다. 여기서 눈여겨봐야 할 내용은 공동주택 화재의 경우 화재가 발생한 해당 층 또는 위층 세대에서 인명피해가 발생하는 것이 일반적이나, 의정부 아파트 화재는 10층부터 20층까지 많은 세대에서 인명피해가 발생하였다는 것이다. 원인을 보면 상부층 주민들이 세대 출입문과 계단 방화문을 개방한 채로 대피하여 계단실로 유입된 연기에 의한 다수의 연기흡입자가 발생하였다. 그러면, “공동주택 화재 시 슬기롭게 대피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은 당연히 있다. 지금부터 상황에 맞는 적절한 피난 방법에 대하여 함께 알아보도록 하자. 첫 번째로 방화문과 세대 방문, 창문은 항상 닫혀있어야 한다. 화재 발생 시 발생하는 다량의 연기는 외부로 통하는 작은 틈 사이로도 이동하기 때문에 피난에 있어 꼭 잊지 말아야 할 내용이다. 또한 밀폐된 공간에서는 화재의 연소 확대가 느리게 진행되어 피난할 수 있는 시간이 길어지는 장점도 있
의료계 파업과 관련해 정부와 전공의들 간의 힘겨루기 양상이 국민에게 피해를 입히는 상황까지 몰렸다. 협상력 부재의 정부와 국민에게 동의를 얻지 못한 파업의 피해자는 바로 대한민국 국민이다. 지난 2월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고 점차 심각한 국면에 접어들었을 때 많은 국민들은 의료인들의 정말 헌신적인 노력에 감사했다. 그리고 그들의 노고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그러나 최근 전공의들의 파업 문제에 있어서는 동의하지 않는 국민들이 더 많다는 것을 체감적으로 느낄 수 있다. 의료인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이 전공에 파업에 동의하지 않는 이유는 시국 때문이다. 지금의 시국은 국민들 모두가 지혜를 모아야 하는 시기이다. 좀처럼 잡히지 않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경기는 바닥을 치고 있고 내수는 물론 수출까지 어려운 것이 현 시국이다. 그리고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인한 공포는 국민들을 단체 우울증까지 걸리게 할 정도이다. 이쯤이면 전쟁에 버금가는 어려운 지경이라고 볼 수 있다. 과거 선조가 권력에 집착해 나라가 위태로웠을 때 이씨왕조를 몰아내고 새로운 왕조를 세우자는 모임이 있었다. 그 모임에는 신분의 차이가 없었다. 모임은 비밀리에 확대됐고, 세력
코로나19는 우리의 일상을 변화시키고 있다. 우리가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했던 전염병 대유행은 우리의 사고방식, 나아가 삶의 방식까지 변화시키고 있다. 우리는 뉴스에서 코로나19 확진자수를 체크하고, 우리 동네에 확진자가 있는지, 또한 그들의 동선이 어떻게 되는지 확인하는 일이 일상이 되었고, 마스크를 착용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마트를 이용하는 것이 너무나 불편하지만 자연스러운 일이 되었다. 불과 몇 개월 남짓한 기간에 코로나19가 가져온 변화는 놀라울 정도다. 우리는 이러한 변화 속에서 모두 힘겹게 코로나19에 맞서 견디고 있지만, 안타깝게도 코로나는 우리의 생활 속에서 쉽게 사라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확진자들이 꾸준히 늘어나고, 잊을 만하면 한번 씩 대형 감염사태들이 터지면서 우리에게 큰 공포심을 주고 있다. 가까운 사람의 경‧조사에 가는 것도 부담스럽게 느껴지는 것이 요즘의 일상이다. 코로나19는 우리에게 언택트(Untack)시대를 살아가도록 강요하는 것 같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한 가지 놀라운 경험을 했다. 올해 아파트 동대표선거를 온라인투표로 한 것이다. 평소 아파트 동대표선거에 전혀 관심이 없고 귀찮아서 투표에 참여해 본 적이 없었는데
수 평 선 이 승 구 지워질 듯 말 듯 희미한 선 하나 아득한 저곳이 바다끝인가 가까이 다가 갈수록 저만치 또 멀어져 가네 가도 가도 지워지지 않는 꿈처럼 끝이 없네 이승구 1954년 부산 영도출생, 공군사관학교와 서울대 건축과를 나와, 연세대학원을 졸업하고, 국방대학원 안보정책과정을 수료하였고, 대령으로 전역했다. 보국훈장을 수상했으며, 대우건설 상임 고문과 행림건축 전무를 거쳐, 극동크리트 본부장으로 일하고 있다. ‘홍시 詩作문학회’에서 창작활동을 하고 있다.
피 서 김 규 성 딸아이가 기르는 고양이하고 논다 고양이는 사냥감을 쫓고 나는 또 그것을 감추는 놀이인데 장난감은 마냥 쫓기면서도 숨은 척 하며 고양이의 눈을 기다리고 있다 처음에는 마지못해 놀아주다가 어느새 함께 논다 방안은 온통 놀이터고 벽시계 초침 소리도 고수가 되어 함께 어울려 논다 지구를 고양이 눈에 싣고 별세계로 휴가를 온 것일까 새로 산 티비는 저만큼 떨어져 혼자 떠들고 있다 1950년 전남 영광출생, 2020 현대시학으로 등단. 시집 ‘고맙다는 말을 못했다’, ‘신이 놓친 악보’, ‘시간에는 나사가 있다’와 산문집 ‘산들내 민들레’, ‘뫔’ 등이 있다.
봄비와 나 사이 서 영 택 봄과 비 사이 무슨 일이 있었는지 햇살 잡고 갓 피어난 개나리는 왜 어깨가 젖었는지 베란다 창으로 뭉쳐진 시간이 흘러내린다 불확실한 내일이 겨우내 자라던 막막함이 한 남자의 쓸쓸한 그림자가 흐른다 놀이터 한가운데 열린 괄호같은 웅덩이 누군가 건네지 못한 말이 고여있다 어린 나는 첨벙거리며 웃는다 웃음소리에 시간의 속도가 비켜간 기억이 둥글게 퍼지고 바람의 혀가 내게 전한 말은 끝내 해석되지 않는데 계절의 속살을 감춘 빗소리가 부풀어 오른다 봄비와 나 사이 무슨 일이 있었는지 나를 닮은 잿빛구름이 하늘을 빠져나가지 못하고 있다 서영택 1952년 경남 마산출생. 2011년 ‘시산맥’으로 등단. 시집으로 ‘현동 381번지’가 있다.
“포돌이, 포순이한테 마스크를 씌워볼까?” “오, 그거 좋은 생각입니다. 사람들 간격은 2m로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수원중부경찰서 방범순찰대 소속 김 상경과 전 일경의 대화 내용이다. 두 대원은 치열하게 고민을 거듭한 끝에 수원중부방범순찰대에서 열린 코로나19 방역 포스터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이들은 “마스크 착용, 손 씻기 등 방역에 있어서 기본이 되는 것들을 강조해서 표현해 보았더니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던 것 같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이들의 우승 전략과 같이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가장 중요한 전략은 바로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는 것이다. 첫째는 철저한 마스크 착용이다. 사람들이 모여 있는 실내 장소에서는 답답하더라도 마스크 착용을 최대한 유지해야 한다. 둘째는 올바른 손 씻기의 생활화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를 효과적으로 예방하기 위해서는 올바른 손 씻기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이를 실천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셋째는 코로나19 감염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자가 격리를 해야 한다. “나 하나쯤이야” 같은 설마 하는 생각으로 위 증상이 나타남에도 불구하고 자가 격리를 하지 않으면 사랑하는 가족과 직장동료를 감염시킬 수 있기
요즈음 외국인이 출연하여 대한민국의 문화를 직접 경험하고 느끼는 방송이 많이 생겼다. 방송 뿐 아니라 인터넷 사이트와 SNS 등을 통한 외국인의 한국에 대한 경험담과 문화 충격 등을 소개하면서 한국을 칭찬하는 것을 자주 보게 된다. 외국인들이 놀라는 한국의 문화에 대한 반응을 대략 살펴보면, 야간에도 마음껏 외출을 할 수 있는 치안상태, 신속한 배달문화, 깨끗한 화장실, 편리하고 저렴한 대중교통 등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부분에 대하여 후한 점수를 주고 있다. 우리에게는 당연했던 이런 일들이 외국인의 눈에는 그렇게 신기했었나보다. 우리의 생활이 그렇게도 높은 수준이었는데 우리는 늘 부족하다는 생각으로 살아온 것은 아닐까? 일제강점기와 6·25 등의 국난을 극복하고 경제개발을 추진하던 과정에서 우리의 목표는 선진국을 향한 염원 하나로 달려온 길고 험한 여정이었다. 우리가 그토록 실현하고자 앞만 보고 달려왔던 그 인고의 시간에 대한 보상이 언제 이루어질지 몰랐는데 바로 지금이 그 시기라는 생각이다. K-POP, K-드라마, K-뷰티, K-방역 등 우리가 뭔가를 내놓으면 그것이 세계 일류가 되는 현실에서 이제는 누가 뭐라고 하여도 우리는 선진국이 된 것이다. 수십…
낮은 집 서 승 현 오솔길 풀숲 속 작은 집 하나 있다 낮게 등 굽히고 엎드려 있다 간간히 들려오는 발자국 소리 오랜 고요 흔들며 잠길 속 흐르는 집 햇살 뜨거우면 둘러 선 나무들 낙엽 몇 선선히 떨어뜨려 주고 낮은 등 더욱 굽혀 흙더미 끌어안은 채 세월 속 스러지는 오래 된 집 낮게, 또 낮게 엎드리다 오체투지 평지되어 바람결에 흩어져 버릴 집 언젠가는 돌아가야 될 지상에서 가장 낮은 집 서승현 1962년 강원 태백출생. 광주대문창과,전남대 국문과, 동신대 박사. 2001년 계간 ‘시와사람’ 신인상 등단, 시집으로 ‘푸른현호색꽃 성채에 들다’가 있음. 2001년 제2회 전국가사·시조창작대회 대상 수상, 제5회 전국계간문예지편집인회 우수작품상 수상. ‘시와사람’ 편집장 및 ‘시와사람시학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