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서재에 테크노 헤게모니란 제목의 책이 있다. 일본의 과학자 야쿠시지 타이조 박사가 쓰고 강박광 박사가 번역하여 겸지사에서 출판한 책이다. 내용의 핵심인즉 어느 시대에서 그 시대를 주도하는 국가가 있기 마련인데 그런 역할을 감당하는 국가는 기술이 가장 앞선 나라란 것이다. 기술, 즉 technology가 가장 앞선 나라가 세계사의 헤게모니를 행사하는 국가이다. 프랑스가 백년 헤게모니를 잡고 다음은 영국, 영국 다음은 독일, 그리고 소련 공산국가가 일어나 백년 못 미쳐 사라지고 지금은 미국이다. 그러나 20여 년 전에 미국이 일본의 발목을 잡아 당겨 20여 년 잠잠히 있다가 요즘 아베가 등장하면서 깨어나고 있다. 그런데 소련이 주저앉고 일본이 멈칫거리는 동안 중국이 미국에 도전하고 있다. 중국이 미국을 능가하기는 아직은 역부족이다. 쉽게 표현하자면 중국이 자신의 능력을 과대평가한 셈이다. 중국이 미국에 앞서기에는 결정적인 약점이 몇 가지 있다. 그래서 등소평은 중국의 장래에 대한 전략을 일러 주면서 앞으로 100년은 미국에 맞서지 말라 하였다. 바로 도광양회란 말 속에 등소평의 경륜이 담겨 있다. 도광양회란 빛을 감추고 실력을 길러 때를 기다리란 말이다.…
6월 30일, 문재인 대통령, 트럼프 미국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정전협정 66년 만에 처음으로 판문점에서 만났고 세계는 이를 ‘역사적 만남’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지금으로부터 69년 전은 이와 같은 광경을 예상할 수 없었을 것이다. 1950년 6월 25일, 북한군의 남침으로 전쟁이 발발되자 바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북한의 행위를 침략행위라 선언하고 북한군에게 침략행위 중지 및 38도선 이북으로의 철수를 명했다. 그리고 이틀 뒤인 6월 27일, 안전보장이사회는 유엔 회원국들에게 한국에 대한 원조를 권고했다. 또한 ‘유엔 회원국의 북한군 격퇴 참여’를 결정하고 미국을 주축으로 유엔 사령부를 결성했다. 이후 1950년 7월 5일, 바다와 하늘을 건너 스미스 특수부대가 최초로 오산전투에 투입됐고, 그 이후로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이 있기까지 22개국의 약 195만 명의 군인과 의사들이 6·25전쟁에 참여했다. 이에, 우리나라는 수많은 유엔(UN)참전국과 참전용사의 희생을 후대에 계승하기 위해 6·25전쟁 정전협정일인 7월27일을 ‘유엔(UN)군 참전의 날&rsq…
“기호 1번! 기호 1번!” 다음 주에 있을 학생회 정·부회장 선거를 앞두고 이른 아침부터 교문 앞은 ‘북적북적’이다. 후보자로 나온 학생들과 그를 지지하는 선거운동원 학생들의 모습은 여느 선거와 다를 바가 없다. 아직 중학생이지만 단순하게 흥미만 끄는 공약을 내 건 후보는 단 한 명도 없다. 진지하게 고민한 흔적이 여기저기 보인다. ‘동아리 활동’이나 ‘방과후학교’에 대한 공약부터 ‘학교 규정’과 ‘학교생활’에 대한 이야기까지 아이들이 평소 나누던 고민을 중심으로 공약이 펼쳐진다. 중학교 학생회 정·부회장은 그 어떤 명예직도 아닌 순수한 봉사직이다. 아이들도 그것을 잘 알고 있지만 선거철이 되면 이렇게나 열심이다. 자, 이제 투표를 할 시간이다. 평소 같았으면 벌써 여러 선생님들이 장내 질서를 위해 분주했을 텐데 오늘은 다르다. 아이들은 긴장한 표정으로 기표소에 들어간다. 기표소를 나와서야 아이들은 본연의 밝은 미소를 되찾는다. 그렇게 이번 선거도 막을 내렸다.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것부…
병역 기피로 국내 입국이 금지된 유승준 씨에 대한 입국 금지 조치가 위법하다는 대법원의 판결이 화제가 되고 있다. 재외동포법에 의거해 만 38세면 병역 면제 나이인데 주 LA총영사관은 5년간 이유 없이 그의 비자 발급을 거부해 입국을 막았다는 판단이다. 법조계에서도 반론이 비등한데 이번 일로 그의 그동안의 행동과 인간적인 하소연, 그리고 법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다. 법은 인격 존중을 우선으로 하고 법 앞에 만인은 평등하다. 분단보다는 통일이 이슈인 지금, 시간이 지났다고 또 온정주의로 판결이 뒤집힐 수 있는 나라가 된 것이다. 입국 금지가 부당한 것인지를 두고 판단이 엇갈렸지만 대법원의 결정은 존중돼야 한다. 하지만 우리 국민은 물론 외국인들도 의아해 할 것이다. 이번 판결은 계속 재판하면 안될 것도 없는 나라라는 인식을 심어주기에 충분하다. 그는 2002년 1월에 입대 한 달을 앞두고 해외공연을 이유로 미국으로 출국한 뒤 시민권을 취득해 온 국민을 실망시켰다. 이런 유사 사례는 그와 비슷한 처지에 있는 연예인들이 따라하지 말란 법도 없다. 조국을 등진 이들을 다시 받아주는 나라, 그렇다면 정말 잘못된 나라다. 전쟁 발발 시 휴가 나갔던 장병들은
자연현상과 관련된 천재지변을 자연재해라 하고, 사람의 실수·부주의·고의로 일어난 사고를 사회재난이라 한다. 최근 여러 형태가 동시에 발생하는 복합재난의 빈도 증가와 피해 규모도 대형화되는 추세이다. 우리는 언제 어떻게 발생할지 모르는 재난에 유비무환(有備無患)의 자세로 대비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현실 여건에 맞는 대응 매뉴얼과 더불어 실전과 같은 교육훈련을 하는 등 충분한 준비와 유사시 대응방법을 익혀놓는 등 위기에 대처하는 대비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시민은 스스로 생존할 수 있게 대비태세를 훈련·숙달하여 자율적 대처능력을 길러야 하며, 각 직장은 초동단계에서 대응하는 자체소방대 역할이 중요한 만큼 스스로 훈련하는 시스템을 갖추어야 하고, 관(官)에서는 자율 대처능력 향상을 위해 안전관리 상태 및 지원을 주축으로 하는 선진국형 재난대비시스템이 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신속하고 체계적인 대응을 위해 사례를 교훈 삼아 반성함과 동시에 대비태세를 촘촘하게 정비하여 실질적 훈련을 실시하고, 시민의 자율적 대처능력 배양을 위한 교육· 훈련의 충실한 지원과 평가, 피드백도 이뤄져야 한다. 우리 자신과 가족들의 소중
건강보험은 우리나라 사회보험 중 국민부담 비중이 비교적 높고 국민의 실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제도다. 2017년 8월 문재인 대통령은 비급여의 급여화를 통해 건강보험 보장률 70% 달성을 목표로 하는 ‘문케어’를 발표한 바 있다. 이러한 건강보험 급여 확대로 환자 뿐 아니라 아동·여성·노인 등 취약계층의 의료비가 크게 줄어드는 장점도 있지만 그에 따른 보험료 인상 부담은 소비자의 몫이어서 올해 보험료가 3.49%나 올랐다. 건강보험 재정건전성을 유지하면서 보험급여율을 높이려면 국고지원 확대 등 다양한 방면에서 국민의 보험료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하는데 그 중 제일 먼저 고려해야할 것은 사무장 병원과 면허대여 약국의 부당청구에 따른 건강보험 재정누수 방지라고 생각한다. 현행 의료법 제33조에 따라 의료인이 아닌 사람은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없게 되어 있는데 의사 면허를 대여해 의료기관을 개설·운영하는 사무장병원은 해마다 증가해 2009년 6곳이었던 것이 2017년에는 약 40배인 239곳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지난 10년 동안 사무장병원이 챙긴 부당이익은 2조5천490…
우리 사회는 급격한 저출산과 고령화로 가구 구조의 큰 변화를 가져오고 있으며, 급기야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0.98명으로 세계에서 유일하게 1%미만대를 기록하며 OECD 국가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2002년부터 지속되고 있는 우리나라 저출산은 인구절벽을 넘어 사회경제 기반의 변화와 도시와 농촌 간의 인구격차 등 문제로 확대되고 있다. 이러한 사회현상은 국내 노동시장의 인력난과 함께 외국인 근로자를 유입하게 한 배경이 됐으며, 현재 국내체류외국인은 인구의 4%이상으로 매년 증가추세라고 통계청이 발표했다. 한 예로, 도농복합도시인 김포시는 김포한강신도시에 많은 인구가 유입돼 평균연령이 39세인 젊은 도시가 됐으나 다른 읍·면 지역은 노년층과 외국인근로자 다수 거주하고 있다. 다양한 세대와 인종이 모여 살고 있는 우리 사회는 김포시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에서 세대갈등, 다문화에 대한 편견, 중도입국 자녀들의 사회 부적응 등 크고 작은 갈등이 발생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14년 5월 ‘문화다양성의 보호와 증진에 관한 법률’을 제정했다. ‘문화다양성’은 인권 및 문화권을 기본으로 인종·국적뿐만…
음주운전에 이어 우리사회의 주취자(酒醉者)의 문제는 알콜남용 또는 의존에 의해 공격성이 증가돼 범죄를 야기하기 때문이다. 주취자 관련 경찰 신고 유형에서 가장 많은 것은 보호조치와 주취자의 행패소란 관련 신고다. 특히 경찰관들의 애로사항으로는 주취자에 대한 보호조치 중 돌발상황에 대한 부담, 경찰관의 부상가능성과 욕설로 인한 스트레스, 인계할 곳이 없어 대응이 어려운 점 등이 많이 따른다. 우선 보호조치 대상을 가장 먼저 판단하는 경찰관이 의료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주취자에 대한 치료와 보호를 할수 있는 의료시설을 확대하고 소방, 지자체, 의료기관 등과의 협력이 이전보다 대폭 강화돼야 한다. 면책권에 대한 도입을 검토하거나 적어도 책임소재에 대한 명확한 설정이 이뤄져야 한다. 주취자보호법 제정이나 경찰관무집행법 개정을 통해 행패소란 등에 대한 법집행도 강화될 필요가 있다. 우리사회의 관대한 음주문화 때문에 각종 범죄통계자료를 보면 주취범죄는 이미 도구적 범죄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어 간과하기에는 많은 문제점이 발견되고 있다. 경찰-의료인의 상호의무관계를 제안하고 그러한 관계의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세분화된 지침을 마련해 주취자 보호에 대한 비용 책임…
올해 장마철도 안전한 시간을 보내기 위해선 재해·재난에 대한 예방이 필수적이다. 우선적으로 평소 자신이 살고 있는 곳이나 머무는 곳이 저지대나 상습침수지역인지 파악하고, 침수 상황에 대비하여 대피장소 등을 파악해두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장마철에 자주 발생하는 안전사고 유형들을 미리 파악해 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첫째, 장마철의 교통사고다. 빗길에는 제동거리가 길어지고 시야가 좁아지기 때문에 장마철 차량을 운행하는 운전자는 평상시보다 20~50% 감속 운행해야 하며, 평소보다 차량 간 안전거리를 확보해야 한다. 이밖에도 장마철 전에 타이어 마모상태와 공기압을 점검하고, 빗물을 걷어내는 와이퍼의 작동상태를 점검하는 것이 필요하다. 둘째, 장마철 감전사고다. 장마가 시작되면서 물기와 습기로 인한 감전사고 위험이 높아 감전사고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 감전사고를 예방하려면 우선 젖은 손으로 전기제품을 만지지 않는 등 안전수칙을 잘 지켜야 한다. 특히 어린이 감전사고 예방을 위해 평소에도 콘센트에 안전커버를 덮고, 멀티탭이나 전선 등은 아이 눈에 띄지 않도록 정리를 생활화해야 한다. 셋째, 장마철 식중독이다. 장마철에는 여름철 고온과 습한 기후가…
지난 3월 15일 뉴질랜드의 ‘크라이스트 처치’ 시내 이슬람 사원 2곳에서 무장 괴한에 의한 총기난사로 50명이 숨지고 48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총기테러 사건이 발생했다. 특히 이번 사건은 범인이 카메라가 부착된 헬멧을 쓰고 테러 공격을 실시간으로 페이스북에 생중계해 전 세계가 큰 충격을 받았다. 테러 위협이 전 세계에 상존하는 지금, 우리나라도 예외일 수 없기에 우리 모두 관심을 가지고 테러 위협으로부터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이미 우리나라는 이슬람 무장단체인 IS가 테러대상국으로 지목한 상태이고, 이들에 의한 테러가 아니더라고 갑질·흙수저 논란 등 사회문제로 사회에 반감을 가진 자국민에 의한 자생적 테러도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 이에 우리나라는 2016년 테러방지법을 제정해 경찰은 테러 대비 국가중요시설과 백화점, 지하철역 등 다중이용시설을 수시 점검하고, 각종 테러 발생 상황을 가정한 합동훈련을 하고 있다. 하지만 언제 발생할지 모르는 테러를 막기에는 경찰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테러를 초기에 발견하고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시민들이 관심과 경각심을 가지고 테러 감시자로서의 역할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