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 초연된 연극 ‘온 더 비트’가 종연 단 4개월 만에 앵콜 공연으로 다시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온 더 비트’는 프랑스 배우이자 연출가인 쎄드릭 샤퓌(Cédric Chapuis)가 직접 쓰고 연기한 1인극으로, 2003년 프랑스에서 초연됐다. 2016년 몰리에르 1인극상에 후보로 올랐으며, 2021년 오프 아비뇽 페스티벌에서는 최고의 1인극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작품은 남들과는 조금 다른 소년 ‘아드리앙’과 그의 전부인 드럼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다. ◇ “내 인생에서 처음으로 혼자가 아닌 순간이었어요.” “엄마는 걱정하는 데 관심이 많은 사람이었거든요. 내가 말을 많이 안 해서 걱정을 했고, 나한테 또래 친구가 별로 없어서 걱정을 했고, 선생님이 나를 걱정해서 걱정을 했어요. 근데요, 저는 아직도 이해가 잘 안 가요.” 작품은 엄마의 걱정거리인 아드리앙의 시선과 언어로 극을 끌어 간다. 걷기, 농구하기, 저녁만들기, 심지어 선생님한테 뺨을 맞는 순간까지, 세상 모든 것이 리듬과 박자로 표현되고, 소리로 덮인 아드리앙은 자신을 이해하지 못하는 다른 사람들을 이해할 수가 없다. 그렇게 점점 더 아드리앙은 자신만의 세계로 빠져든다. 드럼과 함께하는 시
“넌 현명한 사람이야. 네 본능을 의심하지 마.” “너는 네가 할 일을 참 잘해왔어.” 필라델피아 북부, 낡고 허름한 집에 살고 있는 고아형제 ‘트릿’과 ‘필립’. 그 누구의 보호도 없이 오롯이 서로를 의지하며 살아온 두 사람에게는 서로가 세상의 전부이다. 따뜻한 말 한 마디, 든든한 응원과 위로는 받아본 적이 없다. 지난달 29일 개막한 연극 ‘오펀스(Orphans)’는 제목 그대로 사회에서 소외된 혹은 소외됐던 ‘고아들’의 이야기다. 가장인 트릿은 좀도둑질로 생계를 이어가고, 어릴 적 알레르기 반응으로 목숨을 잃을 뻔한 필립은 형이 일(?)을 하러 나간 사이 집을 지키며 살고 있다. 동생을 향한 사랑과 과한 보호심에 트릿은 필립이 문맹으로 세상과 단절된 채 살기를 강요하지만, 집밖이 궁금한 필립은 신문을 읽고, 책에 어려운 단어를 밑줄 치며 형 몰래 지식을 쌓아간다. 어느 날 트릿은 술집에서 부유해 보이는 중년 남성을 납치해오는데, ‘해롤드’라는 이름의 이 남자가 알고 보니 시카고 갱스터(gangster)이다. 그리고 그는 만취해 고백한다. 자신 역시 ‘고아’였다고. “나 저 사람 맘에 들어.”(필립) “마음에 두지 마.”(트릿) “좋은 사람 같아 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