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응 작가의 대표작 ‘바람의 정원Ⅰ’, ‘바람의 정원Ⅱ’엔 그의 자아가 들어가 있다. 밀밭이 끝없이 펼쳐진 프랑스 노르망디의 작업실 옆에 가방을 든 작은 신사가 서 있다. 장욱진의 자화상을 모티브로 한 그림이다. 길가엔 반 고흐가, 나무 아래엔 겸재 정선이, 담벼락 옆엔 모네가 자리한다. 작가가 존경한 인물들을 통해 작가의 자아를 표현했다. 수원 행궁동의 예술공간 아름과 실험공간 UZ서 박찬응 작가의 초대전 ‘표류_감각_아카이빙’이 열리고 있다. 수원에서 고등학교를 나오고 그 인연으로 수원에서 전시를 열게 된 작가가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그린 작품들을 내놓는 자리다. 프랑스 노르망디에서 2~3개월 머물며 작업실과 주변 풍경, 해변가 등을 그렸다. 최근 작업하고 있는 수묵이 접목된 작품들도 내놓는다. 전시의 주제는 ‘표류’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를 거치며 정처없이 떠도는 ‘표류’ 상태에 있는 인류처럼 작가 자신도 제주, 신안, 옥천, 의왕, 프랑스 노르망디, 페깡, 남프랑스 뚜르즈 가베르니 등을 표류한다. 코로나19 상황을 정확하게 읽어내는 사람이 없듯이 작가는 그 모든 상황을 적극적으로 끌어안는다. 주요 작품들은 이 시기 프랑스 노르망디 작업실에서 탄
최인호의 소설 ‘겨울 나그네’를 원작으로 한 뮤지컬 ‘겨울 나그네’가 관객을 만나고 있다. 최인호는 이 소설을 1983년 9월부터 1984년 11월까지 ‘동아일보’에 연재했는데, 제목은 실연당한 청춘의 방황하는 모습을 다룬 슈베르트의 ‘겨울 나그네’에서 따왔다. 전도유망한 의과대학 본과 2학년생 한민우는 어느 날 자전거를 타고 가다 성악과 3학년 정다혜와 부딪히게 된다. 첫 눈에 사랑에 빠진 둘은 설레는 사랑을 시작한다. 하지만 곧 한민우는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의도치 않은 사고로 나락에 빠지게 된다. 정다혜는 하염없이 사라진 한민우를 기다린다. 기지촌 클럽 나이아가라에서 마약 밀수를 하며 생계를 이어가게 된 한민우는 정다혜만을 사랑하지만, 밑바닥 인생을 살며 의도적으로 한민우에게 접근한 제니에 의해 가정을 꾸리게 된다. 새로운 삶을 살려고 경찰에 자수도 해보지만 정다혜의 행복을 위해 그녀를 놓아주고 패싸움으로 죽게 된다. 청춘의 사랑과 방랑, 죽음에 상념이 가득했던 슈베르트의 ‘겨울 나그네’처럼 극 역시 감성적이고 섬세하다. 사랑을 시작한 청춘의 설렘, 어쩔 수 없는 상황에 더해지는 안타까움, 엇갈리는 주인공들은 애절하게 감정을 자극하며 서사가 가진 힘을 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