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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이 뒤섞인 희망을 본다”

‘남한산성’ 작가 김훈, 21세기 경기포럼 초청 강연

“치열한 관념의 아름다움보다 네 이웃이 처한 삶의 아름다움이 존중돼야 한다.”

132회 ‘21세기 희망의 경기포럼’이 열린 27일 소설가 김 훈은 신간 ‘남한산성’을 주제로 “치욕적이고 억울한 병자호란의 결과, 절망에 빠진 나라를 이끄는 만백성 ‘아버지’로서의 왕의 아름다움은 한 개인의 강한 도덕성보다 높이 평가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전작 ‘칼의 노래’와 ‘현의 노래’로 선 굵은 문체를 드러낸 김 훈의 신작 남한산성은 비극적인 역사를 애써 희망으로 감싸지 않았고 작가 스스로도 어린시절 주한미군에게 초콜릿을 구걸하며 살아온 절망적 삶을 토로했다.

김 훈 작가는 “남한산성에 모인 1만2천여명의 군사는 도덕성·국가 존엄성을 논하며 싸우려는 자, 도망치려는 자, 침묵하는 자 등 별라별 사람이었다”며 “그들에게 남은 것은 비축된 45일간의 식량과 ‘말(대화)’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남한산성에 모인 사람들은 말만 할 수 있었을 상황으로 추측, 그 안에서 한 지식인은 조선의 존엄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싸워야 한다고 말하고, 또 다른 사람은 나라를 버리고 항복해야 한다는 말을 했었을 것”이라며 “하지만 왕(인조)이 남한산성의 문을 열고 속국이 되는 것으로 결말을 내린 것은 만백성의 아버지로서 개인과 공동체, 국가 모두를 고려한 선택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사람의 삶은 영원한 것이 있어야 한다. 기어코 살고봐야 하는 것이다”며 “대학시절 청춘의 소망이 ‘밥’이었다. 이제는 ‘밥’과 함께 기생해온 비리와 악이 우리와 어떻게 살아왔는가를 고려, 밥먹는 나라를 만들면서 우리는 대체 어떻게 살았는가를 정리하겠다”고 말했다.

김 훈 작가는 이날 포럼에서 인조시대의 약소한 나라도 아니고 피난길에 올라 기차 지붕에 올라타는 가난의 설움과 객석에 앉아가는 차별의 시대도 변화했다고 평가, 절망의 시대에서 절망에 뒤섞인 희망을 본다며 포럼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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