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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인력시장 어둠속에서 ‘희망의 빛’ 쏘다

전직 사장님 등 재기 의지 후끈… 90% 현장투입 ‘활기’

“삶의 눈높이를 낮추니깐 재기할 기회가 보이네요. 남들이 꿈나라에 빠져 있을 새벽시간에 나와서 노동현장으로 팔려나가는 내 신세가 조금은 한탄스럽지만, 이를 재기의 기회라고 생각하면서 열심히 일을 하니깐 되레 희망이 보이더라구요”

지난 18일 새벽 5시 수원시 팔달구 지동에 있는 인력사무소 앞.

최근 건설현장 일자리가 늘어나면서 한달에 20일이상 근무를 하고 있다는 백모씨(43)는 이곳 인력시장에서 재기의 꿈을 꾸고 있다.

두자녀를 둔 백씨는 올초 그동안 운영했던 음식점 문을 닫고 방황하다 이곳을 통해 일자리를 마련하면서 활기찬 생활을 찾게 됐다고 한다.

이날 백씨의 뒤 짙은 어둠 속에 삼삼오오 모여 앉아 있는 남성들이 모여 앉아 있었다. 일용직 근로자들이 하나 둘 들어서더니 새벽 5시30분쯤이 되자 50여명이 모였다.

시민들은 한참 단잠에 빠져 있을 시각이지만 낡은 가방을 멘 이들의 하루는 이미 시작됐다.

새벽 6시. 근로자들을 현장으로 태워갈 승합차가 일렬종대로 줄을 지었다.

이들이 차량으로 사무실에서 차례를 기다리던 근로자들은 인력사무소 관리자의 지시를 받아 삼삼오오 승합차에 탑승했다.

용접공, 배관공, 철근공 등 기능공들과 잡부들은 제각각 사장의 지시를 받는다. 그 중 사장에 의해 ‘초짜잡부’로 판단되는 사람들은 후순위로 밀려나기도 했다.

인력사무소 사장 지모씨(60)는 “현장에 가면 항상 위험이 도사리기 때문에 열심히 일할 의지를 보이고, 안전화와 작업복을 갖춘 사람이 우선될 수밖에 없다”며“단순히 유흥비마련을 위해서 오는 사람들은 소개해주기가 곤란하다”며“요즘 이곳을 찾는 사람들중 눈높이를 낮춰 재기를 꿈꾸는 과거 사장님들도 많다”고 말했다.

새벽 6시20분. 대부분 근로자들이 현장으로 썰물같이 빠져나가고 일을 가지 못한 5명이 사무실 문밖으로 무거운 발걸음을 옮긴다. 남은 50대 남자는 “얼마 전 하던 사업이 망해 이거라도 하려고 왔는데 기술도 없고, 힘도 못 쓸것 같다는 이유로 뒤로 밀려났다”며“집에 두딸과 아내가 있는데 미안해서 들어가지도 못한다”며 담배만 피웠다.

사무실 문 앞에서 쪼그려 앉아있던 임모씨(40)도 “조금 더 기다리면 일이 들어올지도 모른다”며“오늘 일을 하지 않으면 내일당장 처자식들은 먹고살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인력시장 관계자들은 “최근 수원광교신도시 등 택지개발 사업지구 등에 건설이 본격화 되면서 인력시장 일용근로자들의 90%이상이 현장에 투입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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