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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체성 잃은 ‘지자체 브랜드’

도내 시군 도시브랜드 슬로건 외래어 남용 ‘눈총’
수억대 용역비 투입 예산 낭비·실효성 의문 지적

최근 경기도내 각 지자체가 경쟁적으로 도시브랜드 슬로건을 만들고 있지만 지역의 역사성이나 정체성을 살리기는 커녕 외래어를 남용하며 예산을 낭비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7일 도와 일선 시·군에 따르면 지자체의 이미지를 알리는 ‘브랜드 슬로건’은 경영 마케팅 개념 도입이라는 명목으로 최근 각 시·군이 용역비 수억원씩을 배정하며 경쟁적으로 추진중에 있다.

이천시는 2월 시 승격 13주년을 맞아 새 브랜드로 선정된 ‘A.R.T ICHEON’ 선포식을 가졌다. 이천시는 이미 지난해 6월 공모를 실시해 네티즌들의 인기투표 등을 통해 심벌마크, 도시 브랜드, 캐릭터를 확정했다.

군포시 또한 시(市) 승격 20주년을 맞아 5월 ‘오투 군포(O₂Gunpo)’를 시의 브랜드 슬로건을 선포했다. 오산시도 1억6천만원의 예산을 들여 도시브랜드 선포를 위해 준비중이다.

그러나 브랜드 개발이 전시행정에 머물거나 지역의 역사성이나 정체성에 대한 면밀한 고려 없이 ‘남이 하니까 나도 한다’는 식의 모방행정이라는 비난과 함께 예산낭비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실제 시흥시는 지난해 7월 새 브랜드 개발을 추진했지만 시흥시의회에서 “시흥에 대한 정체성과 시민에 대한 친근감이 부족하고 향후 투자비용 산정과 운용 계획이 명확하지 않다”는 이유로 부결해 현재 보류 중이다. 용인시는 ‘ACE Yong-in’ 브랜드를 특허청에 상표출원을 신청했지만 상표가치가 불분명하다는 이유로 허가를 받지 못했다. 용인시의회도 “임기마다 새롭게 디자인 하는 것은 예산낭비와 시의 정체성에도 문제가 있다”며 1월 한차례 보류한 뒤 3월 임시회에서 우여곡절 끝에 시킨바 있다.

강모씨는 “적지 않은 예산이 투여되고 지역의 가치를 대변하는 브랜드 개발은 신중을 기해야 하는데, 자치단체장이 바뀔 때마다 기존 브랜드를 새 브랜드로 교체하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국제적인 인지도가 떨어지고 외국인 관광객도 많지 않은 도내 지자체들이 앞다퉈 영문 일변도의 브랜드 슬로건을 내걸고 있는 추세에 대한 비난도 나왔다.

실제 세종대왕의 왕릉이 있는 특성을 살려 한글 타운까지 추진하고 있는 여주군은 지난해 ‘Sejong’이라는 영문 도시 브랜드를 새로 선보여 여론의 질타를 받기도 했다.

H시 관계자는 “영어를 사용한 도시 브랜드 사용에 대해 거부감을 무시한 채 영어를 사용하지 않으면 글로벌 시대에 뒤쳐진다는 공무원들의 잘못된 생각이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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