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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한편의 시] 쌀을 푸다가

김철기

20kg들이 황토 쌀독에서
전용 쪽박으로
식구 수에 두어 끼니 치 곱해
별스럽지 않게
쌀을 푸다가 문득
비장한 두레박질에 눈부시게 건져 올려지는
젖빛 목숨 줄을 보았다
어머니 내 나이 적
그토록 진중한 눈길로
줄어드는 깊이를
손마디, 뼘으로 재가며
날짜를 마름질 하던 쌀독

쌀을 푸다가
고비 넘길 때마다
오래 살아 죄스럽다며
덤처럼 연명되는 90성상 숨결 곁
낱알 축난 자리
빛살 후하게 찰랑거려
사르륵 사르륵 생명함을 본다.

 

시인 소개 : 충남 당진 출생, ‘문예사조’로 등단,
시집 ‘불켜기’ 외, 경기시인협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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