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년 간 수원의 향토기업으로 화장품 부자재를 생산하고 있는 ㈜민진(대표 기근서)은 국내 최초로 화장품용 진공 펌프를 개발, 세계 100대 화장품 기업 가운데 하나인 아모레퍼시픽(구 태평양)과 함께 성장한 중소기업이다. 특히 민진은 올해를 경영 효율화의 원년으로 삼고 각 팀별 핵심관리사항을 KPI(Key Performance Index) 지표를 통해 목표관리 운영체계를 구축하고, 중소기업 협동화 사업에 참여하는 등 또한번의 야심찬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 화장품 산업과 함께 성장한 수원의 향토기업
지난 1990년 1인기업으로 탄생한 민진(수원시 영통구 소재)은 20여년이 지난 현재 당시의 20배가 넘는 100여명의 직원을 보유한 수원의 화장품 부자재 생산업체다.
화장품용 진공펌프에 대한 특허권과 26건의 실용신안권, 5건의 디자인 등록 등의 기술력뿐 아니라 오랜시간 거래처와 쌓은 신뢰는 민진의 가장 큰 경쟁력이다.
주요 거래처로는 LG생활건강, 한불 화장품 등의 대기업을 비롯해 국내에만 약 100여 사에 달하며 영국, 미국, 프랑스 등 해외 7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매출현황으로는 지난 2000년 이전 20억원에 불과했던 연매출이 2000년 35억원을 돌파했다. 이후 2001년 63억원, 2002년 88억원을 기록하다, 2003년에는 100억원 수준에 도달했다.
2003년 이후 현재까지 100억원 내외의 꾸준한 매출실적을 기록 중이다.
하지만 민진 역시 지난 2006~2007년에는 전체 화장품 시장의 불황으로 연매출이 10% 이상 감소하는 위기를 겪기도 했다.
이로 인해 10여명의 직원을 감원하는 구조조정을 실시하기도 했으나 사업확장을 되도록 자제하고 내실강화를 항상 강조해왔던 기근서 대표의 경영방침 덕분에 2008년 정상쾌도에 다시 올라서는 저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 컨설팅 자문 통해 경영 효율화 이뤄
20여년 간 수원의 향토기업으로 자리잡은 민진이 올해 한단계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이러한 도약의 계기를 마련해 준 것은 바로 중소기업 지원기관인 중소기업진흥공단.
지난해 중소기업진흥공단(이하 중진공)은 중소기업의 운영 시스템을 진단, 개선해주는 ‘쿠폰제 경영 컨설팅’을 민진에 제안했고 이를 받아들인 민진은 마케팅 부문이 취약하다는 중진공의 충고를 받게 된다.
소비자가 아닌 기업을 고객으로 두고 있는 민진과 같은 ‘BtoB’업체의 경우 마케팅 개선은 곧 가격, 품질, 신뢰 등의 부문을 재진단해봐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금까지 변화에 대응하기 보다 현재에 만족했던 민진은 중진공의 충고 덕에 불량률 감소, 원가절감 등의 생산 효율화를 이뤄냈고 매출의 5% 이상에 달하는 체질개선 효과를 맛보게 된다.
중진공의 자문이 큰 효과로 이어지자 민진은 같은해 ‘생산기술 컨설팅’을 이어서 진행 중이며 올 5월에는 ‘경영혁신 컨설팅’까지 의뢰한 상태다.
민진의 혁신활동은 각 팀별 핵심 관리사항을 KPI지표를 통해 관리하고 매주 월요일 전체회의를 통해 공개한다. 여기서 제출된 문제점을 부각시키고 이에 대한 맞춤형 해결방안을 모색해 그 결과를 업무고과에 반영하는 방식이다.
민진의 KPI 지표는 영업팀, 구매자재팀, 생산팀, 사출팀, 금형팀, QA팀 등으로 나눠지며 블록별 자유관리체제를 구성하는데 기본자료로 이용된다.
기근서 ㈜민진 대표는 “중진공의 컨설팅 사업에 이어 올해 ‘중소기업 협동화사업’에 참여할 계획”이라며 “협동화 사업은 공동협력 투자로 비용을 절감하고 협업을 통해 시너지를 창출하도록 도와주는 사업으로 이를 통해 물류비 절감과 상호 협업관계 구축 등 시너지 효과를 보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 인터뷰
경영컨설팅 따라 체질개선 실행, 인재양성 박차 장인기업 성장 꿈
기근서 대표
- 20여년 이상 화장품 용기 등의 제작에 전념한 것으로 알고 있다. 사업에 뛰어든 동기는.
▲ 지난 1980년 대 화장품용 포장용기는 국내기술의 부재로 인해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는 상황이었다. 이를 국산화해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의지로 기술개발에 매달렸고 1990년 2월 국내최초로 화장품용 진공펌프 개발에 성공한 것이 현재의 민진의 씨앗이 됐다고 할 수 있다.
- IMF 당시 부도위기를 겪은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떻게 극복했는가.
▲1997년 D사, P사 등의 거래서에서 받은 어음이 부도나면서 6억원 정도의 손실이 발생했다. 당시 연매출이 30억원 정도에 불과했던 것을 감안하면 큰 위기였다. 하지만 당시 공장부지를 매입하는 등의 시설확충을 위해 부채비율은 낮추고 자기자본비율을 우량하게 확보했던 것이 위기 극복은 물론 경쟁사가 줄어든 시장에서 한층 더 도약하는 계기가 됐다.
- 장·단기적인 사업전략은 무엇인가.
▲현재 민진은 금형, 사출, 데코레이션, 물류 등의 모든 프로세서의 50%를 직접 전담 관리하고 있고 나머지는 아웃소싱에 맡기고 있다. 이러한 직접전담 비율을 좀 더 상승시키기 위해 중소기업진흥공단에서 진행하는 경영 컨설팅 진단에 따른 체질개선 프로그램을 실행하고 있으며 연내에는 유관 기업들이 함께 시너지효과를 창출하는 ‘중소기업 협동화사업’ 등에도 참여할 계획이다. 아울러 장기적으로는 인재양성과 관련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강화시켜 200년 이상 유지되는 장인기업으로 성장시키는 것이 나의 꿈이라고 할 수 있다.
사진=최우창기자 smic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