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조직에서 ‘관(官)’이란 타이틀은 일정 직급 이상의 관리자들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관리자 급으로 승진하는 경우 ‘관’을 달았다는 표현으로 많이 사용되며 공무원조직의 특성상 권위주의에 빠지기 쉽다.
한창 논란이 됐던 기초자치단체의 호화청사 역시 권위주의 단적인 사례 중 하나다.
하지만 ‘관’을 단 고위간부들이 자신의 집무실 공간을 쪼개 직원들을 위한 회의실을 마련해 훈훈함을 더해 주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바로 경기도 기획조정실 오후석 정책기획관과 박원석 비전기획관.
오후석·박원석 기획관은 지난달 도청 신관 3층에 나란히 마련된 자신들의 집무실을 절반 가량 줄였다.
이를 통해 마련된 13평(43㎡) 남짓한 공간은 리모델링을 통해 20여명이 사용할 수 있는 회의실로 꾸며졌다.
이들이 다소의 불편을 감수한 채 자신의 집무실을 줄여 회의실을 만든 건 온전히 직원들의 불편함에서 비롯됐다.
평소 부서별, 또는 부서간 회의할 공간 부족으로 직원들이 말 못할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사무실 크기를 줄이니 오히려 집중도도 높아지고, 다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회의실까지 마련돼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둔 셈”이라고 두 기획관들은 입을 모았다.
직원들은 “직급을 떠나 다른 사람을 위해 자신의 불편을 감수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며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회의장소도 마련되고, 고위직 간부들이 솔선수범하고도 생색을 내지 않으니 효과가 배가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