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한국 육상 최고의 스타 장재근(50·사진)이 화성시청 육상팀 감독으로 육상계에 컴백한다.
지난 5일 화성시청 소속 직장운동경기부 육상팀 지도자 공채 과정을 통해 신임 감독으로 선임된 장 감독은 내년 1월 1일부터 화성시청 육상팀을 지도한다.
1996년 11월부터 2005년 11월까지 육상 국가대표 코치를 지냈던 장 감독이 국내 실업팀 지휘봉을 잡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장 감독은 선수 시절 1982년 뉴델리 아시안게임과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 육상 남자 200m에서 2연패를 달성하며 아시아 최고 스프린터로 한 시대를 풍미했다.
대한육상경기연맹 트랙 기술위원장을 맡았던 2010년 6월에는 대구에서 벌어진 전국육상선수권대회에서 김국영(21·안양시청) 남자 100m 한국기록을 31년 만에 갈아치우는 데 일조하기도 했지만 그 해 말 연맹과의 갈등으로 사표를 제출했다.
이후 방송사 해설위원으로 재야에 머물다가 3년 만에 육상계에 복귀한다.
장 감독은 “선수들과 합심해 침체에 빠진 한국 단거리·중거리에 활력을 불어넣도록 내 정열을 쏟아붓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는 “팀에 스타급 선수는 없지만 내년 1월 시작할 동계훈련부터 강하게 키워 소속 선수들이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 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국 육상 단거리는 2년 전 김국영이 100m 한국기록을 10초34에서 10초23으로 단축하면서 잠시 상승세를 탔지만 이후 연맹의 선택과 집중 전략에 따라 육성 종목에서 배제되면서 다시 제자리 걸음 하고 있다.
남자 200m 한국기록은 장 감독이 현역 시절 1985년 작성한 20초41에 27년째 묶여 있다.
연맹은 2011년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와 2012년 런던올림픽을 목표로 남자 400m 계주 육성에 거액을 투자했으나 괄목할 만한 성과를 얻지 못하자 곧바로 대표팀에서 제외하는 등 원칙 없는 행정으로 비판을 자초했다.
장 감독은 우선 실업팀에서부터 단거리 훈련 시스템을 복원해 돌풍 일으키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세웠다.
그는 최근 구미시청에서 이적한 100m, 200m, 멀리뛰기, 400m 계주를 모두 뛰는 선수 신진식(21)에게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장 감독은 “허벅지 근육통 탓에 올 시즌 제대로 된 기량을 펼치지 못했지만 정신력만 키워준다면 발전 가능성이 큰 선수”라며 “박성윤(24), 유길오(20) 등 800m 선수들도 체력과 스피드를 길러 단거리 선수와 경쟁할 수 있도록 육성하겠다”고 청사진을 제시했다.
그는 선수들과 첫 만남에서 “패배주의를 떨치고 대회 예선부터 자신 있는 레이스로 다른 선수들을 압도하자”고 격려했다.
한편, 장 감독이 이끄는 화성시청 육상팀은 다음달 7일부터 40일간 제주에서 근력·정신력·스피드 삼박자를 키우기 위한 담금질을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