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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시 산책]해남 가는 길

 

해남 가는 길

해남은 해외 남쪽인가

해남 가는 길

푸르던 내 마음 붉은 꽃으로 피어난다

아니면 바다의 남쪽인가

해남 가는 길

소금꽃 끝없이 피어나는 가슴

낙타등 같은 하루를 두드리며

해남 가는 길

발바닥에 물집 잡히듯 잡히는 그리움

해남 가는 길

가면 갈수록 끝없이 목마른 그 길

-박병두 시집, 『해남 가는 길』 고요아침, 2013

 

 

 

 

 

‘땅끝마을 해남’이라고 했던가? 누구나 마음의 끝자락에는 고향이 자리하고 있지 않을까 생각하며 시인의 고향길을 읽는다. ‘해남 가는 길’은 닿을 듯 닿지 않는 끝이며, 피어난 듯 다 피지 못한 화원이었고, 그리움이 만든 아물지 않는 물집이기도 하다. 10여년 만에 펴낸 박병두 시인의 시집 전편에는 세상이라는 염전에 피어난 소금꽃 같은 어머니의 젖가슴이 보이고, 낙타 등 같은 굴곡 많은 가족사가 머언 길처럼 펼쳐져 있다. 시인의 푸른 마음이 붉은 꽃으로 피어나는 데는 어쩌면 못 다한 사랑과 그리움으로 걸어왔던 목마른 시간의 흔적은 아니었을까. 해남 가는 길이 어찌 시인 한 사람만의 고향길이겠는가? 이제 우리는 ‘해남 가는 길’에서 시인의 어머니와 사랑과 한 시절의 아픔이 마치 내 자신의 일기장처럼 아프게 전이(轉移)되는 것을 느끼게 된다. 아픔으로 아픔을 치유하는 따뜻한 슬픔을 만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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