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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시 산책]아들의 머리를 잘라주면서

 

아들의 머리를 잘라주면서 /김명수

어느새 자라난 아들의 머리를

뒷마당에 나와서 잘라주고 있다

헌 신문지로 목둘레를 여미고

눈을 덮는 긴 머리를 잘라주고 있다

무엇이든지 잘 잘리는

어머니 쓰시던 큼직한 가위

머리숱도 자라면 눈을 가리고

옆머리도 자라면 귀를 덮는데

내가 서투르게 가위질을 하면

아들은 심통으로 눈물 흘리고

나는 우스워 미소짓는다



시집 <하급반교과서/1983년 창작과 비평>

 

 

 

아들의 머리를 잘라주고 있는 아버지와 앉아서 머리를 맡기고 있는 아들의 모습이 정겹다. 아마 어머니가 쓰시던 큼직한 가위로 시인의 머리도 잘려나갔으리라. 서투른 가위질에 심통도 났겠지만 이발소에 가지 못하는 속상한 마음에 눈물 흘렸으리라. 가난한 아버지와 아들의 따뜻하고도 아픈 한때를 빛바랜 사진처럼 보여주고 있다. /조길성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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