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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시 산책]草露(초로)

 

草露(초로)

                                          /서정춘



나는 이슬방울만 보면 돋보기까지 갖고 싶어진다

나는 이술방울만 보면 돋보기만한 이슬방울이고

이슬방울 속의 살점이고 싶다

나보다 어리 디 어린 이슬방울에게

나의 살점을 보태 버리고 싶다

보태 버릴수록 차고 달디 단 나의 살점이

투명한 돋보기 속의 샘물이고 싶다

나는 샘물이 보일 때까지 돋보기로

이슬방울을 들어올리기도 하고 들어 내리기도 하면서

나는 이슬방울만 보면 타래박까지 갖고 싶어진다

-서정춘 시집 <죽편/동학사>

 





 

서정춘 시인을 처음 만난 날이 2004년 이니 십년이라는 세월이 흘러갔다. 그 때만 해도 독기와 결기로 서슬 퍼랬다. 언제부턴가 몸이 안 좋다고 드문드문 술을 자제하고 자리를 피하더니 이젠 아예 술자리엔 끼어 앉지도 않는다. 구석에 비켜 앉아 노는 꼴들을 맑은 눈으로 지켜보다가 슬그머니 자리를 피한다. 한 번은 어른이시라 걱정이 되어 뒤를 밞았더니 웬 아리따운 아주머니와 커피 집에서 만나는 것이었다. 행복해 보였다. 집에 들어오는데 바람이 시원했다. 노년의 시인과 그 맑은 눈빛이 떠올라 혼자 웃었다. /조길성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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