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공휴일인 지난 14일 오후 1시 수원 팔달구 지동 시장골목.
점심시간인데도 불구하고 시장 주변은 조용했다.
전통시장 현대화사업 등으로 조성된 아케이드 이른바 ‘시장지붕’ 아래엔 그나마 사람이 꽤 있었다. 그러나 이 중 대부분이 햇빛을 피하려고 들른 통행자였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상인들이 물건을 홍보해보지만 외면당하기 일쑤다. 손님이 많았냐고 묻는 질문에 지동시장에서 순대국을 파는 김모(42)씨는 “광복절 임시 휴일이라 기대가 많았는데 평소와 별 차이가 없다”며 고개를 내저었다. 못골시장에서 야채장사를 하는 이모(51)씨도 “장사를 시작한지 2시간 만에 겨우 첫 손님을 받았다”면서 “이럴 줄 알았으면 차라리 쉴 걸 그랬다”며 하소연했다.
갈치와 고등어 등 생선을 판매하는 상인들은 뜸한 인적에 더위까지 겹쳐 더 난감해 했다. 손님이 없어 장사가 안되는 데다 30도가 넘는 날씨에 생선에 채울 보관용 얼음마저 녹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돈을 벌긴 커녕 손해를 입진 않을까하는 불안감에 속만 태우고 있었다.
해가 지기 전 다시 찾은 시장골목. 마감시간인 저녁 9시가 되기 한참 전인데도 일부 상인들은 짐을 정리하고 있었다. 귀가해 쉬는 게 차라리 낫다는 판단에서였다. 가게 문을 닫던 한 상인은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였다”며 씁쓸한 표정으로 가게 문을 닫았다.
반면 오후 3시쯤 들른 AK플라자 수원점과 롯데백화점 수원점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식사 시간이 아닌데도 레스토랑과 패스트푸드점에는 젊은 커플들로 가득했다. 의류매장도 특별할인 품목을 보기 위한 이들로 붐볐다. 영화관은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카페에는 앉을 자리가 없어 주위를 방황하는 이들도 보였다. 직원들도 분주했다. AK플라자 화장품 매장에서 일하는 조모(26)씨는 “몰려드는 인파에 끼니도 제대로 못 챙겼다”며 손님맞이에 한창이었다. 한적한 전통시장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시민 정모(38·수원시 권선구)씨는 “무더운 여름 시원한 곳에서 여러 가지 일을 볼 수 있는 백화점은 또 다른 피서지”라고 말했다.
정부가 내수를 살리기 위해 임시공휴일까지 정한 이번 광복절 연휴는 백화점에게는 만족할 만한 성과가 있었지만 전통시장 상인들에게는 아쉬움만 남는 연휴였다./조용현기자 cyh31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