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국대 석주선기념박물관
석주선 박사 20주기 기념
‘왕 복식 착장 시연회’
태조 이성계는 어떤 옷을, 몇 벌이나 입었을까. 왕의 용포 속 숨겨진 옷차림이 궁금하다면 오는 13일 단국대학교(총장 장호성) 석주선기념박물관의 ‘왕 복식 착장 시연회’를 찾으면 된다.
왕의 한삼부터 익선관, 용포, 옥대, 흑피화까지 마치 상의원이 된 것처럼 조선 왕실의 전통 복식을 한 눈에 담아갈 수 있다. 특히 어진을 통해 복원한 왕실 관복의 착장 예법을 공개하는 것은 그동안 실제로 재현된 적이 없어서 더욱 눈길을 끈다.
어진은 왕의 얼굴을 그린 초상화로 ‘또 한분의 왕’으로 존중받았다. 당대 최고 화원들이 한 터럭의 수염도 실제와 같이 그린 그림으로 복식유물은 아니지만 왕과 왕세자의 관복 차림새를 살펴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다.
박성실(전 대학원 전통의상학과) 교수는 2006년 이래 올해까지 100여점의 어의를 제자들과 함께 복원했다. 어진을 바탕으로 철저히 고증을 거친 어의는 마침내 태조, 영조, 익종, 철종, 고종의 관복을 복원할 수 있게 됐고, 스승인 석주선 박사의 20주기를 맞아 선보이게 되었다.
태조는 집무를 위해 최소 12종의 관복을 입었다. 겉옷으로 익선관, 오조룡포, 옥대, 버선, 흑피화를 걸치고, 받침옷으로 답호, 철릭을 입었다. 속옷으로 겹저고리, 겹바지, 홑 한삼, 개당고, 합당고 홑바지 2종을 입었다.
시연회에는 태조부터 고종에 이르기까지 총 5명의 왕이 한삼 바지, 저고리에 이어 관복을 입는 착장 예법의 모든 과정을 선보이고, 내관과 궁녀의 착장도 함께 이뤄져 호기심과 흥미를 더한다.
이번 석주선기념박물관 특별전시회는 전통복식 분야의 선구자로 꼽히는 고 석주선 박사 별세 20주년을 기념하는 자리로, 박성실 교수를 비롯한 복식학계 후학들이 마련한 자리라 그 의미가 더욱 크다.
박경식 관장은 “어진을 그릴 때 터럭하나라도 닮지 않으면 그 사람이 아니라고 하듯, 어의 복원은 어진을 본으로 고증하는 고된 작업”이라며 “조선왕실의 저력을 이해하고 후세에 전할 소중한 자료가 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한편 오는 13일부터 7월 23일까지 전통복식 연구에 평생을 바친 고 석주선 박사 별세 20주년을 맞아 ‘석주선 박사의 우리 옷 나라’ 특별전도 진행된다.
기타 자세한 사항은 박물관 홈페이지(http://museum.dankook.ac.kr)를 참고하거나 전화(031-8005-2392)로 문의하면 된다.
/최영재기자 cy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