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사들이 고금리 신용대출로 수익이 많은 장기카드대출(카드론) 사업에 집중하면서 연체되거나 손상으로 분류되는 부실 우려 대출이 급증하고 있다.
21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하나·우리 등 7개 전업계 카드사의 카드론 자산은 23조172억원으로, 지난해 말(21조4천43억원)과 비교해 1조6천129억원(7.54%) 늘었다.
카드론 대출이 늘면서 연체되거나 손상된 카드론 자산도 더 빨리 늘어나고 있다.
지난 3분기 7개 카드사의 카드론 자산 중 연체되거나 손상된 카드론 자산은 1조4천139억원으로, 지난해 말(1조2천940억원)보다 1천199억원(9.3%) 증가했다.
카드사들은 보통 연체 기간이 90일을 넘기면 원금을 전액 회수하기 어렵다고 보고 손상된 채권으로 분류한다.
전체 카드론 채권에서 이렇게 연체됐거나 손상된 카드론 자산의 비율은 같은 기간 6.05%에서 6.14%로 소폭 늘었다.
카드사별로 보면 신한카드가 연체되거나 손상된 카드론 자산이 2천977억원으로 가장 큰 부실 우려 자산 규모를 갖고 있었고, 이어 롯데카드 2천180억원, 삼성카드 2천160억원, KB국민카드 2천9억원 순이었다.
그럼에도 카드사들은 카드론 마케팅을 강화하는 추세다.
저금리로 조달비용이 적게 들어 카드사 입장에서는 부실률이 조금 올라가더라도 수익을 더 많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 금융당국이 은행 대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상대적으로 쉽게 빌릴 수 있는 카드론으로 대출 수요가 몰리고 있는 점도 한 몫했다.
문제는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영세 자영업자나 저소득자들이 사업자금이나 생활자금으로 카드론을 받고 있고, 또 다른 빚을 갚기 위해 카드론을 받는 일명 ‘돌려막기식 대출’도 늘고 있다는 점이다.
김지섭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카드론 이용자는 은행 대출이 어려운 저신용자나 저소득층이 많은데, 금리가 오르거나 경기가 어려워지면 가장 먼저 문제가 될 수 있다”며 “금융당국은 2003년 카드 사태를 반면교사 삼아 소득 수준에 맞게 대출이 이뤄질 수 있도록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장선기자 kjs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