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년간 상승세를 보였던 아파트 가격이 정부의 가계부채와 부동산 대책, 시장의 공급 과잉 우려 등으로 올 들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5일 KB국민은행의 주택가격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1월 전국 아파트 중위가격은 3억319만원으로, 지난해 12월 3억337만원보다 18만원 떨어졌다.
중위가격은 아파트 매매 가격을 순서대로 나열했을 때 중앙에 위치하는 가격으로, 고가주택의 영향을 덜 받기 때문에 평균가격보다는 대체로 낮다.
아파트 중위 매매가가 하락한 것은 작년 2월 이래 11개월 만이다.
지난 한해 동안 5천만원 이상 상승했던 서울의 낙폭이 가장 컸다. 1월 서울 아파트의 중위가격은 5억9천585만원으로 전월(5억9828만원)보다 243만원 떨어졌다. 특히 한강 이남 11개구의 중위가격은 1월 기준 7억3천617만원으로, 작년 12월(7억4천82만원)보다 465만원 하락했다.
수도권의 중위 아파트 가격도 소폭 내려갔다. 지난해 12월 3억9천860만원에서 올해 1월 3억9천784만원으로 76만원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연초라 거래가 적은데다 정부의 가계부채와 11·3 부동산 대책이 효과를 보이면서 집값 하락으로 이어진 것으로 내다봤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1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는 4천516건으로 2013년 8월(3천149건)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또 5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도 1월 들어 2조원이나 줄었다. 채권 유동화 영향이 있다지만 대출잔액이 줄어든 건 드문 일이다. 손정락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본격적인 이사철이 시작되는 3월은 지나봐야 큰 흐름을 알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올해는 수요가 줄고 공급은 늘어나고 있어 작년보다 부동산 시장 여건은 좋지 않은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장선기자 kjs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