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의 아파트 중도금 집단대출 규제에 따른 은행들의 중도금 대출 기피, 대출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 올 2월 전국에서 분양한 10개 아파트 단지 중 1순위 청약 마감이 전무하는 등 청약 시장이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이러한 청약 시장 분위기에 건설·분양사들은 분양 일정을 3월 이후로 연기하는 모습까지 보이고 있다.
21일 금융결제원 등에 따르면 이달 전국 10곳에서 신규 분양 아파트의 청약이 끝난 가운데 1순위에 마감된 곳은 한 곳도 없었으며,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4개 단지를 제외한 6곳은 2순위에서조차 마감을 하지 못했다.
262가구를 모집하는 ‘광주 오포추자지구 서희스타힐스’는 59㎡ 9가구만 1순위에 마감됐을 뿐 전체 가구 모집은 2순위에서 마감했고, 남양주 ‘평내호평역 오네뜨 센트럴’도 610가구 모집에 2순위까지 진행한 끝에 평균 1.22대 1의 경쟁률로 마무리했다. 특히 최근 청약 과열이 나타났던 대구·제주지역에서는 5곳에서 청약 미달 단지가 나왔으며, 순위 내 마감된 단지도 경쟁률은 저조했다.
이처럼 청약시장이 냉각된 것은 금융당국의 집단대출 옥죄기의 영향이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국정혼란과 미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경제 불확실성도 힘을 보탰다.
이에 건설·분양사들은 분양 일정 등을 3월 이후로 미루는 등 눈치보기에 나서고 있는 실정이다. 부동산114가 조사한 이달 초 분양이 계획된 물량은 총 2만650가구였지만, 지난 19일까지 분양된 가구는 5천843가구에 그쳤다. 이에 반해 3월 분양 예정물량은 총 4만7천가구로 연초 계획(4만가구)보다 7천가구 늘었다.
도내 A건설업체 관계자는 “지난해 11·3대책 이후 인지도 높은 대형 건설사의 분양 아파트도 완판까지 3개월 이상 걸린다”며 “혹시나 장기 미분양이 발생할까 우려돼 분양시기를 잡는데 고민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김장선기자 kjs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