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시작과 함께 시민들의 극심한 불편 등을 불렀던 폐플라스틱 등 ‘재활용 쓰레기 대란’이 사실상 마무리된 가운데 이번엔 폐지값이 절반 가까이 폭락하면서 폐지를 모아 어렵사리 생활하는 수거 노인들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8일 인터넷 커뮤니티 ‘고물 연대’와 도내 고물상 등에 따르면 지난 6일 전국 평균 폐지 시세는 ㎏당 신문지 80원, 폐골판지 70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월 18일 시세(1㎏당 신문지 150원, 폐골판지 140원)와 비교하면 무려 50% 가까이 폭락한 상태다.
폐지값이 두달여 동안 50% 가까이 폭락하면서 폐지를 모아 생계를 잇는 일부 노인들도 울상이다.
각종 위험을 무릅쓰고 폐지를 모아 ㎏당 10원이라도 더 쳐주는 고물상을 찾아 폐지를 넘겨도 수입이 대폭 줄면서 일을 그만두는 경우도 이어지고 있다.
수원에서 폐지를 수거한다는 김모(78·여)씨는 “특별한 일이 없으면 매일 오전 6시쯤 집을 나서 최소 8시간 이상 종이를 주워야 손수레의 한 80~90% 정도를 채울 수 있다”면서 “오늘도 온종일 일해서 폐지 90㎏를 고물상에 건네고 6천300원을 손에 쥐었다. 줍고 싶은 생각이 자꾸 사라진다”고 울상을 지었다.
고물상 업주 이모(44)씨는 “이달 들어 폐지 시세가 반토막 나면서 할머니들 수고비도 안 나오는 실정”이라며 “자주 오는 노인들도 돈이 안 되니까 폐지 모으는 일을 그만두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수원의 또 다른 고물상 업주 장모(54)씨는 “올해 재활용 쓰레기 대란으로 고물 가격이 안 나와서 운임도 안 나온다. 재고는 쌓이는데 팔리지 않으니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환경공단 관계자는 “재활용 쓰레기의 중국 수출길이 막혀 공급과잉으로 지난달 폐지(폐골판지) 중간 가공업체 매입 가격이 1㎏에 89.25원(전국 8개 권역 평균)으로 3달 전(144.37원)보다 40% 가까이 하락하는 등 시세가 떨어지는 추세”라면서 “재고가 많이 쌓인 상태라 당분간 낮은 가격이 형성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지난해 8월 말 경기도가 일선 시·군을 통해 조사한 결과 생계유지 등을 위해 폐지 줍기에 나선 도내 노인은 3천640명(남성 1천312명, 여성 2천328명)으로 조사됐다./박건기자 90vir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