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산 원룸화재 대응 2단계 신속 진화
휴일인 22일 오산의 한 6층짜리 원룸 건물에서 불이 나 조용하기만 하던 동네가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소방당국이 화재 신고 직후 대응 2단계를 신속히 발령, 소방장비와 인력을 대거 투입한 덕분에 다행히 사망자 없이 화재를 진화할 수 있었으나 하마터면 대형 인명사고로 이어질 뻔했다.
이날 오전 10시쯤 오산시 갈곶동 6층짜리 원룸에서 불이 나 출동한 소방관들에 의해 1시간 만에 꺼졌다.
이 불로 건물 안에 있던 주민 17명이 연기를 흡입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지만 다행히 생명에 지장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 구조 과정에서 소방관 1명이 어깨가 탈구되는 경상을 입기도 했다.
건물 1층 필로티 주차장에 주차된 차량 9대도 불에 탔고, 인접한 마트에도 불이 옮겨붙어 피해가 났다.
인근 원룸 건물 주인은 “청소를 하러 건물 밖으로 나왔다 불이 난 것을 보고 바로 119에 신고했다”라며 “쓰레기에서 불이 시작되는가 싶더니 10분도 안 돼 건물 외벽으로 불이 번졌다”라고 전했다.
주민 김모(40)씨는 “쓰레기에 붙은 불이 바로 버려진 침대 매트리스로 옮겨붙었고 주차된 차에도 불이 붙었다”라며 “갑자기 ‘펑’ 하는 소리와 함께 차량이 폭발하는가 싶더니 이곳저곳에서 ‘살려달라’고 외치는 소리도 들렸다”라고 말했다.
해당 건물에는 총 20세대 중 17세대에 주민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불은 원룸 건물 앞에 놓인 쓰레기 더미에서 시작돼 건물로 옮겨 붙은 것으로 추정된다.
원룸 외벽이 드라이비트 공법으로 시공된 탓에 삽시간에 불이 번졌다고 소방당국은 설명했다.
드라이비트는 특정 상품명이 보통명사처럼 알려졌지만 스티로폼에 시멘트를 바른 단열 외장재로, 단열 효과가 뛰어나고 공사비가 저렴하나 화재에 취약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불이 나자 소방당국은 대응 2단계를 발령하고 펌프차 등 장비 50여대, 소방관 등 130여명을 동원해 진화에 나섰다.
오산소방서 관계자는 “쓰레기 더미에서 시작한 불이 방화로 인한 것인지 확인되지 않았다. 건물 내 화재경보나 스프링클러 정상 작동여부도 추후 확인할 예정”이라며 “원룸 내부는 비교적 깨끗한데 외벽만 불이 붙은 것으로 미뤄, 드라이비트로 인해 연소가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화성동부경찰서 관계자는 “방화 가능성 등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라며 “주차장을 비추는 CCTV가 있긴 하나, 저장장치가 화재로 일부 훼손돼 복원을 해봐야 정확한 화재원인을 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오산=지명신·박건기자 90vir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