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해외 홍보 전략도 대폭 강화하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의 글로벌 경영 행보에 발맞추는 모양새다. 전체 매출의 90%에 이르는 해외 사업 비중 만큼 명실상부한 글로벌 기업으로 자리 잡은 데다 신성장 사업 확장을 위해서도 해외 홍보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25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한 달 새 대만(5월 28일)을 시작으로, 카자흐스탄(5월 29일)과 칠레(6월 6일), 페루(6월 8일) 등 4개 국가에 온라인 뉴스룸을 차례로 개설했다.
이로써 삼성전자의 온라인 뉴스룸은 모두 23개로 늘어났다.
벨기에 뉴스룸이 네덜란드어와 프랑스어로, 인도 뉴스룸이 영어와 힌두어로 각각 나뉘어 운영되기 때문에 국가 수로는 모두 20곳이다. 또 다음달 태국에도 추가할 예정이고, 유럽과 중남미 일부 국가들을 상대로도 개설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제품 소개는 물론 다양한 기업 소식과 업계 동향 등을 뉴스 형식으로 실시간 전달하는 온라인 뉴스룸은 2010년 기업블로그 형식으로 시작된 후에 2016년 미국을 시작으로 세계 주요국으로 확대됐다.
회사 관계자는 “최근 몇년간 꾸준히 로컬 뉴스룸 개설 국가를 늘리고 있다”면서 “현지 시장의 요구를 반영해 비즈니스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소식을 전하는 플랫폼을 제공하기 위한 취지”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는 최근 권역별 주요 국가에 브랜드 체험공간도 잇따라 개설했다.
미국 뉴욕 ‘837센터’와 독일 프랑크푸르트 ‘자일 쇼케이스’에 이어 지난 21일에는 남미 국가로는 처음으로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체험공간인 ‘삼성 하우스’를 열었다.
또 영국 런던의 도심 킹스크로스 지역에 대규모 디지털 체험 센터인 ‘삼성 KX LDN’을 오픈하기로 하고 최근 현지 업체와 건물 임대 계약을 체결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삼성전자의 이런 움직임이 단순히 기업 홍보뿐만 아니라 사업 전략을 측면 지원하는 동시에 긍정적인 현지 여론을 조성하기 위한 의도에서 진행되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국내에서는 미래먹거리 발굴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밖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 매출의 대부분을 해외에서 올리고 있는 만큼 홍보의 ‘무게중심’도 해외로 서서히 옮기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이 부회장의 잇단 해외 출장을 비롯해 주요 국가에 인공지능(AI) 연구센터 구축, 해외 유망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등 삼성전자의 미래 전략은 국내보다는 해외를 주로 겨냥하고 있다”면서 “사업과 투자에 이어 홍보도 눈길이 밖으로 향하는 듯 하다”고 말했다.
/이주철기자 jc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