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 오면 물놀이를 할수 있어 너무 좋아요”
19일 학교 수업으로 조용해야 하는 오전 시간 수원시 광교신도시에 위치해 있는 산의초등학교 운동장이 아이들의 깔깔거리는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곳은 지난 17일 개장한 ‘하하 호호! 즐거운 산의 물놀이 학습장’으로 한 아이의 바램을 그대로 반영한 즐거운 교육장이다.
폭염으로 인해 많은 지자체가 물놀이장을 만들어 시민에게 무료로 제공하는 일은 비일비재 하지만 초등학교가 물놀이장을 직접 설치해 운영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지난 13일 산의초 병설 유치원에서 워터 슬라이드를 빌려 물놀이를 한다는 소식을 들은 산의초등학교 1학년 아이가 “선생님, 우리도 물놀이하게 해주세요”라고 말하자 윤성철(57) 교장선생님과 남자체육부장이 나흘만인 16일에 물놀이장을 만들어 개장했다.
윤 교장은 곧바로 학교 운영비 200만 원을 들여 가로 6m, 세로 4m짜리 사각 풀 1개와 지름 3m짜리 원형 풀 1개를 주문했으며 추가로 스카우트 경기남부에서 1개의 풀을 빌려와 일사천리로 설치한 가운데 물놀이를 꺼려하는 아이들을 위한 모래놀이장도 만들어 아이들을 생각하는 작은 배려심도 드러나 있다.
설치가 완료된 다음날인 지난 17일 오전 9시부터 풀장을 개장해 오전 시간동안 1~2학년의 저학년들이 신나게 물놀이를 즐기기 시작했으며 오후 2시가 지나면 고학년 아이들도 풀장에 뛰어든다.
1학년 김하은 어린이는 “수영장도 있고 모래놀이도 있어서 너무 재미있어요”라며 “방학도 기대되지만 방학보다 학교가 더 좋고 매일 물놀이를 했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다.
물놀이장은 학부모들 사이에도 이미 폭발적인 반응을 끌고 있다.
한 1학년 학부모는 “아이가 너무 좋아해요”라며 “외국에서 살다와 학교에 잘 적응 할 수 있을지 걱정했는데 이렇게 놀이와 함께하는 교육방침 덕분에 학교생활을 잘 적응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윤성철 교장은 “아이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니 나도 덩달아 신이 난다. 아이들을 위해 매일같이 풀장청소와 깨끗한 물을 공급하고 있다”며 “아이들의 작은소리에 귀 기울이니 즐거운 교육의 장이 열리는 것 같고 학부모님들도 자발적 참여를 이끌수 있어 보람차다”고 밝혔다.
산의초 물놀이장은 방학이 시작되는 24일까지 운영된다.
경기혁신학교로 지정된 산의초는 도내에서 두 번째로 많은 1천880명의 학생이 재학 중이다.
/박건기자 90vir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