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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사겠다” “안 팔려”… 뛰는 물가에 상인도 주부도 ‘시름’

떨어질 줄 모르는 기름값
야채·과일값까지 고공행진
시민들 비싸서 구매 꺼리고
상인들 손님 없어 발동동

“한 시간째 시장을 돌고 있지만 비싸서 살 엄두가 않나요.”

6일 식료품 구매를 위해 수원 장안구의 한 전통시장을 찾은 50대 주부의 한숨 섞인 말이다.

식사비, 야채, 과일값 등이 덩달아 오르면서 물가인상이 예사롭지 않은 가운데 서민들의 체감물가는 더 높아 시름이 날로 커지고 있다.

게다가 물가의 기본이 되는 유가 역시 지난 5월말부터 연속으로 오르더니 1천600원대를 넘어서는가 하면 과자, 음료 등 공산품의 인상도 여전히 이어지면서 시민들의 물가공포가 극대화되고 있다.

어머니, 딸과 함께 수원 영동시장을 찾은 주모 김모(36)씨는 “저녁 찬거리를 사러 나왔는데 5만원으로도 살 수 있는 게 별로 없다”며 빈 장바구니를 들고 생선가게, 야채가게 주인에게 가격만 물어보다 이내 다른 가게로 발을 돌렸다.

김씨는 “5명이 5만원으로 생선이나 찬거리를 사면 이틀 정도는 해결했는데 지금은 어림도 없다. 야채가 제일 많이 오른거 같은데 두달 사이에 40%는 더 비싸진 것 같다”고 말했고, 옆에서 야채를 고르던 50대 주부도 “애호박도 비싸고 오이 2개에 2천원이다. 시장이 마트보다 쌀거 같아서 왔는데 너무 비싸 뭘 해먹을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지었다.

야채가게 주인 이모씨는 “지난 여름 폭염으로 야채가 다 녹아내린데다 가뭄으로 출하량이 줄어 가격이 폭등했다”며 “평소 같으면 일일매출 100만원 정도를 찍었지만 지난 한달간 매출이 30% 이상 줄었고, 손님들도 비싸서 구매를 꺼린다”고 말했다.

식재료 뿐만 아니라 과일값도 많이 올랐다. 일부 가게 주인들은 아예 장사를 체념한듯한 모습을 보이도 했다.

한 상인은 “제일 좋은 사과가 20kg에 12~13만원 했는데 지금은 20만원”이라며 “기름값(휘발유)도 무섭게 올라 도매시장에 물건 떼러 가는 것도 무서울 정도인데다 가게세도 안 나와 힘들다며 문 닫는 곳도 많다. 계속 장사를 해야 하나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인근 공산품 가게는 문만 열어둔 상태로 손님을 기다리다 지친 듯 모자로 얼굴을 가린 주인이 잠들어 있었고, 일부 상인들은 삼삼오오 밀린 물품대금 걱정과 정부대출 방법 등을 공유하기도 했다.

상황은 다른 곳들도 마찬가지여서 전통시장이나 상가밀집지역, 먹거리촌 등도 ‘물가 공포’가 심각했다.

수원 남문시장에서 옷가게 4곳을 운영한다는 A씨는 “시장내 물건이 대부분 올라 손님이 별로 오지 않는다. 경제난이 그 어느때보다 심각하다”고 말했고, 장안구의 B식당 업주는 “가격이 오르면 손님이 줄 것을 알면서도 원가 상승을 못 견디고 지난 1년 동안 1인당 1만5천원에서 2만1천원으로 가격을 올렸다”며 “천정부지로 치솟는 물가를 빨리 잡지 않는다면 더 큰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인지방통계청이 4일 발표한 ‘2018년 8월 경기도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도내 소비자물가지수는 104.97로 1년 전보다 1.4% 상승했다.

/조현철기자 hc1004j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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