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각종 비리문제가 지적된 사립유치원들이 내년도에 방과후 과정 등을 대폭 줄이거나 없애기로 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학부모들이 반발하고 있다.
23일 수원, 화성의 몇몇 유치원 등에 따르면 사립유치원들이 내년도에 방과후 과정이나 특성화 교육과정을 전면 없애거나 대폭 축소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화성의 사립 A유치원은 최근 내년도에 방과후 과정과 특성화교육 과정을 전면 없애기로 내부 방침을 전하고, 특성화교육에 사용하려던 교재교구 구매 취소를 관련 업체에 통보했다.
수원의 사립 B유치원도 올해 운영하던 2개의 방과후 과정을 1개만 운영하겠다는 방침이고, 원아모집을 정상적으로 하고 있는 다른 사립 C유치원도 방과후 수업 뿐 아니라 점심 식사도 각각 집에서 싸온 도시락으로 대체하겠다는 입장을 최근 학부모들에게 밝혔다.
한 유치원 관계자는 “아동 교육을 담당한다는 자존감도 무너진 마당에 굳이 방과후 과정까지 하고 싶지 않다”며 “유치원 입장에서는 교사들의 업무부담을 줄이고, 학부모들도 비용부담이 줄어 좋지 않겠느냐”고 전했다.
유치원들의 이같은 입장에 학부모들은 비리에 대한 잘못은 인정하지 않고, 학부모들만 힘들게 하는 행태라며 반발하고 있다. 또 방과후 과정이 줄어들게 될 경우 맞벌이 가정의 경우 유치원 하교 후 아동을 다른 사교육 시장으로 내몰릴 수 밖에 없을 것이란 우려도 일고 있다.
화성의 학 학부모는 “방과후 과정 축소로 아이들의 귀가 시간이 빨라지면 맞벌이 등을 하는 학부모들에게는 큰 타격”이라며 “국공립보다 사립유치원을 선호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가 다양한 방과후ㆍ특성화 교육인데 이를 없앤다는 것은 원아교육을 포기하겠다는 소리나 마찬가지”라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 관계자는 “아직 관련 사례가 들어온 것은 없다”며 “방과 후 과정을 반드시 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기존 과정을 폐지하려면 학부모들의 동의과정을 거쳐야 한다. 관련 민원이 있으면 조사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박건기자 90vir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