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29 (일)

  • 구름많음동두천 22.4℃
  • 구름많음강릉 23.7℃
  • 맑음서울 24.0℃
  • 구름많음대전 24.7℃
  • 구름많음대구 23.5℃
  • 구름조금울산 24.7℃
  • 구름많음광주 25.8℃
  • 구름조금부산 27.9℃
  • 구름조금고창 26.8℃
  • 구름조금제주 27.7℃
  • 구름조금강화 23.1℃
  • 구름많음보은 23.4℃
  • 구름많음금산 24.8℃
  • 구름많음강진군 25.9℃
  • 구름많음경주시 24.7℃
  • 맑음거제 25.1℃
기상청 제공

다시 돌아온 구제역… 젖소농장 살처분 현장 소각 매케한 냄새 진동

안성 금광면 축산농가 올해 첫 확진
시방역팀, 차량통제·작업 분주
양성면서도 양성반응 신고 초긴장

“설 대목 출하 앞뒀는데 날벼락”
자식들에 “설 명절 고향오지 말라”
축산농 구제역 확산우려 노심초사


설 연휴를 며칠 앞둔 29일 오전 8시 안성시 금광면의 한 축산농가.

여느 때 같으면 조용하고 여유로운 분위기 속에 자식과 친지의 귀성을 맞을 준비에 한창일 마을은 이번 겨울 첫 구제역이 발생해 젖소 95마리를 살처분하는 작업이 진행되면서 난데없이 부산해졌다.

농장 앞 논에서는 안성시청 방역팀이 굴착기를 동원해 땅을 파내 그 안에 농가에서 그간 사용해온 사료와 짚 등을 태우면서 피어난 희뿌연 연기로 메케한 냄새가 진동했고, 방역복을 갖춰 입은 방역팀들은 차량통제선이 쳐져 외부 차량의 출입을 철저하게 막고 있는 농가 주변을 들락거리며 분주했다.

전날 오후 7시쯤 구제역 확진 판정을 받았고, 불행 중 다행으로 송아지를 출하하는 육우 농장이 아닌 젖소 농가여서 현재까지 주변으로 구제역이 확산한 정황은 포착되지 않았지만 하루만인 이날 오전 10∼20㎞ 떨어진 97마리의 한우를 사육중인 양성면의 농가에서 구제역 의심 신고가 접수되자 긴장감으로 뒤덮였다.

양성면의 한우농가 간이검사 결과는 5마리 중 1마리에서 양성 반응이 나오면서 지역 축산인들의 근심은 깊어지고 있다.

특히 설 대목을 앞두고 출하 길마저 막힌데다 행여 구제역이 확산할 경우 자식같이 키운 소를 살처분하게 될까봐 노심초사다.

불안한 마음 속에서도 지역 축산인들은 설 명절에 찾아 올 자녀들에게 이번엔 고향에 오지 말라는 전화를 돌리는 등 온갖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구제역 발생 농장 인근의 농장주 김모(68)씨는 “작년 11월 수천만원을 들여 송아지 30여두를 입식했는데 예방적 살처분 대상에 포함될까 봐 걱정이다. 특히 송아지는 면역력이 낮은 편이어서 세심하게 관찰중”이라고 말했고, 이모(60·금광면)씨는 “젖소 110여두를 키우는데 착잡하고 걱정돼 잠을 못 이뤘다. 금광면은 구제역 발생이 처음이어서 더 충격”이라고 밝혔다.

미양면에서 육우 1천여두를 키우는 최모(51)씨는 “마른 하늘의 날벼락도 아니고 너무 심란하다. 설 대목에 출하를 앞둔 소를 농장에 두고 정밀검사만 하고 있자니 착잡한 심정”이라며 “혹시라도 구제역이 확산할 수도 있어 자식들에게 이번 설에는 오지 말라고 전화를 넣었다”고 말했다.

우석제 안성시장은 이날 구제역 발생 농장을 찾아 “축산업에 종사한 사람으로서, 가축이 병들면 농장주는 자식이 아픈 것처럼 마음이 아프기 마련”이라며 “철저한 방역으로 구제역 확산을 막아 축산인들의 시름을 덜겠다”고 말했다.

한편 안성시는 반경 3㎞ 내 사육 중인 소 축산농가 80곳(4천261두)과 염소 농가 6곳(14두)에 구제역 예방접종을 모두 끝내고 정밀검사 진행과 함께 방역초소 3곳을 설치해 농장 주변을 소독하고 있다.

/안성=채종철·김용각기자 kyg@

 







배너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