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금 로
수원고검장
“중요한 지역의 초대 고등검찰청 검사장으로서 검찰 본연의 업무를 공정하고 충실하는데 무거운 책임감도 느끼고 있다.”
취임 두 달째를 맞는 이금로(54·사법연수원 20기) 초대 수원고등검찰청 검사장은 출입기자단과의 인터뷰에서 취임 소감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이금로 고검장은 수원과의 남다른 인연부터 소개했다. 그는 “19년 전 수원시 인구가 80여만 명일 때 수원지검에서 근무한 뒤 현재 125만 명 규모로 늘었고, 청사도 광교신도시에 들어선 것을 보면서 상전벽해(桑田碧海)라 할 정도로 비약해 발전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당시에는 재보궐선거 등 선거가 유독 많았고 IMF 이후라서 임금체불 사건이 급증해 고생했다. 그 결과 모범검사로 선정돼 대검 연구관으로 자리를 옮겨 수원은 아주 의미있게 기억하고 있다”며 “솔직히 이번 수원에서 근무하게 될 줄 예상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이 검사장은 “초대 고등검찰청 검사장이니 만큼 수원고검과 지검이 빠르게 안정화돼서 지역사회에 뿌리내리는 것이 매우 중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4월 중순 차질없이 수원지검이 이전할 수 있도록 지검과 협조하고 각종 규정 정비와 함께 청사 주변 교통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원시 등 관계기관과 적극 협의해 도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는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검사장은 ‘송사를 다루는데 있어서 성의를 다해야 한다’는 뜻을 담은 다산 정약용의 목민심서 글귀인 ‘청송지본(聽訟之本) 재어성의(在於誠意)’를 소개하면서 “법에 호소하는 분들의 아픔을 달래주는 검찰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언급했다.
그는 “수원고검이 관할하는 19개 시·구 지역은 광교, 용인, 동탄 등 대규모 신도시와 첨단산업 중심지가 있어 840여만 명의 인구를 관할해 서울고검 다음으로 규모가 크다. 안전한 경기남부지역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어 검·경 수사권 조정과 관련한 질문에는 “그동안 검찰의 노력에도 국민이 바라보는 검찰의 모습은 여전히 부족한 부분이 많다”며 “국회 사법제도개혁특별위원회가 가동 중이고 패스트트랙 논의도 있지만, 법무부 차원에서 의견을 내고 있고 검사마다 견해가 달라 이 자리에서 입장을 밝히는 것은 적절치 않다. 국민의 뜻을 잘 수렴해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조정이 잘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을 아꼈다.
이 검사장은 “지난 10여년간 고검·고법 설립까지 어려웠던 만큼 개청할 당시 지역 주민들께서 내건 플래카드를 통해 환영해 주셨는데, 이 자리를 빌어 감사드리고 지역사회의 관심과 기대에 부흥하겠다”고 했다.
그는 “이제 경기남부지역 도민들이 서울까지 가서 항고 수사와 항소심 재판을 받는 불편이 없어져 시간과 경제적 비용이 크게 줄어들게 됐다”며 “‘광교 법조타운 시대’의 개막으로 서울 중심의 사법구조가 경기남부지역으로 분산돼, 새로운 법조의 중심으로 거듭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수원고검이 지역사회에 제대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도민들께서도 조금만 기다려 주시고 애정으로 지켜봐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전했다.
/이주철·박건 기자 jc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