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남의 한 오피스텔에서 관리사무소와 갈등을 빚던 한 입주자가 지하주차장 입구에 차를 세워두고 자리를 비워 다른 입주민들의 항의가 이어지고 있다.
28일 하남 A오피스텔 입주자대표회의와 관리사무소 등에 따르면 이날 오선 4시 18분쯤 입주민 B씨가 대리운전으로 자신의 차를 오피스텔 지하주차장에 진입하려다 관리사무소 직원과 언쟁을 벌였다.
관리사무소 직원이 며칠 전 B씨가 엘리베이터 벽에 씹던 껌을 붙여놓은 것과 관련해 재발방지를 요구하자 B씨가 관리사무소가 입주민의 출입을 막는다며 실갱이가 벌어졌다. 그 사이 대리기사가 자리를 떠나자 B씨는 차를 그대로 세워둔 채 집으로 올라갔다.
주차장 입구를 가로막은 차에 불편을 겪던 입주민들은 이날 오전 11시쯤 B씨에게 차를 옮겨달라고 요구했지만, B씨는 “관리사무소 측이 사과하지 않으면 차를 뺄 수 없다”며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관리사무소측은 25일 오피스텔 엘리베이터 벽에 B씨가 껌을 붙이는 장면을 CCTV를 통해 확인하고 모자이크 처리한 사진을 넣어 ‘앞으로 이런 일이 없도록 해 달라’는 내용의 공고문을 붙였다.
이후 B씨가 다른 민원건으로 관리사무소 직원과 대화하는 과정에서 관리소 직원이 “엘리베이터에 껌을 붙인 것은 너무하지 않으냐. 앞으로 이런 일 없도록 해달라”고 하자 B씨는 “당시 술에 취해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입주민이 내는 관리비에 엘리베이터 청소비가 포함돼 있지 않나”며 맞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이날 새벽 다시 다툼이 벌어졌고 B씨가 차를 방치한 채 자리를 뜨면서 700여 가구의 다른 입주민들은 불편을 겪고 있다.
방치된 B씨의 차 트렁크에는 ‘관리소장님이 저를 못 들어가게 합니다. 죄송합니다. 정말 억울합니다’라는 글이 적힌 글씨가 붙어 있다.
한 입주민은 “새벽에 술을 마신 상태인데 대리기사가 가버려서 제대로 주차하지 못한 것은 이해가 가지만 이후 주민들의 요구에도 응하지 않고 차를 계속 방치해두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뭔가 억울할 수 있지만 다른 주민들에게 불편을 끼치면서까지 이렇게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남=김대정기자 kimd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