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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정이경

어머니

일어나신다

저렇듯 우주의 한쪽에서

가만히 일어나시는데도

삼라만상이 어머니 따라서 다 깨어난다

그 힘으로 나도 살아가고 있지 싶다

 

 

한 사람의 기운이 잠들어 있던 모든 것을 깨운다. 아무리 적막해도 제 아무리 칠흑 같은 어둠이어도 사람의 기척만큼 또렷하고 따뜻하고 큰 것은 없다. 더구나 어머니가 새벽을 열 때는 어머니가 거두고 기르는 모든 것이 어머니를 따라서 다 깨어난다. 닭의 첫 울음 따라 어스름 빛이 강아지의 졸린 눈을 뜨게 할 것이고 어머니가 부엌으로 향할 때 곧 산 너머로 사라질 달의 마지막 항로가 어머니의 그림자를 길게 끌고 갈 것이다. 나뭇가지 타는 소리, 고소한 밥짓는 소리, 경쾌한 도마 소리, 참새소리들. 어느 것 하나 어머니를 따라 동행하지 않는 것이 없다. 어머니가 기르고 거두는 삼라만상의 조화 속에 나도 새하얀 밥알처럼 빛난다. 있는 듯 없는 듯 살아가는 어머니지만 어머니를 태양으로 삼고 운항하는 우리들은 그 따스함으로 한 평생을 견딜 수 있다. 어머니야말로 내 삶의 원천이고 살아가는 힘이다./이기영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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