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정죄情罪
/이남숙
바다처럼 관대하고 실개울처럼 착하고
꽃망울 부풀어 오르듯 어우러져 살고 싶은데
아슬아슬한 충족감 밑에 울컥 감정의 덫에 걸려
무의식의 전류로 흐르는
한바탕 소나기 퍼 붓듯
황톳물로 쏟아져 내리는 입술의 말들이 너무 밉습니다
불꽃 기운 무질서한 초조한 영혼에 꽃 한 송이 피우고
내 속 모든 찌꺼기 가라앉혀
맑고 고운 포도주가 되길 두 손 모으니
님의 하얀 마음으로
내 영혼 어루만지소서.
■ 이남숙 1945년 경남 남해 출생. 진주교대 방통대초등교육과를 나와 경기대학원 초등교육과를 졸업했다. 『문학 21』로 문단에 나왔다. 시집 『세월의 그림자』, 『축제의 흔적』, 동인지 『풀빛예감』이 있다. 국제문화예술상, 허균허난설헌문학상, 행촌문화고려문학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