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첫 장마가 시작되면서 인천 전역에도 적지 않은 양의 비가 내린 지난 24일 오전, 남촌동농산물도매시장 현장 취재에 나선 본보 취재팀의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온 것은 바닥에 즐비하게 자리한 10여 개의 깡통들이었다.
상인들은 “비가 오면 식자재판매동의 천정에 누수가 발생, 빗물을 받기 위해 가져다 놓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을 연 지 3개월도 안 됐는데 이러니 당혹스러움을 감출 수 없었다.
관리사무소와 카페, 농협 등이 들어서 있는 관리동도 사정은 이와 마찬가지여서 큰비가 내린 것도 아닌데 때아닌 물난리를 겪어야 했다.
건물과 건물을 이어주는 교각에 우수받이와 경사도가 잘못 시공되면서 내부로 빗물이 쏟아져 들어왔기 때문이다.
당초 설계상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었지만 이와 동떨어진 시공으로 애꿎은 입주업체들이 피해를 입고 있는 셈이다. 건물내부로 빗물이 유입되지 않도록 보수작업을 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닌 땜질식 보수에 그쳐 이같은 현상이 되풀이되고 있다는 게 전문가의 지적이다.
이밖에 준공된 지 채 몇 개월이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건물 일부 내벽에는 균열현상이 나타나고 있으며, 부착상태가 부실해 떨어지기 일쑤인 몇몇 안전시설도 일시적으로 테이프를 이용해 붙여 놓는 등 부실하게 시공한 흔적이 곳곳에서 드러나 상인들의 불만과 불편이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에너지효율정책의 일환으로 설치된 지열식 냉난방시설도 제 기능을 충분히 하지 못하는, 사실상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있으나마나 한 시설을 이용하면서 관리비를 내야 하는 상황인데다 손님들의 불만이 잇따르자 결국 입점주들은 부가적으로 적게는 수 백만 원에서 많게는 1천만 원이 넘는 사비를 들여 냉난방시설을 설치하기도 했다.
이 같은 사항에 대해 관리소 관계자는 “도매시장에 입주한 상인·단체 등으로부터 시설 하자부분에 대한 민원이 접수되면 건축 및 시설 시공사에 전달하고 있다”며 “이 부분은 해당업체가 나서서 조치해야 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시공사인 한양건설 관계자는 “일부 시설에 대한 하자문제가 있어 공사 관계자 일부가 남아 업무를 처리하고 있지만, 한양건설이 모든 공사를 직접 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재시공에 다소 시일이 걸리는 경우가 있다”며 “시공에 참여한 하도급업체에 하자부분을 신속히 전달, 빠른 조치가 이뤄져 입점주나 이용객들의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박영재·윤용해기자 kgpa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