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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분에 찬 이들에게 전하는 위로 ‘무조건 당신 편’

억울하고 화나는 일 겪었을 때 나타나는 ‘울분’
갑질로 인한 감정 노동 등 현대인 병들게 해
‘울분 장애 척도’ 실어 스스로 상태 점검할 수 있어

 

무조건 당신 편/한창수 글/알에이치코리아/256쪽/1만5천원

 

뇌과학자 장동선과 사회복지학자 송인한, 유튜버 대도서관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이 “무조건 당신 편입니다”라고 강력한 추천과 지지를 보낸다.

 

마흔 살의 내담자 D는 어느 날부터인가 울컥 화가 나서 참기 힘들어지는 일이 잦아졌는데 특별한 사건이 없었기에 더 의아한 일이었다.

 

찬찬히 복기해 본 그의 인생에서 어린 시절 일찍 부모님과 헤어진 그는 할머니 손에 커야 했다.

 

언제나 며느리인 D의 엄마 욕을 달고 사는 할머니였지만, 그에게는 고마운 존재였다. 지금까지도 착한 손주 역할을 하고 있는 그는 계약직으로 들어간 회사에서 10년째 기술직으로 일하고 있다.

 

일이 힘들진 않지만 상사들은 원청업체에서 클레임이 오거나 사장님에게 혼나고 나면 그에게 종종 화풀이를 했고, 알고 보면 동료들 잘못인데도 본인이 책임져야 하는 경우가 생겼다.

 

따져 보면 아주 험난한 삶은 아니었지만 D가 자신의 감정을 해결하지 못한 채 원망하는 마음을 너무 많이 쌓아왔다는 게 문제였다. 이것이 임계점에 다다르자 충동적인 분노로 표출됐다.

 

‘무조건 당신 편’에서 저자 한창수는 이런 감정을 ‘울분’이라고 말한다.

 

너무 억울하고 화나는 일을 반복적으로 겪었을 때, 가해자에게 복수하고 싶지만 도리가 없어 분통 터질 때, 이때 느끼는 것이 바로 울분이다.

 

울분은 ‘갑질’로 인한 ‘감정 노동’이 사회적인 공분을 사고 있는 요즘, 우리를 병들게 하는 가장 심각한 감정 중 하나이다.

 

내부적으로 터지면 우울증이나 스스로를 해치는 행동, 외부적으로 터지면 누군가를 해치는 행동으로 흘러간단 점에서 상당히 심각하다. 이 때문에 독일의 정신의학 교수 마이클 린든은 이를 ‘울분 장애’라 공식 명명하기도 했다.

 

이 책은 독일 연구 팀에서 개발해 한국 연구 팀에서 상황에 맞게 번역한 ‘울분 장애 척도’를 실어 독자 스스로 자신의 상태를 점검해 볼 수 있게 했다.

 

저자는 울분 감정을 가장 비중 있게 다루는 한편, 우리가 흔히 내뱉는 ‘힘들다’는 말에 묻어 있는 감정들 즉 분노, 무력감, 불안감, 슬픔 등도 깊은 시선으로 들여다본다.

 

그는 이런 감정들로 인해 괴로워하는 이들의 사례를 들려주면서 “마음의 문제로 인한 물리적인 증상은 약물 치료로 좋아지겠지만 감정을 온전히 치유하려면 더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라고 말한다.

 

그 과정에서 내담자가 바닥나버린 자신의 마음 곳간을 채우고, 다리에 힘을 키워 스스로 일어날 때까지 그의 편에 서겠다고 응원을 전한다.

 

이 책에 대해 송인한 교수는 “잠자코 등을 두드려 주는 누군가”라고 말했고, 유튜버 대도서관은 “계속 믿어주고 응원해주고 함께 이겨나갈 방법을 생각해주는 상대”라고 이야기했다.

 

[ 경기신문 = 신연경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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