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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유산을 찾아서/연천군 (1) 구석기에서 한국전쟁 역사 담은 땅

지역의 문화유산은 그곳에 살았던 선조들의 삶과 혼이 깃든 정신적 자산이다. 돌을 다듬어 생명을 불어넣고, 나무를 깎아 공간을 만들거나 공예품을 제작하면서 당대의 삶을 담아낸 작품이다. 유물은 가치에 따라 국가지정문화재인 국보·보물을 시작으로 사적, 명승, 시도문화재, 무형문화재, 근대문화유산인 등록문화재로 구분해 보존하고 있다.

현재 경기도에는 1139개의 문화유산이 31개 시·군에 산재돼 있다. 문화유산을 통해 역사여행을 소개한다. <편집자주>

 

연천으로 떠나는 역사여행 ①

 

 

북한과 접경지대인 연천은 고인돌과 한탄강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이다. 한탄이 크고 넓다는 순 우리말인 ‘한’과 넓은 강을 의미하는 ‘탄’이 어우러진 단어라는 점에서 연천군을 가보지 못한 독자라도 넓은 평야와 큰 강이 어우러진 ‘낙원’을 떠올리게 된다.

 

사냥과 유목으로 살아야 했던 선사시대 이전 사람들에게 사냥을 할 수 있는 산과 유목과 정착이 가능한 평화, 그리고 물이라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추고 있던 연천군은 고구려 시대 공목달현 명칭으로 시작해 통일신라 때 공성현, 고려시대 장주로 지명이 변천됐다.

 

공목달은 곰의 기운이 서린 장소를 말하는 것으로, 연천읍 중심에 우뚝 솟은 군자산의 옛 이름이 웅섬산이었다. 고구려인들이 곰을 매우 신성시 여겼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연천군은 고구려 남쪽 지역 중에서도 매우 중요하게 여긴 곳이라 추측된다.

 

이후 고려말 충선왕 때 왕의 이름과 장주의 장(璋) 한자가 같이 연천으로 지명이 바뀌었다고 한다.

연천군은 고려 말 원나라와도 관계가 있는 곳으로, 원의 마지막 황제였던 순제의 황후였던 기황후의 묘와 재실을 모신 곳이기도 한다. 우리나라 최고(最古)의 역사유적과 6·25 전쟁의 상흔까지 중요한 역사의 흔적을 모두 간직하고 있는 곳 연천, 한탄강 주변 전곡리 구석기 유적지를 소개한다.

 

 

우리나라 구석기 유적을 대표하는 이 유적지는 1978년 한탄강에 놀러왔던 미군 병사가 땅에서 석기를 발견하면서 본격적인 발굴조사가 이뤄졌다. 이 병사는 석기를 서울대 김원룡 교수에게 가져갔고, 이 유물이 아슐리안계 구석기 유물로 밝혀지면서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구석기 유적지로 알려지게 되었다.

 

현무암 지대에 자리잡은 전곡리 유적지에서는 주먹도끼와 가로날도끼 등 아슐리안형 석기와 유물 3000여 점 이상이 발견됐으며, 동아사아·아프리카·유럽으로 양분돼 있던 구석기 문화연구의 틀을 변화시키는 역할을 하게 됐다.

 

연천 전곡리에는 구석기 유적관과 자료관 등 관람시설이 잘 되어 있고, 야외에는 구석기 시대 생활상을 보여주는 조형물이 곳곳에 배치돼 있어 아동들에게 특히 인기를 얻고 있다.

 

전곡리 유적이 구석기 유적이라면 인근 미산면 임진강변에 위치한 숭의전지는 고려 600년 역사를 간직한 곳이다.

 

 

임진강의 굽이치는 모습이 한눈에 들어오는 미산면 아미산 정상부에 조성돼 있는 숭의전지는 고려 태조 왕건의 원찰이던 앙암사(仰巖寺)가 있던 곳으로, 조선 태조가 1397년에 고려 태조의 위패를 모시고 숭의전으로 삼았다.

 

사당 건립 이후 정종 원년(1399년)에 고려 태조를 비롯하여 혜종, 성종, 현종, 문종, 원종, 충렬왕, 공민왕 등 고려 8왕의 위패를 봉안하였다. 이후 조선 문종은 전대의 왕조를 예우하기 위해 숭의전이라 이름을 짓고, 복지겸, 신숭겸, 서희, 강감찬, 정몽주 등 고려의 충신 16명의 위패를 함께 모셔 배향하도록 했다.

 

고려를 멸망시키고 세운 조선이지만, 예의를 중시한 조선은 고려의 창건 공신 뿐 아니라 조선 태조 이성계에 끝까지 맞섰던 정몽주까지 이곳에 모시고 배향한 것이다.

 

숭의전 앞에는 600년 세월을 지켜온 두 그루의 느티나무가 찾는 이를 맞이한다.

 

숭의전지 인근에는 남북 분단의 현장인 열쇠전망대가 위치했다. 육군 열쇠부대가 관리하는 이곳은 북녘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곳으로, 실향민에게는 망향의 한을 달래주고 청소년들에게는 안보교육을 위해 1998년 건립됐다.

 

전망대에서는 DMZ 철책선과 최전방 초소인 GP 등이 한눈에 들어오며, 내부 전시실에는 북한의 생활용품과 대남 전투 장비들이 전시되어 있다.

 

연천의 문화유산은 구석기시대부터 60여년 전 한국전쟁까지 다양하게 놓여 있다.

 

[ 경기신문 = 안직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