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후 저수지에 비치는 석양이 매력인데, 수면이 연잎에 덮여 볼 수가 없어요.”
12일 수원시 장안구 송죽동 만석공원에 있는 만석거 앞에서 산책 중이던 인근 주민 이혜영(50)씨는 수면을 바라보면서 눈살을 찌푸렸다.
이씨를 비롯해 공원을 찾은 다른 시민들도 무성한 연잎과 녹조로 가득 찬 만석거 수면을 외면하는 등 공원 미관을 해치고 있어 대책이 필요하다.
집중호우에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24.7㏊ 면적의 만석거 수면은 절반이 넘게 연잎으로 덮혀 있는 상황이다.
번식력이 강하기로 유명한 식물 중 하나인 연은 한 번에 수십 개의 씨앗을 뿌려 일대에 순식간에 번진다.
실제 만석거 한 귀퉁이에만 서식하고 있던 연잎은 10여 년이 지나면서 만석거 수면 전체로 퍼졌다.
물 위에 넓게 퍼져 자라는 연잎이 녹조처럼 가득해 햇빛을 가린 채 방치된 만석거의 수질 오염을 걱정하는 시민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만석공원 주변에 거주하는 시민 유근수(61)씨는 “코로나19로 멀리 가지 못하는 요즈음 가까운 공원에서 산책하며 저수지를 보는 게 소소한 보람”이라면서도 “저수지를 가득 채운 연잎이 징그럽고, 보기 좋지 않아 잘 안 오게 된다. 제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장안구청 공원관리팀 관계자는 “여름이 지나면서 연잎들이 흉물스럽다는 민원도 있지만, 매달마다 정기적으로 제거하지는 않고 매년 10월쯤 한꺼번에 연잎을 솎아주는 등 제거 작업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범선 장안구청장은 “이번 코로나19로 구청에 일손이 부족해 신경을 쓰지 못했다. 태풍, 장마가 지나고 10월쯤이 되면 작업을 시작할 것”이라며 “수면 위 연 잎은 걷어내고 깊이 박힌 뿌리는 뽑아내는 등 만석거를 말끔하게 관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조선시대 정조가 화성 축성당시 조성된 만석거는 2017년 10월 국제관개배수위원회(ICID) 제68차 집행위원회에서 '세계관개시설물 유산' 으로 등재됐다
[ 경기신문 = 박한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