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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북’에 담긴 선각자 이야기…새 세상 꿈꾸는 정역

선각자·철학자 이야기 담은 이재운 장편소설
인류 구원할 신인 찾아 정역을 전하려는 이들의 이야기

 

하늘북 상·하/이재운 글/선/376쪽/15,000원

 

‘천지개벽이 일어났구나. 다만 인개벽은 이제 시작되고 있다.’

 

이재운의 장편소설 ‘하늘북’은 곪고 곪은 종기처럼 터져버린 동학농민군이 궤멸당하고 일제가 시시각각 밀려들어오던 시절, 우리 한민족 역사상 가장 극심한 재앙기에도 백 년 뒤의 밝은 미래를 내다보며 꿈을 잃지 않던 선각자, 철학자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임진왜란을 앞두고 당시 선각자, 철학자들이 나섰듯 ‘소설 토정비결’의 작가 이재운이 도탄에 빠진 인류를 구원할 신인을 찾아 정역을 전달하려는 구한말 선각자, 철학자들의 처절한 몸부림을 그려냈다.

 

구한말, 무능한 왕실과 타락한 조정으로 백성은 도탄에 빠지고, 금수강산은 청(淸)나라 군대와 일본 군대에 짓밟히고 하늘마저 슬픔에 잠긴 시절이었다.

 

당시 일본을 개화시킨 인물 중 자유(自由)라는 말을 만들어낸 후쿠자와 유기치는 김옥균, 박영효, 홍영식, 유길준, 윤치호, 서재필, 서광범을 제자로 기르며 조선의 개화를 간절히 염원했다.

 

하지만 개화파들이 일으킨 갑신정변은 무산되고, 김옥균 등은 참수형을 받아 그 꿈이 사라지자 후쿠자와 유기치는 “조선 인민을 위하여 조선 왕국의 멸망을 기원한다. 인민의 생명도, 재산도 지켜주지 못하고, 독립 국가의 자존심도 지켜주지 않는 그런 나라는 오히려 망해 버리는 것이 인민을 구제하는 길”이라고 극언했다.

 

 

이처럼 극한으로 절망적인 상황에서 독특한 세계를 꿈꾸는 사람들이 조선땅에 나타났다. 그들은 이 세상은 혁명할 가치조차 없을 정도로 썩었다고 규정하며, 민란이나 혁명을 통해 세상을 구원하려고 하지 않았다.

 

한편 충청도 연산 사람 김항은 세상이 불의와 부정, 원한으로 가득 차서 도저히 치유할 수 없는 불능상태에 빠졌다고 판단했다.

 

결국 김항은 하늘을 향해 사형 선고를 내리며, 선천의 묵은 하늘을 때려부수고 그 대신 상생의 신천지, 새 하늘을 건설하려는 꿈을 꿨다.

 

이로 인해 19세기 말 인류로서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새 하늘, 새 땅, 새사람이라는 신천지를 설계했고, 이는 바로 ‘정역(正易)’이다.

 

‘하늘북’에는 신인이 이루어야 할 비사를 품고 있는 정역과 이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한민족과 일본인들의 쫓고 쫓기는 혈투가 역사 속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 경기신문 = 신연경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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