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16 (목)

  • 맑음동두천 18.2℃
  • 구름많음강릉 13.7℃
  • 맑음서울 18.2℃
  • 맑음대전 18.8℃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19.0℃
  • 맑음광주 20.5℃
  • 구름조금부산 20.8℃
  • 맑음고창 ℃
  • 맑음제주 20.5℃
  • 맑음강화 17.0℃
  • 맑음보은 17.8℃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21.9℃
  • 맑음경주시 19.3℃
  • 맑음거제 20.8℃
기상청 제공

"내가 버린 쓰레기는 내가 낸 비용으로 처리하는 것이 환경 정의"

인천시, 쓰레기 처리비용 현실화 검토

 “내가 버린 쓰레기는 내가 낸 비용으로 처리하는 것이 환경 정의다.”(강원모 의원), “지금은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이지만 언젠가는 현실화해야 한다는 점은 분명하다.”(박남춘 시장).

 

인천시가 자원순환정책 대전환의 첫 번째 단계인 ‘쓰레기 발생 감량화’를 위해 쓰레기 처리 비용을 현실화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 15일 인천시의회 본회의 시정 질문에서 강 의원과 박 시장은 시 매립지 종료 정책과 관련해 의견을 주고 받으며, ‘적절한 가격 정책을 통해 쓰레기 처리 비용을 정상화해야 한다’는데 뜻을 같이 했다.

 

강 의원은 “현재 매립지 반입 비용이 소각 비용의 절반 수준 밖에 되지 않는다”며 “시가 실효성 있는 가격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고, 이에 대해 박 시장은 “(쓰레기 처리에 관한) 비용을 올리는 것이 능사는 아니지만, 자원순환정책 각 단계마다 가격 정책이 가장 강력한 정책 수단인 것은 맞다”며 “적절한 시점에 검토해 보겠다”고 답했다.

 

현재 수도권매립지 쓰레기 반입 비용은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가, 쓰레기 종량제 봉투 가격은 각 지자체가 결정한다. 가정 등에서 발생하는 생활폐기물의 반입 비용은 톤당 7만 원 선이다. 반면 소각 처리 비용은 13만~15만 원에 이른다.

 

민간 소각시설의 경우 30만 원까지 받는 것으로 알려진다. 지자체가 쓰레기 발생 감량을 위해 꺼낼 수 있는 가장 직접적인 카드는 결국 쓰레기 종량제 봉투 가격 인상이다.

 

최근 인천연구원이 발표한 ‘쓰레기 종량제 봉투 가격 현실화 방안’에 따르면 지난해 종량제 봉투가격에 의한 시의 청소예산 자립도는 36.2%로 매우 저조한 편이다. 생활폐기물 주민부담률의 경우 2018년 기준 57.5%로 다른 시·도(65.5%)에 비해 낮다. 인천지역 군·구별로 보면 지난해 기준 옹진군이 19.2%로 주민부담률이 가장 낮고, 남동구가 86.0%로 가장 높다.

 

단순 계산으로 현실화율을 100%로 끌어올리려면 현재 종량제 봉투 가격(10L 기준)에서 옹진군은 420%(310원→1614원), 남동구는 16.3%(390원→454원)를 인상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도심이나 도서지역일수록 폐기물 수거 운반 비용이 높게 책정되는 탓이다.

 

문제는 종량제 봉투 가격을 올리더라도 배출량 감소 효과는 그다지 크지 않다는 점이다.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종량제 봉투 가격 1% 인상 시 감소하는 생활폐기물 양은 0.165~0.17%에 불과하다. 종량제 봉투 가격을 30% 인상하더라도 쓰레기 감소량은 5% 정도에 그치는 것이다.

 

이는 소각장 확충 논리로 연결된다. 아무리 발생지에서 쓰레기 감량 노력을 하더라도 소각장 확충 없이는 ‘직매립 제로화’를 달성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남동권(남동, 연수, 미추홀) 지자체는 기존 소각장 증설 없이도 지역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를 처리할 수 있다며 증설 또는 증축을 바라보는 시와 이견을 보이고 있다.

 

박 시장도 시의회 답변에서 “매립지 반입 비용을 대폭 올려 소각으로 유도하려고 해도 현재의 시설로는 너무 부족하기 때문에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없다”며 답답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시 생활폐기물 하루 발생량은 2008년 1735.9톤에서 2018년 1985.1톤으로 증가 추세다.

 

이와 관련, 시는 이미 군·구와 협의를 통해 2022년과 2025년 두 차례 종량제 봉투 인상을 합의한 상태다. 현재 종량제 봉투 가격이 가장 비싼 부평과 남동구를 기준으로 나머지 군·구가 오를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지난 8월 각 군·구에 종량제 봉투 인상 가이드라인을 전달한 상태”라며 “올해 말까지 서구를 제외한 지자체가 조례 개정을 통해 2022년과 2025년 두 차례 인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쓰레기 종량제 가격 인상률에 비해 감축량이 크지 않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한 번도 생활폐기물 증가세가 꺾인 적이 없었다”며 “수치상으로는 하찮을 수 있지만 감소된다는 것 자체로 의미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인천 = 유희근 기자 ]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