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전야
장르: 멜로/로맨스
감독: 홍지영
출연: 김강우, 유인나, 유연석, 이연희, 이동휘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
홍지영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새해전야’는 인생 비수기를 끝내고 새해엔 더 행복해지고 싶은 네 커플의 두려움과 설렘 가득한 일주일을 그린 영화로 지난 10일 개봉했다.
12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새해전야’는 11일 하루 동안 관객 2만4077명을 불러모아 박스오피스 3위에 올랐다. 10일 개봉 이후 누적 관객수는 4만6263명이다.
누구에게나 크리스마스부터 새해를 앞둔 일주일은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새로운 시작을 꿈꾸는 시기로, 설레기도 하고 한편으론 미래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갖게 한다. 또한 새 다이어리를 사고, 새해에는 어떤 목표를 이룰지 계획을 세우고 지난 한 해는 어떻게 보냈는지 되돌아보게 된다.
영화 속 주인공들은 6년 사귄 남자친구와 헤어지고 멀리 여행을 떠나거나, 결혼식을 준비하면서 사기를 당한다거나, 사랑하는 연인에게 내 자신이 짐이 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는 지극히 현실적인 모습이다.
이혼 4년차 형사 지호(김강우)는 이혼 소송 중 신변보호를 요청한 효영(유인나)을 밀착경호하면서 어느덧 추억을 쌓아가고 서로 비슷한 부분에 공감한다. 결국 서로의 신변보호를 약속한 두 사람. 지난 사랑의 실패로 새로운 사랑을 겁내는 이들의 모습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연인과 헤어지고 무작정 여행을 떠난 진아(이연희)는 이과수 폭포에서 맺혔던 마음을 속 시원히 털어버리고 그곳에서 자신이 살아있음을 느낀다. 갑자기 번아웃을 경험해 아르헨티나로 도망친 재헌도 진아와 함께 시간을 보내며 용기를 얻는다.
국제결혼을 준비하는 예비부부 용찬(이동휘)과 야오린(천두링), 예비 시누이 용미(염혜란)는 언어의 장벽 앞에 대화가 통하진 않지만 눈빛과 진심어린 말로 벽을 넘어선 가족애를 느끼게 한다.
극 중 패럴림픽 스노우보드 국가대표 래환과 원예사 오월은 주변의 편견으로 의도치 않은 오해가 쌓여가지만 결국 자신의 자리에서 상대방을 기쁘게 해줄 수 있는 진정어린 사랑을 고민하는 모습으로 오랜 연인들이 겪는 위기와 고민을 현실적으로 그려낸다.
주변의 시선 때문에 아파하고, 모든 것을 잃었다고 생각했을 때 다시 시작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이들에게 곁에 있는 사람들은 ‘남들이 뭐라고 해도 신경쓰지마’, ‘외로운 건 잘하고 있다는 거야’라고 담담히 응원을 전한다.
네 커플의 이야기 속 취업, 연애, 결혼 등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가장 보편적이고 지극히 현실적인 고민은 마치 내 일기장을 들여다보는 듯한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지난해 예상치 못했던 코로나19로 계획했던 일을 이루지 못했다면 사랑도, 일도, 원하는 목표도 용기내서 다시 한번 시작해보면 어떨까 싶다. 봄날에 새싹이 돋아나듯 ‘새해전야’를 보는 모두에게 희망의 씨앗이 돋아나길 응원한다.
[ 경기신문 = 신연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