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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보는 한일전] 숙명의 라이벌 일본 꺾고 우승한 여자배구 대표팀

0-2에서 3-2 로 대역전극 펼치며 승리
대회 5전 전승으로 일본에서 금메달 목에 걸어

한일전은 가위바위보도 지면 안 된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그만큼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일본은 무조건 이겨야 할 상대이다.

 

1945년 8월 15일 고대하던 독립을 맞이한 대한민국은 일제강점기 시절 일본의 만행을 잊지 않았고, 이런 마음은 우리 문화 곳곳에 퍼졌다.

 

총성 없는 전쟁인 스포츠, 특히 국가 대항전은 나라의 자존심을 건 대결이다. 그 중 한일전은 무엇보다도 중요한 경기다.

 

3·1운동 102주기인 2021년, 평생의 숙적 일본을 꺾은 대한민국의 경기를 되돌아보고자 한다. 당시 경기를 본 사람들에게는 추억을, 경기를 보지 못한 사람들에겐 긍지를 줄 이야기를 꺼내본다.

 

 

◇ 불굴의 정신으로 일본을 꺾은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 여자배구 대표팀

 

지난 1994년 10월 2일부터 10월 16일까지 제12회 아시안게임이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렸다. 1958년 이후 36년 만에 아시안게임 개최국이 된 일본은 금메달을 위해 국가적인 지원과 노력을 기울였다.

 

히로시마 현립 종합체육관에서 펼쳐진 배구 역시 이런 지원과 노력을 기울인 종목이었다. 자국 내 인기는 물론 실력도 좋았던 여자배구에 대한 일본의 기대는 어느 때보다 컸다. 하지만 대한민국 대표팀 불굴의 의지에 무릎을 꿇었다.

 

대한민국 대표팀은 평균 신장 179cm를 기록한 일본 대표팀보다 3cm 가량 작았다. 하지만 대표팀은 신체 조건의 열세를 투지와 정신력으로 극복했다.

 

당시는 랠리포인트 제도가 도입되기 이전이어서 사이드아웃 방식으로 진행됐다. 사이드아웃 방식은 서브권을 가지고 있는 팀이 랠리에서 이겨야 점수를 얻을 수 있다. 서브권이 없는 팀이 랠리에서 이기면 서브권을 갖게 된다.

 

1세트부터 한국과 일본은 서브권을 가져오기 위해 팽팽한 경기를 펼쳤다. ‘컴퓨터 세터’ 이도희는 정선혜, 박수정, 홍지연 등에게 낮고 예리한 토스를 제공했고, 토스를 받은 선수들은 속공과 이동공격을 통해 일본을 상대했다.

 

한국 대표팀은 일본의 텃세와 심판진의 노골적인 홈 어드밴티지와도 상대하며 분전했으나 1세트와 2세트 모두 13-15로 패했다.

 

 

3세트 반전이 일어났다. 일본 대표팀이 방심한 틈을 타 맹공을 퍼부었고, 3세트를 15-3 큰 점수 차로 승리를 거뒀다.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 한국은 4세트 역시 15-10으로 승리하며 세트스코어를 2-2 동점으로 만들었다.

 

마지막 5세트 한국은 초반부터 4-1로 앞서나갔다. 장점인 체력을 앞세워 공격을 이어갔고, 세터 이도희는 적재적소로 토스를 보내며 팀을 이끌었다. 일본 대표팀은 블로킹으로 2득점하며 추격했으나, 한국은 차분하게 경기를 풀어갔다.

 

박수정의 스파이크와 정선혜의 서브에이스로 14-10 매치포인트를 만든 한국은 장윤희의 마지막 공격이 블로킹을 뚫고 코트에 꽂히며 15-11 승리를 쟁취했다.

 

이후 마지막 경기인 대만과의 경기에서도 이긴 여자배구 대표팀은 5전 전승으로 아시안게임 우승을 차지했다. 이는 여자배구 대표팀 최초의 아시안게임 금메달이었으며, 지난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기 전까지 유일한 금메달이었다.

 

적진인 일본에서 온갖 방해에도 불구하고 값진 금메달의 역사를 쓴 여자배구 대표팀의 열정이 도쿄올림픽에도 전해진다면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 경기신문 = 김도균 수습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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