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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재난지원금 받는 외국인들 “한국살이 하며 처음…감사”

도내 등록 외국인·외국 국적동포 지급
9일까지 5부제, 12일부터 자유 신청

 

한국에서 7년째 생활 중인 중국 교포 김분자 씨는 1일 경기도가 외국인에게도 지급하기로 한 경기도의 2차 재난기본소득을 받기 위해 수원시 고등동 행정복지센터를 찾았다.

 

김 씨는 7년동안 한국에 살면서 정부나 지자체의 지원을 받아본 적이 이 번이 처음이라며 “감자탕집에서 일을 하다 최근 식당을 그만두게 됐다"며 경기도의 재난지원금이 "참 고맙다"고 말했다.

 

중국교포 김성국 씨도 2012년부터 한국에 살며 빠짐없이 세금을 냈지만, 한국인이 아니라는 이유로 정부나 지자체에서 주는 지원금을 받아본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며 “가뜩이나 일하던 축사도 두 달 전에 문을 닫아 수입이 없는데 지원을 받게 돼 정말 다행이다”고 말했다.

 

국내 곳곳에서 일을 하며 일정의 세금을 내고 있지만 코로나19로 생활고를 겪어오고 있는 외국인들은 그동안 국가의 지원대상에서 배제됐었다.

 

그러나 국가인권위원회가 ‘코로나19 지원에서 외국인을 달리 대우하는 것은 차별’이라고 권고했고, 경기도는 2차 재난지원금을 모든 도내 등록 외국인과 국내에 거소 신고를 한 외국 국적 동포에게 10만원씩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이 같은 결정에 그동안 지원에서 소외돼 왔다는 외국인들은 감사를 표했다.

 

중국교포 강복려 씨도 재난지원금을 받은 후 “한국에서 3년을 살며 나라에서 교포도 생각해준다는 느낌을 받은 것이 처음”이라며 “매우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웃음지었다.

 

 

이날 현장에선 5부제 신청 제도를 제대로 알지 못해 헛걸음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외국인에게 지급하는 경기도 2차 재난기본소득은 4월 1일부터 9일까지 5부제를 실시한 뒤 12일부터 자유롭게 신청 가능하다.

 

주로 주변 지인들을 통해 소식을 접한 외국인들은 자신의 순번이 아님에도 행정복지센터를 찾았다가 다시 되돌아가기 부지기수였다.

 

이날 지원금을 받지 못하고 다시 돌아가던 A씨는 센터를 나가는 순간에도 “친구가 지원금을 준다고 해서 따라왔지만 5부제 때문에 받지 못했다”며 “5부제가 무엇인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고등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재난지원금 접수를 받던 직원은 “오전 동안 재난지원금을 받아간 사람과 5부제를 안내하고 돌려보낸 사람이 5대5 비율”이라고 말했다.

 

매산동 행정복지센터 관계자도 “날짜를 착각하고 오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아직은 접수량이 많지 않아 센터 재량으로 지급하고 있지만 접수량이 많아지면 돌려보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외국인들은 지금 당장 받지 못했다는 불편보다 지원 대상에 포함됐다는 사실을 고마워했다.

 

5부제로 발길을 되돌린 중국인 교포 B씨는 “유일하게 생계활동을 하고 있는 딸도 코로나로 출근하는 날이 반으로 줄었지만 지원이라고는 한 번도 못 받아 봤다”며 “한국에 온지 14년만에 지원을 받게 됐는데 오늘 못 받는 것이 대수겠느냐. 다음에 와서 받으면 된다”고 환하게 웃었다.

 

[ 경기신문 = 박환식 수습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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