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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의 눈으로 경기를 본다, 전력분석관 김남훈

핸드볼리그 전 구단 유일한 전력분석관
선수들의 잘못된 부분 수정·감독에겐 전술 구체성 제시
전력분석관 의무화 바라

 

남자 핸드볼구단 SK호크스 소속 전력분석관 김남훈 씨는 항상 좌석 최상단에서 경기를 지켜본다. 전력분석에 필요한 영상을 녹화하기 위한 카메라만이 그의 옆을 지킨다.

 

핸드볼리그 전 구단에서 유일한 전력분석관인 김남훈 씨는 자신의 직업에 대해 '외로운 직업'이라 소개했다.

 

그는 “분석 영상을 찍기 위해 항상 제일 위에서 혼자 있어 외로운 느낌이 많이 든다”면서 “전 구단에서 유일한 전력분석관이다. 국가대표팀에 전력분석관이 있지만, 실업리그에서는 혼자이다 보니 소통의 기회가 적다. 도태되는 느낌이 들 때도 있다”며 아쉬워했다.

 

이어 “하지만 가끔은 혼자 있는 시간이 편할 때도 있고, 상대팀의 전술 등을 분석해 SK호크스 선수들이 상대의 공격 패턴을 막았을 때는 희열감이 있다”고 뿌듯해했다.

 

과거 대학교 3학년 시절까지 핸드볼 선수로 활약했던 그는 부상을 입어 새로운 방향으로 진로를 변경했다.

 

 

김 전력분석관은 “한국체육대학교에서 석사과정을 하던 2009년 기록분석원으로 첫 발을 내딛었다. 경기 기록은 물론 영상분석도 병행했다”며 “이후 2012년 대한체육회에 입사해 하키, 탁구 등 다양한 종목에서 전력분석관으로 일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핸드볼 이외 종목의 경우 많은 경기를 직접 찾아가 보며 공부했다. 선수를 한 경험 덕분에 경기의 흐름 등을 파악하는 것은 쉬웠다. 그러던 중 SK호크스가 창단했고, 그 과정에서 최초로 전력분석관을 뽑아 입사하게 됐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2020-2021 SK핸드볼코리아리그가 끝난 지금도 그는 여전히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다.

 

김 분석관은 “전력분석관의 일은 시즌 시작과 끝이 다르다”며 “시즌을 시작할 때는 녹화한 영상을 통해 상대팀의 공격 패턴, 주요 선수 등을 분석해 선수들에게 영상을 보여준다. 또한 우리 선수들이 아쉬웠던 부분 등 수정사항도 알려준다”면서, “실책을 하는 모습만 보여주면 선수들이 기가 죽을 수도 있어 잘 했을 때 모습도 같이 보여준다”며 웃었다.

 

이어 “시즌이 끝났을 때는 시즌 중 팀의 실책이 왜 나왔는지, 우승한 팀은 어떻게 우승을 할 수 있었는지 등을 분석해 감독님에게 자료를 전달한다”고 설명했다.

 

그가 선수들에게 피드백을 주는 것처럼 선수들 역시 그에게 피드백을 준다. 김남훈 씨는 “선수들이 ‘형 말처럼 플레이했는데 잘 됐다’고 말할 때 가장 보람을 느끼는 순간”이라 고백했다.

 

리그 내 유일한 전력분석관으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가끔 다른 팀 선수들이 분석용 비디오를 찍기 위해 내 옆에 올 때가 있는데 그런 부분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전력분석관 도입을 의무화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또한 “대한체육회에서 관련 교육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빨리 전력분석관을 하는 사람들이 많이 생겨 핸드볼 발전을 위해 같이 공부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김 전력분석관은 “전력분석관은 자신의 생각만으로 판단하면 안 된다. 감독·코치와 많은 소통을 통해 검증된 정보를 공유해야 한다”면서, “이 직업을 위해선 통계나 컴퓨터 등 여러 방면의 지식이 필요하다. 냉철한 상황 판단 역시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김남훈씨는 “국민대학교에 관련 학과가 있다고 들었다. 하지만 워낙 시장이 작다 보니 중간에 포기하는 사람이 많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선수들의 잘못된 부분을 수정하고 감독에겐 전술의 구체성을 제시하는 전력분석관. 그는 매의 눈으로 사실을 이야기해야 하고, 선수와 감독 사이 믿음과 신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경기신문 = 김도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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