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가정의 달과 박물관·미술관 주간을 맞아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전시를 소개한다.
일상 속 사물이 새롭게 살아가는 방식에 주목한 ‘□이 살아가는 새로운 방식’부터 아무 탈 없이 편안하길 바라며 삶에 대한 질문을 건네는 ‘거대한 안,녕’까지 다채로운 전시가 관람객들에게 생각할 거리를 준다.
◇사물과 인간의 관계 고찰하는 ‘□이 살아가는 새로운 방식’
지난 2월 미술관이 첫 번째 기획전으로 선보인 ‘□이 살아가는 새로운 방식’은 6월 20일까지 만나볼 수 있다.
현대 사회의 사물(물질)과 인간과의 관계를 중심으로 고찰하는 동시대 현대미술 주제전으로, 김나영&그레고리마스, 주재환, 최병소 등 11명의 작가(팀)가 참여했다.
이번 전시는 지금 이 시대의 삶에 어울리는 모습으로 창조되고, 크고 작은 변화 속에서 변모하여 사물이 새롭게 살아가는 방식에 주목한다.
전시실 벽에 걸린 작품은 우리가 흔히 아는 라면 봉지다. 라면을 먹다가 우연히 원재료명이 눈에 띄었다는 주재환 작가의 작품 소개가 웃음나면서도 호기심을 이끌었다.
양송이부터 청포묵, 오이, 통삼겹, 대파까지 이야기를 들으면 시장에 왔는가 싶겠지만 차슬아 작가가 점토, 스티로폼, 실리콘으로 만들어낸 작품이다. 스펀지로 표현한 에멘탈 치즈, 스티로폼으로 만든 생크림 케이크도 눈에 띄었다.
장롱, 냉장고, 스탠딩 에어컨 등 일상생활 속 온통 네모난 제품들이 전시장에 눕혀져 있거나 세워져 있는 모습은 친숙함을 자아내기도 했다.
인간의 삶과 연결된 다양한 흔적을 담고 있는 이 시대의 사물이 익숙하거나 낯설게 변모하는 사물의 새로운 체계를 경험하고 이번 전시 제목의 ‘□(빈칸)’ 안에 넣을 수 있는 사물의 다양한 모습을 찾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아무 탈 없길 바라는 마음 담긴 ‘거대한 안,녕’
미술관 3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는 ‘거대한 안,녕’은 일상생활과 보편적인 삶을 되돌아보고 삶의 본질에 질문을 던지는 문화예술프로젝트이다.
홍인숙 작가가 참여한 미디어아트 전시는 오는 7월 11일까지 진행되며, 미술과 문학의 경계를 넘나드는 글자, 그림을 통해 ‘우리가 잘 살고 있는가?’, ‘잘 산다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관람객과 상호 작용하는 인터렉티브 미디어 아트인 만큼 작품 감상 전 알아둬야 할 게 있다. 전시실 출입구에는 ‘지정된 위치에서 두 손을 흔들어 주세요’라는 안내가 적혀있다.
또 ‘어흥’ 소리가 들리면 작품 속 호랑이를 터치해 달라는 문구가 흥미롭다. 커다란 스크린 앞에 서서 두 손을 흔들어 안녕하고 인사하면, 흩날리는 꽃문양이 어느새 ‘안녕’이라는 글자를 만들어낸다.
두 번째 섹션 ‘싸랑’은 꽃, 나무, 새가 자음과 모음을 구성하고 움직이면서 ‘싸랑’ 글자를 완성한다. 전시실 한편에 마련된 체험코너에서는 어린이 관람객이 스티커로 글자 그림을 완성하는 데 몰두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김진엽 수원시립미술관장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코로나19로 지쳐있는 시기에 따뜻한 위로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 경기신문 = 신연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