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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휘의 시시비비] 외통수에 걸린 ‘꼰대 정치’

  • 안휘
  • 등록 2021.06.02 06:00:00
  • 13면

 

좀처럼 보기 힘든 정치권의 신진돌풍 ‘이준석 태풍’에 ‘꼰대 정치’가 외통수에 걸려 전전긍긍하고 있군요. 국민의힘 당 대표 경선에서 본선에 오른 5명의 후보 중에서 내로라하는 다선(多選) 경력 정치인들이 36세의 청년 이준석 하나를 어찌하지 못해 쩔쩔매는 중이네요. 이준석은 지난달 28일 열린 예비경선에서 예상을 깨고 1위 테이프를 끊었어요. 일반 국민 여론조사에서 51%, 당원 여론조사에서 31%의 지지를 얻은 겁니다.

 

이준석 돌개바람은 예비경선을 통과하면서 오히려 더 거세어지고 있네요. 여론조사업체 PNR리서치가 머니투데이와 미래한국연구소 의뢰로 실시해 발표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무려 40.7%가 이준석을 차기 국민의힘 당 대표에 적합한 인물로 꼽았군요. 2위인 나경원 전 의원(19.5%)과의 격차는 무려 21.2%포인트에 달하네요. 예비경선 전인 지난달 22일 조사에선 이 전 최고위원 지지율이 26.8%, 나 전 의원은 19.9%였거든요.

 

흔히들 여론조사는 ‘트랜드(추이)’를 봐야 한다고 하잖아요. 참으로 무서운 기세입니다. 폭발한 민심이 당심을 강력하게 견인하는 양상이네요. 이준석 쓰나미는 여야를 막론하고 관록의 기성정치인들을 벌벌 떨게 하고 있습니다. 민주당에서도 ‘부럽다’거나, ‘무섭다’는 말이 나오는군요. 민심 풍향계는 바야흐로 ‘세대교체’ 광풍을 가리키는 중입니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걸까요? 간단하게 말하면, 위선적이고 무능한 기성정치를 향한 국민 염증 대폭발로 읽는 것이 가장 정직할 겁니다. 민심 폭발 현상에 너무 놀란 탓일까요. 기득권 정치인들의 대응은 완전히 번지수가 틀렸습니다.

 

이준석과 경쟁 중인 나경원, 주호영 의원은 ‘계파’ 운운하며 구태 정치 문법으로 협공하다가 된서리를 맞고 있고, 민주당 정세균 전 총리는 뜬금없이 “장유유서(長幼有序) 정서”를 말했다가 혼쭐이 났군요. 이준석은 “제가 말하는 공정한 경쟁은 시험 과목에서 ‘장유유서’를 빼자는 것”이라고 쿨하게 되쏘았네요. 호불호를 떠나서 국민의힘은 지금 호랑이 등에 올라탄 꼴입니다. 만약 이준석이 낙마한다면 이는 곧바로 ‘제1야당의 폭망’으로 이어질 개연성이 높아졌다는 얘기지요.

 

‘꼰대(Kkondae)’라는 용어를 “자신이 항상 옳다고 생각하는 연장자”라고 소개한 영국 BBC의 기사가 이채롭군요. ‘구태의연한 자기중심적 사고’를 타인에게 강요하는 일을 우리는 ‘꼰대질’이라고 합니다. 그나 마나, 이건 하나 꼭 짚읍시다. 놀란 꼰대들이 자꾸만 ‘경륜! 경륜!’하는데 우습지도 않네요. 소속 정당 말아먹고 나라마저 엉망진창 만들어 놓은, 도무지 반성조차 할 줄 모르는 알량한 경륜이 뭐 그렇게 자랑스러우신가요? 듣자 하니 막 토악질 나오려고 합니다. 쓰레기통만 엎어놓고 싸움질만 하는 우리 정치가 이번에는 정말로 미래로 한 발짝이라도 나아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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